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YMPUS M.ZUIKO DIGITAL ED 12-40mm F2.8 PRO

ZUIKO 렌즈의 시작은 193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광(瑞光)’이라는 뜻의 ZUIKO 렌즈가 세상에 처음 나온 이후 80년 간 올림푸스는 광학 기술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 갔다. 최초의 하프 사이즈 카메라 PEN, 최초의 방수 카메라 AF-1을 발표했으며, 의료 광학 기기 분야에서는 가히 혁명적이라 평가될 만큼 커다란 업적을 이뤄냈다. ZUIKO 렌즈로부터 시작된 올림푸스의 광학 기술력은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전통을 뛰어넘어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초고정밀 렌즈 제조 기술력은 이제 손 안의 작은 디지털 카메라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전통과 첨단이 만나는 그 곳에 M.ZUIKO가 있다.

글·사진 조주현 기자

야간 촬영은 렌즈의 성능을 시험해볼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 렌즈로 직접 들어오는 광선에도 불구하고 코스트와 플레어가 발생하지 않았다. ZERO 코팅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
야간 촬영은 렌즈의 성능을 시험해볼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 렌즈로 직접 들어오는 광선에도 불구하고 코스트와 플레어가 발생하지 않았다. ZERO 코팅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이크로포서드 시스템을 이해하자

마이크로포서드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무게와 크기다. 아무리 작은 카메라라도 렌즈가 크고 무겁다면 별 의미가 없다. M.ZUIKO DIGITAL ED 12-40mm F2.8 PRO는 동급 DSLR 플래그십 렌즈와 비교할 때 크기와 무게는 절 반 정도 수준이다. 렌즈 구경도 62mm에 불과해 압도적인 콤팩트함을 자랑한다. 이는 마이크로 포서드 시스템만의 장점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게 있다. 마이크로 포서드는 그 자체로 풀 프레임 규격과 같은 독립적인 포멧이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35mm 포맷을 기준으로 카메라와 렌즈를 이해한다. 이는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 편의상 통용되는 기준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 포서드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틀을 벗어나서 볼 필요가 있다. 풀프레임 카메라와 마이크로 포서드 카메라의 심도를 단순 비교해 마이크로 포서드가 상대적으로 심도 표현에 있어 불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인데, 그 것은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다. 하지만 이는 얕은 심도 표현을 선망하는 사진 마니아들의 일부 견해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게다가 심도 표현은 다분히 주관적 영역에 속해 있다. 얕은 심도 표현과 그 반대로 깊은 심도 표현 중 어느 것이 더 나은가 하는 점은 정답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촬영 상황에 따라 깊은 심도 표현에 유리한 마이크로 포서드가 유리할 때도 있을 뿐이다. 이런 이유로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은 그 나름의 독자적인 포지션을 갖고 있다.

세부 묘사가 필요한 상황에도 훌륭한 성능을 발휘한다. 암부와 하이라이트에 이르기까지 세부 묘사를 놓치지 않는다.
세부 묘사가 필요한 상황에도 훌륭한 성능을 발휘한다. 암부와 하이라이트에 이르기까지 세부 묘사를 놓치지 않는다.

올림푸스 그리고 마이크로 포서드를 위한 렌즈

이 렌즈의 가장 큰 장점은 마운트의 공유에 있다. 마이크로 포서드를 운영 체제에 비유하면 안드로이드에 비견할 수 있다. 특정 브랜드가 독점하는 것이 아닌, 여러 참여 업체들이 하나의 마운트를 공유하는 것. 이는 렌즈 군을 여러 브랜드에서 함께 쌓아 올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 올림푸스의 카메라에 파나소닉 브랜드의 라이카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식이다. 실제로 마이크로 포서드 카메라는 사용할 수 있는 렌즈군의 선택이 매우 자유롭다. 그런 의미에서 M.ZUIKO DIGITAL ED 12-40mm F2.8 PRO는 올림푸스의플래그십 렌즈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마이크로 포서드 진영의 플래그십 렌즈이기도 하다. 물론 마이크로 포서드는 완전한 오픈형 플랫폼은 아니다, 하지만 샤오미가 새로운 카메라를 마이크로 포서드로 발매한 것처럼 추후 어떤 브랜드가 이 진영에 합류할지 모르는 만큼 확장 가능성이 큰 플랫폼인 것만은 분명하다.

디테일이 많은 피사체를 화면에 가득 채워 촬영해보자. M.ZUIKO DIGITAL ED 12-40mm F2.8 PRO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디테일이 많은 피사체를 화면에 가득 채워 촬영해보자. M.ZUIKO DIGITAL ED 12-40mm F2.8 PRO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광각 영역에서의 왜곡 억제도 훌륭하다.
광각 영역에서의 왜곡 억제도 훌륭하다.

플래그십 렌즈의 요건

M.ZUIKO DIGITAL ED 12-40mm F2.8 PRO는 올림푸스 M.ZUIKO 라인업의 중심을 잡아주는 렌즈다. 앞서 말한 대로 마이크로 포서드 시스템은 그 자체로 하나의 독립된 포맷이지만, 편의상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하자면 이 렌즈는 35mm 풀프레임 기준 24mm-80mm 초점 거리의 렌즈와 동일한 화각을 가졌다. 어떤 렌즈 제조사든지 이 화각대의 렌즈에는 최고의 기술력을 접목시킨다. 유저들이 가장 먼저, 또는 많이 사용하게 될 확률이 높은 렌즈이기 때문이다. M.ZUIKO DIGITAL ED 12-40mm F2.8 PRO는 매우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렌즈다. 작은 렌즈의 크기를 감안할 때 전 영역 F2.8의 밝은 조리개 수치를 확보한 것은 매우 놀라운 부분이다. 렌즈 구성은 9군 14매, ED 렌즈 2매, EDA 렌즈 1매, HR 렌즈 2매 등 수차 억제를 위한 특수 렌즈를 충분히 사용해 광학 성능을 최대로 높였다. 모든 초점 거리에서 촬상 면과 20cm 떨어진 피사체를 촬영 할 수 있는 매크로 기능을 탑재한 점이 역시 눈에 띈다. 별도의 매크로 모드로 전환 없이, 한발 더 피사체에 다가가기만 하면 된다. 망원 영역에서 대물 렌즈와 7cm 떨어진 피사체에 초점을 맞출 수 있으며, 광각 영역에서도 9cm까지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넓은 화각으로 표현되는 매크로 촬영 역시 가능하다. 올림푸스는 최첨단 현미경 다층막성막 기술을 활용한 박막 제어 기술을 디지털 카메라용 렌즈에도 적용시켰다. ZERO(Zuiko Extra-low Reflection Optical) 코팅 역시 올림푸스 렌즈만의 독자적인 기술이다. 이 코팅은 높은 투명감과 깨끗한 묘사뿐만 아니라 악조건인 속에서도 고스트나플레어 발생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방진, 방적, 방한 성능은 올림푸스 렌즈의 자랑이다. 먼지와 물방울이 유입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밀폐 실링과 공기와 물방울의 흐름을 달리하는 설계에 이르기까지 극한의 촬영에도 대응하는 내구성을 실현했다. 플래그십 렌즈에 요구되는 모든 조건을 충족시킨 렌즈다.

광량을 충분히 확보하면서도 심도를 깊게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은 마이크로 포서드센서드만의 매력이 될 수도 있다.
광량을 충분히 확보하면서도 심도를 깊게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은 마이크로 포서드센서드만의 매력이 될 수도 있다.

Bonus 올림푸스 렌즈만의 편의성

포커스 클러치 매커니즘은올림푸스 렌즈만의 매력이다. 포커스 링을 앞으로 당기면 즉시 수동 초점으로 전환되는 이 기능은 세밀한 초점 조작에 있어 무척 효과적이다. 광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야간 촬영에 있어서도 직관적으로 렌즈 조작을 가능하게 한다. 처음 올림푸스 렌즈를 사용하는 유저들이 이 기능을 찾느라 렌즈를 이리 저리 살펴보게 되는 데, 포커스 링을 뒤로 당기면 딸깍하고 거리 표시가 나타난다. 그럼 MF로 전환된 것이니 참고하자.

마이크로포서드 렌즈는 샤프하지 않다는 생각은 오해일 뿐.
마이크로포서드 렌즈는 샤프하지 않다는 생각은 오해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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