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 피크 어패럴 디자이너 야마이 리사

캠핑 트렌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최소한의 장비로 자연에서 살아남는 서바이벌 개념의 캠핑이 아닌자연을 느끼고 편안하게 휴식을 즐기는 캠핑이 주를 이룬다캠핑을 하나의 특별한 행위가 아닌 일상의 연장으로 생각하는 캠퍼가 늘고 있는 것아웃도어 룩 역시 일상과의 경계가 허물어졌다이미 많은 브랜드가 일상적인 디자인에 기능성을 더해 일상과 아웃도어 활동 모두에서 입기 좋은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월간 VDCM이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한 색다른 디자인으로 주목 받고 있는 스노우 피크 어패럴의 디자이너 야마이 리사를 만났다.

글·사진┃김진빈 기자

 

스노우 피크가 사용자 입장에서 만든 캠핑기어로 유명한 브랜드인데 비해 스노우 피크 어패럴 라인은 다소 생소한 편이다. 어떤 철학이나 목표를 갖고 어패럴 라인을 만들고 있는지 궁금하다.

우선 스노우 피크가 오랜 시간 캠핑기어를 생산해왔기 때문에 많은 이가 캠핑기어 브랜드로 기억하는 것은 당연하다. 스노우 피크는 캠핑은 특정 사람이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닌 어느 누구라도 자연과 함께한다면 그 자체가 캠핑이 될 수 있다는 철학으로 제품을 만들어왔다때문에 자연과 함께할 때 사용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최우선으로 고민해왔다스노우 피크 어패럴 역시 스노우 피크가 가진 기존 철학을 바탕으로 일상의 영역을 조금 더 끌어왔다캠핑을 자연과 어우러지는 일상의 연장선으로 생각하고아웃도어 룩과 일상복의 경계를 허무는 제품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아웃도어 룩이 아닌 일상을 보내는 것처럼 편안함을 느끼면서 아웃도어 활동을 위한 기능까지 갖춘 의류를 개발하는 것이 스노우 피크 어패럴의 궁극적인 목표다.

한국 아웃도어 의류 시장은 이미 과포화 상태라고 생각한다. 한국 시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스노우 피크 어패럴만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어려서부터 주말마다 캠핑을 갔기 때문에 캠핑이 일상의 한 부분처럼 여겨졌다.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런웨이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일했지만 내 안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문화가 아웃도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고결국 이직을 결심했다아웃도어 업계에 발을 들이고 보니 브랜드는 다르지만 같은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비슷한 디자인을 가진 옷이 많았다기능성을 제외하면 ‘입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의류가 거의 없었다아웃도어 의류는 비주얼적인 요소보다 아웃도어 활동에 최적화된 기능을 우선시 해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이런 부분이 아웃도어 룩과 일상복의 경계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캠핑이 어떤 특정한 행위가 아닌 똑같이 흐르는 일상 안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처럼 여겨지길 원했다때문에 자연 속에 있을 때 편안한 착용감으로 일상과 자연의 거리를 줄이는 옷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고이것이 곧 스노우 피크 어패럴의 강점이자 지향점이 됐다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는 디자인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일상에서 즐겨 입는 기본 디자인을 선택하되허리선이나 포켓을 가장 편안한 위치에 배치하고 최적화된 소재를 사용하는 등 기능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이러한 노력 덕분에 스노우 피크 어패럴은 어떤 환경에서도 편안하게 입기 좋은 옷으로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제품라인을 재정비하고 네 번의 시즌을 지나오면서 스노우 피크 어패럴은 다양한 소재와 독특한 디자인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16 F/W 시즌에는 어떤 디자인 콘셉으로 사용자를 만날 예정인가?

스노우 피크 어패럴은 디자인만 놓고 보면 아웃도어 의류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단순히 트래킹이나 아웃도어 활동만을 위해 디자인된 제품이 아니라 거리나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2016 F/W에는 이런 스노우 피크 어패럴의 강점을 살려 ‘Home=Tent’라는 기존 콘셉을 그대로 가져가되자연을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인다기본적으로 포켓의 위치나 허리선의 길이소매의 두께까지 모두 사용자의 편안함을 우선적으로 생각한 제품으로 전 라인을 구성했다. 2016 F/W는 아웃도어 활동에 최적화된 소재를 적용한 Transit, 캠핑에 보다 적합한 Camp,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디자인에 니가타현과 토치오 지역에만 존재하는 전통 염색기법을 적용한 Dwell, 여행에 최적화된 장비로 사진가에게도 사랑 받는 Travel  4가지 카테고리로 나뉜다특히 Dwell은 일본의 작업복 등 일상복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에 전통 있는 스노우 피크 어패럴만의 가공기법과 자수를 새겨 일상에서 입기 좋으면서 옷의 변형도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스노우 피크 어패럴의 철학이 실용적인 의류를 선호하는 사진가와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스노우 피크 어패럴 라인 중 사진가에게 추천할만한 제품이 있나?

스노우 피크 어패럴이 제안하는 캠핑은 자연환경 안에서 자연 그대로를 느끼며 편안하게 있는 행위 그 자체다. 편안함이 유지될 때 가장 캠핑다운 캠핑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캠핑에서 일상과 이질감이 들지 않도록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는 의류를 생산하는 게 우리의 과제이기도 하다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있는 그대로 자연을 담기 위해 셔터 찬스를 장시간 기다려야 할 때불편한 옷이라면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가 즐거움으로 남을 수 없다스노우 피크 어패럴은 활동하는데 있어 스트레스가 전혀 없고 보온성투습성이 강하기 때문에 일상에서 스냅을 찍을 때나 자연으로 돌아가 풍경을 담을 때도 사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편안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스노우 피크 어패럴은 한국시장에서 큰 인지도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의 대중화를 위해 스노우 피크 어패럴은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스노우 피크는 최소한의 장비로 자연 속에서 살아남는 서바이벌 개념의 기존 캠핑을 자연에 둘러싸인 아늑하고 편안한 이미지로 바꾸는데 힘써왔다. 그리고 캠퍼가 가장 필요로 하는 제품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왔다스노우 피크 어패럴 역시 그러한 모습이고 싶다한국 시장을 타깃으로 판매하기 위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입장에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의류를 만들고 싶다또한 디자인이나 기능적인 부분은 사용자가 최상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옷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때문에 스노우 피크 어패럴은 제작자도 입고 싶은 옷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자연 속에서의 시간도심의 일생생활을 보다 쾌적하게 하는 새로운 기능성 의류 생산에 끊임 없이 도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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