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논 FUJINON XF50mmF2 R WR

하이엔드미러리스 카메라에 주력해 온 후지필름은 카메라 바디 기술력뿐만 아니라 높은 명성의 후지논 렌즈를 디지털 기술로 재해석한 소형 고성능 렌즈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최근 새롭게 출시한 XF50mmF2 R WR은 후지필름 렌즈 로드맵 상에서 준 망원 계열에 속하는 렌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g에 불과한 가벼운 무게와 빠른 AF, 고화질 실현이라는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우수한 퍼포먼스까지 갖추었다.

후지논 XF 렌즈 라인업 중 50mm 급 렌즈는 XF50mmF2 R WR이 처음은 아니다. 대표적인 인물 촬영 용 렌즈인 XF56mm F1.2 R APD, XF56mm F1.2 R이 있다. 인물 촬영에 적합한 이 렌즈는 밝은 조리개 값과 뛰어난 화질을 보여주지만 400g이 살짝 넘는 무게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새롭게 선보인 XF50mmF2 R WR 렌즈는 휴대성과 고화질을 양립시켜 매일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는 스냅 사진가들이 무척 반길만하다. 최근 내놓고 있는 후지필름 렌즈는 고화질은 유지한 체 보다 소형화된 렌즈 설계를 추구하고 있다. 이 렌즈가 가장 대표적이다. XF50mmF2 R WR 렌즈를 만나보자.

글•사진 | 홍기웅 기자

전혀 새로운 50mm 렌즈의 등장

올해 초 일본 도쿄에서 열린 후지키나 2017을 통해 처음 공개된 XF50mmF2 R WR 렌즈는 후지필름 최초의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 GFX 50S의 등장에 가려져 크게 이슈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신형 렌즈는 전혀 새로운 50mm 렌즈의 등장이라 볼 수 있다.

XF50mmF2 R WR 렌즈의 첫 인상은 단단한 조약돌 같다. 실제로 보면 더 작아 보이는 데, 그 크기만큼이나 무게 역시 200g에 불과하다. 이번 리뷰에 함께 사용한 X-T20 바디와 마운트 해도 600g 수준으로 무척 가볍다. 가벼운 렌즈는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용하는 한 가지 이유이기도 하다.

렌즈의 외관을 살펴보면 XF35mmF2 R WR 렌즈와 닮은 구석이 많다. 조리개 링 부분이 렌즈 경통에서 튀어 나와 있는 구조를 채택했다. 조리개 링과 포커스 링은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정밀하게 움직인다. 수동 초점 모드로 촬영할 때의 느낌이 좋다.

총 10곳의 렌즈 부위에 실링 처리를 해 습기는 물론 먼지에 강한 방진, 방습 구조로 설계됐다. 또한 영하 10°C에서도 작동되는 점 등 X-T 시리즈 바디와 조합해 다양한 환경에서 촬영이 가능하다.

스냅 촬영에 강하다

XF50㎜F2 R WR은 35㎜ 환산 기준 76㎜의 화각과 F2.0의 밝은 조리개가 탑재된 준 망원 렌즈다. 화질이 뛰어나고 보케가 풍부해 인물 및 일상 촬영에 적합하다. 렌즈는 7군 9매 구조로 비구면 ED 렌즈 1매를 포함시켜 작은 렌즈임에도 불구하고 각 수차에 대응하도록 설계해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X-T20, XF50mmF2 R WR, F3.2, 1/60, ISO500, 하이 앵글을 통해 식물과 화분을 촬영했다.
X-T20, XF50mmF2 R WR, F3.2, 1/60, ISO500, 하이 앵글을 통해 식물과 화분을 촬영했다.

특히 이 렌즈는 가벼운 무게 덕분에 어디든 가지고 다닐 수 있어 실내, 실외 가릴 것 없이 촬영하기 편리하다. 조리개 값이 F2로 살짝 아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후지필름의 고감도 ISO를 활용해 실내에서도 아무런 제약 없이 밝고 화사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예시 사진과 같이 슬리퍼를 모아놓은 보관대, 화분 등 하이 앵글을 이용하거나 피사체를 크롭해 구도를 잡고 밝은 조리개와 ISO를 이용해 실내 소품을 촬영했다.

X-T20, XF50mmF2 R WR, F2, 1/100, ISO800, ISO를 800으로 올리고 밝은 조리개를 이용해 실내 소품을 촬영했다.
X-T20, XF50mmF2 R WR, F2, 1/100, ISO800, ISO를 800으로 올리고 밝은 조리개를 이용해 실내 소품을 촬영했다.

준 망원 렌즈답게 조리개를 개방하고 피사체와 적정 거리를 유지해 촬영하면 배경 흐림 효과를 표현할 수 있다. 초점이 맞은 피사체 부분이 너무 튀어 보이지 않고 배경이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흐려진다. 예시 사진과 같이 거위 조형물의 얼굴에 초점을 맞춰 촬영하니 초점이 맞은 부분은 선명하고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배경 흐림 효과가 표현됐다. 지하철역에서의 촬영에서도 초점을 맞은 부분을 제외한 배경의 뒷부분이 흐려져 사진의 깊이감을 더해준다.

X-T20, XF50mmF2 R WR, F2, 1/500, ISO400, 초점이 맞은 거위 조형물은 선명하게, 나머지 부분은 부드러운 배경 흐림을 보여준다.
X-T20, XF50mmF2 R WR, F2, 1/500, ISO400, 초점이 맞은 거위 조형물은 선명하게, 나머지 부분은 부드러운 배경 흐림을 보여준다.
X-T20, XF50mmF2 R WR, F2, 1/60, ISO400, 자연스러운 배경 흐림 효과로 인해 사진의 깊이감을 더해준다.
X-T20, XF50mmF2 R WR, F2, 1/60, ISO400, 자연스러운 배경 흐림 효과로 인해 사진의 깊이감을 더해준다.

 또 하나 빠른 AF는 이 렌즈의 최대 장점이다. 스테핑 모터를 사용해 조용하면서도 빠르게 초점을 잡아낸다. 예시 사진을 보자. 맞은편에서 빠르게 지나가는 중년 커플과 그 뒤를 지나가는 젊은 커플의 모습을 재빠르게 포착할 수 있었다.

X-T20, XF50mmF2 R WR, F5.6, 1/500, ISO200, 빠른 셔터 속도로 맞은편 지나가는 두 커플을 빠르게 초점을 잡아낼 수 있었다.
X-T20, XF50mmF2 R WR, F5.6, 1/500, ISO200, 빠른 셔터 속도로 맞은편 지나가는 두 커플을 빠르게 초점을 잡아낼 수 있었다.

후지필름은 XF50mmF2 R WR과 GFX 시리즈를 시작으로 올해 미러리스 카메라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후지필름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부담 없이 후지논 렌즈를 경험해 보고 싶은 사용자에게 XF50mmF2 R WR 렌즈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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