OLYMPUS OM-D E-M1+ M.Zuiko ED 300mm F4.0 IS PRO

지난 연말 올림푸스는 프로 및 하이 아마추어들의 눈높이에 맞춰 OM-D E-M1의 4.0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꼭 필요했던 기능이 대거 추가돼 마치 트랜스포머처럼 강력변신이라도 한 듯 기존 카메라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여기에 또 하나, 1월에 발표한 초망원렌즈 M.Zuiko ED 300mm F4.0 IS PRO까지 곁들이니 당분간 이보다 더 강력한 조합은 찾아보기 힘들 듯하다. 이번 업그레이드에 추가된 기능을 살펴보고 더불어 300mm 초망원렌즈의 장단점도 미리 만나보자.    글·사진┃정윤희 작가

새롭게 만나는 색다른 심도 표현의 세계

날마다 새롭다는 뜻의 고사성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 은나라를 세운 탕왕이 세숫대야에 새겨놓고 매일매일 되새겼다는 이 말은 정체돼있지 않고 하루하루 새롭게 노력하자는 의미로 나날이 발전해 나감을 뜻한다. 카메라의 펌웨어 업그레이드야말로 어쩌면 디지털의 일신우일신이 아닐까 싶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변화해 최신 제품이라는 말이 무색한 요즘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펌웨어로 기존 제품을 새제품처럼 업그레이드해 즐길 수 있으니, 매일매일 새로움을 맛볼 수 있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올림푸스 OM-D E-M1의 펌웨어 버전 4.0은 기존 사용자들에게 더없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출시된 제품 E-M5 Mark II와 E-M10 Mark II에서 빛을 발한 기능이 상당수 추가됨으로써 E-M1은 여전히 OM-D 라인의 최고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자, 그렇다면 펌웨어 버전 4.0에서 눈여겨볼만한 기능들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제일 먼저 손꼽히는 것은 ‘심도 합성 모드’다.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밝은 렌즈를 쓰다 보면 피사체에 초점이 또렷하게 맞고 배경부분은 보케가 되는데 피사체를 강조하는 촬영에서는 더없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피사체를 가까이 두고 찍거나 클로즈업해 촬영할 경우 심도가 얕아지므로 초점이 극히 일부분에만 적용돼 정작 결과물을 봤을 때 실망스러울 수 있다. 특히 꽃이나 곤충, 소품 등의 작은 피사체는 조리개를 조절한다고 해도 전체가 초점이 맞을 수 없다. 이럴 때 OM-D E-M1의 심도 합성 모드에 SOS를 쳐보자. 심도 합성은 초점이 맞은 부분이 서로 다른 총 8장의 사진을 촬영해 한 장의 결과물로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얕은 심도의 사진을 촬영할 때 피사체의 어느 한 부분에만 초점이 맞아 아쉬웠다면 원하는 피사체에 골고루 초점이 맞아떨어지는 기특한 심도 합성 모드의 열혈팬이 될 것이다. 또한 움직이는 피사체가 있는 풍경사진에 응용하면 재미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F6.3 | 1/80s | ISO 640 | 27mm 심도 합성 모드를 응용해 움직임을 담은 풍경사진
F6.3 | 1/80s | ISO 640 | 27mm 심도 합성 모드를 응용해 움직임을 담은 풍경사진
포커스 브라케팅의 메뉴 화면
포커스 브라케팅의 메뉴 화면

심도 합성 결과물은 원본 사진보다 상하좌우가 약 7% 작게 촬영되며 이 기능이 지원되는 렌즈는 M.ZUIKO DIGITAL ED 60mm F2.8 Macro, 12-40mm F2.8 PRO, 40-150mm F2.8 PRO라는 점을 기억해두자.

F4 | 1/320s | ISO 1000 | 300mm 초망원렌즈 300mm로 담은 제주의 풍경
F4 | 1/320s | ISO 1000 | 300mm 초망원렌즈 300mm로 담은 제주의 풍경

그 다음 ‘포커스 브라케팅’이다. 심도 합성 모드와 유사하지만 모양새가 복잡해 디테일한 결과물을 원할 때 사용하면 좋은 기능이다. 포커스 브라케팅은 매크로 촬영 시 초점이 서로 다른 사진을 한꺼번에 촬영해 주지만 심도 합성 모드와는 달리 최대 999장까지 촬영 매수를 설정할 수 있다. 또 촬영 후 자동으로 사진이 합성되는 것이 아니므로 별도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촬영한 사진을 불러들여 합성해야 한다. 단, 한번에 수백 장에 이르는 많은 양의 사진을 촬영해야 하기 때문에 피사체의 움직임이 거의 없어야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수동 촬영 시 초점 맞은 부분을 표시를 해주는 포커스 피킹 기능이 대폭 보강됐다. 흰색과 검은색으로만 표시됐던 기존 피킹 영역에 빨간색과 노란색이 추가돼 한눈에 파악하기 훨씬 쉬우며 피킹 레벨도 조정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됐다. 이 밖에도 OVF 시뮬레이션 모드가 추가되고 4K 타임랩스 동영상, OI.Share에서 라이브 컴포지트 촬영이 가능하다. 또한 동영상 촬영에서도 5축 손떨림 보정에 전자식 보정을 추가하는 등 변화한 펌웨어의 기능을 모두 종합하면 기존보다 더 선명하고 또렷한 결과물을 얻는데 주력한 것이 이번 펌웨어 4.0의 핵심임을 알 수 있다.

흔들림에게 빈틈을 내어주지 않는 초망원렌즈

E-M1의 펌웨어 업그레이드 소식 이후 병신년 새해부터 올림푸스 유저들을 설레게 하는 또 다른 뉴스가 있다. 바로 초망원렌즈 출시 소식이다. M.Zuiko ED 300mm F4.0 IS PRO(35mm 환산 시 약 600mm)는 무게와 크기 면에서 상상초월의 스펙을 가지고 있는 것을 물론 올림푸스 역사상 가장 높은 해상력을 자랑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올림푸스에서 손꼽히는 최고의 기술력 5축 손떨림 보정을 한 단계 더 승화시켜 바디내장 5축 손떨림 보정과 렌즈 내장형 5축 손떨림 보정을 결합한 5축 싱크 IS을 탄생시켰다.

무엇보다 대부분 4kg에 육박하는 타사 렌즈에 대비해봤을 때 약 1.3kg이라는 가벼운 무게에 한번 놀랐고, 타사 렌즈 길이 또한 40cm가 훨씬 넘는 데에 반해 절반에 가까운 23cm라는 획기적인 숫자에 두 번 놀랐다. 상상을 초월하는 무게와 부피 덕분에 가지고 다니기도 부담 없고 삼각대 없이 핸드헬드로도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미뤄볼 때 야생사진과 스포츠 사진 영역의 판도를 뒤엎을 듯하다.

F3.5 | 1/100s | ISO 800 | 7mm 켄싱턴 제주의 메인홀 전경
F3.5 | 1/100s | ISO 800 | 7mm 켄싱턴 제주의 메인홀 전경
F4 | 1/80s | ISO 640 | 300mm 위 사진의 표시 영역을 M.Zuiko ED 300mm F4.0 IS PRO로 핸드헬드 촬영
F4 | 1/80s | ISO 640 | 300mm 위 사진의 표시 영역을 M.Zuiko ED 300mm F4.0 IS PRO로 핸드헬드 촬영

여기에 한 가지 더 강조하고픈 것은 최단 거리가 무려 1.4m다. 매크로가 가능한 초망원렌즈라는 말이다. 멀리 있는 피사체를 잡기 위해 카메라가 세팅됐다고 해도 단거리 표적의 피사체로 순식간에 초점 이동이 가능하다. 렌즈의 포커스링을 이용해 AF와 MF의 조작이 편리하고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은 유지하되 포커스 리밋 스위치와 IS 스위치, L-Fn 버튼 등 가장 필요한 기능만 부여함으로써 사용자를 최대한 배려했다.

초망원렌즈라는 타이틀만으로 다가오는 모든 고정관념을 깨고 기동력에 흔들림까지 빈틈없이 잡아내는 M.Zuiko ED 300mm F4.0 IS PRO 렌즈는 7-14mm F2.8, 12-40mm F2.8, 40-150mm F2.8 과 더불어 틀림없이 M.ZUIKO 프로 라인에 정점을 찍을 것이다.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더욱 강력해진 E-M1과 새로 발표된 300mm 초망원렌즈. 올림푸스는 이렇게 일신우일신을 선물했으니 남은 것은 포토그래퍼의 몫이다. 일상을 담고 기록하기 위해 셔터를 누르는 순간 당신만의 일신우일신이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매일 새롭게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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