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EOS 200D

2013년, 캐논은 DSLR 중 가장 가볍다는 EOS 100D를 출시했다. 당시 사람들은 ‘DSLR이 가벼우면 얼마나 가볍겠어’라고 무시했지만 직접 만져보고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았다. EOS 100D는 DSLR이 무겁다는 편견을 깨준 카메라다. 그로부터 4년 후, 지난 6월말 DSLR 중 가장 가볍다는 EOS 100D의 후속으로 EOS 200D의 출시를 발표했다. DSLR 중 가장 가벼운 무게는 그대로 유지하며 성능은 최신 DSLR 답게 고성능을 탑재하고 있다. VDCM은 이 작고 가벼운 카메라 EOS 200D를 들고 짧은 일정으로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캐논 EOS 200D 센서가 어떻고, 이미지 프로세서가 어떻고는 다 제쳐두자. 센서와 이미지 프로세서에 대한 설명은 캐논 공식 사이트를 참고하자. 실질적으로 일본 여행에서 EOS 200D를 사용해보고 경험한 실사용 느낌을 VDCM에서 살펴본다.

글•사진  홍기웅 기자  

 

 

가볍고 가볍다

캐논 EOS 100D의 가장 큰 장점은 가벼우면서 당시 최신 성능을 탑재한 카메라라는 점이었다. EOS 200D 역시 마찬가지다. 기존 EOS 100D의 가장 큰 장점인 ‘가볍다’라는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기존 EOS 100D가 370g(배터리 제외)이었지만 이번 EOS 200D는 406g이다. EOS 100D보다 약 30g정도 늘었지만 체감되지 않을 정도의 무게다. 미러리스의 무게가 평균 350g정도로 미러리스 보다는 약간 무거운 편이다. 하지만 EOS 200D는 생수 한 병보다 가벼운 무게로 장시간 사진 촬영하거나 가볍게 여행 다니는 사진가에게 안성맞춤인 카메라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무거운 카메라 무게로 인해 미러리스 구매 생각을 하게 되고, 렌즈 유무에 따라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이번 EOS 200D와 기본 번들렌즈(EF-S 18-55mm f/4-5.6 IS STM)를 들고 짧게 다녀온 일본 여행에서는 일반 배낭에 카메라만 넣고 무작정 걸었지만 무게와 피로감 걱정 없이 장시간 동안 여행지를 다닐 수 있었다.

 

사진 속 인물은 핸드폰으로 스카이트리에서 주변 풍경을 촬영한다. 하지만 그 인물을 담은 카메라는 EOS 200D다. 인물이 EOS 200D로 촬영했다면 핸드폰보다 더 화려하고 아름다운 일몰 모습을 담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진 속 인물은 핸드폰으로 스카이트리에서 주변 풍경을 촬영한다. 하지만 그 인물을 담은 카메라는 EOS 200D다. 인물이 EOS 200D로 촬영했다면 핸드폰보다 더 화려하고 아름다운 일몰 모습을 담을 수 있었을 것이다.

 

오래 버틴다

EOS 200D의 배터리에 대한 정보는 찾기 힘들다. 캐논에서도 배터리에 관한 내용은 특별히 제품 특징 부분에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제품 사양을 보면 뷰파인더 촬영 시 약 650매, 라이브 뷰 촬영 시 260매 정도로 설명돼 있다. 여행에서는 배터리의 촬영 매수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오랜 시간 촬영할 수 있느냐 역시 중요하다. 제품 사양에 설명된 650매, 260매는 CIPA 기준으로 실험하면서 측정된 결과다. 실제 사용시 650매를 한 번에 연속적으로 촬영하는 경우는 없다. 여행자는 오랜 시간 동안 촬영할 수 있어야 여러 장소, 피사체를 담을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EOS 200D을 가지고 첫 날 오전 9시에 일본에 도착해 숙소에 짐을 놓고 밤 10시 다돼서 까지 야경 사진까지 촬영했음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1칸이 남아있을 정도로 오래 버텼다. 둘째 날, 오전 7시반부터 숙소에서 나와 촬영하면서 돌아다녔다. 밤 9시 가까이 돼서 배터리가 방전됐다. 결과적으로 EOS 200D의 배터리는 장시간 동안 촬영에서도 끄떡없이 촬영할 수 있었다. 다만 촬영자의 촬영 스타일에 따라 배터리의 지속 시간, 촬영 가능 매수가 달라지니 유념해야 한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여행하면서 촬영해도 배터리가 1개로 견뎌내 늦은 시간까지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여행하면서 촬영해도 배터리가 1개로 견뎌내 늦은 시간까지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

 

편하고 쉬워진 UI

최근 캐논에서는 사진을 처음 접한 입문자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사진 촬영에 대한 매너를 알려주는 “굿 셔터”, 캐논 렌즈를 부르는 별명을 정리한 “캐논 별명 사전”, 캐논 공식 사이트에서 렌즈를 눈에 보기 쉽게 정리한 “캐논 스마트 렌즈 파인더” 등 각종 이벤트를 열고있다. 캐논으로 사진 생활에 입문한 이들을 위한 배려다. 이는 카메라 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카메라를 처음 접한 사람들의 경우 각종 모드가 무엇인지, 어떤 모드로 어떤 것을 촬영해야 하는지, 각종 버튼과 다이얼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 등 공부할 것도 많고 어려워 AUTO 모드에 놓고 사용하는 입문자들도 많다. 캐논에서는 입문 사진가를 위해 각 기능을 그림과 쉬운 UI로 설명하고 있다. 800D부터 탑재된 이 기능은 200D에도 탑재됐다. 카메라를 처음으로 구매한 입문자들에게 상황에 맞게 촬영할 수 있게 도와준다. 촬영 모드를 모두 인지하고 있다면 UI를 기존 캐논 카메라의 UI로 변경시킬 수 있다.  

 

입문자를 위해 그림과 설명으로 쉽게 모드에 대해 알려준다.
입문자를 위해 그림과 설명으로 쉽게 모드에 대해 알려준다.

 

 

터치 터치

여행에서 순간적인 상황이나 동적인 피사체를 촬영하고자 할 때 뷰파인더를 본 후 초점을 맞춰 촬영하고자 하면 순간적인 상황, 동적인 피사체 모두를 놓치기 쉽다. 일본은 지하철과 철도로 유명한 나라로 지하철이 도심 곳곳에서 운행하고 심지어 골목에서도 운행하고 있다. 또한 자전거 타는 사람 역시 많은 편이다. 이렇게 동적인 피사체들을 촬영하고자 할 때 EOS 200D의 터치 스크린을 이용해보자.

 

지하철과 자전거가 동시에 움직이는 장면을 터치 스크린을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초점을 잡아 촬영했다.
지하철과 자전거가 동시에 움직이는 장면을 터치 스크린을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초점을 잡아 촬영했다.

 

EOS 200D는 Dual Pixel CMOS AF가 탑재돼 LCD창을 보고 촬영할 때 초고속 AF를 보여준다. LCD창에서 움직이는 피사체를 손으로 터치만 하면 터치와 동시에 반응해 초점을 잡는다. 터치로 초점을 잡는 것뿐만 아니라 터치 셔터 기능을 켜면 터치로 촬영도 가능하다. 터치 초점/셔터는 이번 일본 여행에서 EOS 200D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기능이다. 예시 사진으로 촬영한 일본 사진 중 자전거를 타는 사람, 지하철 사진에서 터치를 이용해 초점을 잡고 촬영을 진행했고, 심지어 일몰 사진이나 야경 사진에서 밝거나 어두운 부분이 초점이 맞지 않으면 손쉽게 터치로 초점을 잡아 촬영했다.

 

어린아이가 반대편에서 지하철이 오는 모습을 빠르게 초점을 잡아 담았다.
어린아이가 반대편에서 지하철이 오는 모습을 빠르게 초점을 잡아 담았다.

 

주경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야경 사진

여행을 가면 국내, 해외의 주경도 아름답지만 야경이 색다른 묘미가 있다. 야경 사진만 촬영하러 다니는 여행자들도 있을 정도다. 그 동안 세 번의 일본 여행을 다녀왔지만 이번 일본 여행에서는 그동안 촬영해 보지 않은 야경 사진을 EOS 200D로 촬영했다. 총 3가지 방법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첫 번째, 기본적인 삼각대를 이용해 장노출을 이용한 야경사진으로 스카이트리와 스미다 강을 촬영했다. 다리 위를 지나가는 차의 불빛과 강을 지나가는 유람선의 불빛이 그대로 궤적으로 남아 세련됨을 더했다.

 

조리개를 조이고 장노출 촬영을 진행했다. 빛의 궤적을 볼 수 있다.
조리개를 조이고 장노출 촬영을 진행했다. 빛의 궤적을 볼 수 있다.

두 번째,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스카이트리와 스미다 강을 배경으로 촬영을 했다. 다만 이번에는 조리개를 개방하고 EOS 200D의 ISO를 높여 촬영했다. ISO를 10000까지 올리고 똑같은 풍경을 담았다. 결과물에 입자들이 나타나지만 눈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다. 전체적으로 뚜렷한 디테일이 살아있고 장노출 촬영 시 지나갔던 유람선은 궤적대신 강 중간에 멈춰있듯이 촬영돼 장노출로 촬영한 첫 번째 방법과는 또 다른 느낌을 제공한다.

 

ISO 10000을 설정해 고감도를 이용한 야경 촬영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뭉개짐이 거의 없이 선명한 디테일이 살아있음을 볼 수 있다.
ISO 10000을 설정해 고감도를 이용한 야경 촬영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뭉개짐이 거의 없이 선명한 디테일이 살아있음을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EOS 200D의 특별한 장면 모드인 ‘삼각대 없이 야경 촬영 모드’를 이용한 야경 사진이다. 이 모드는 사진 4장을 연속으로 촬영해 합성하는 모드로 조리개, 셔터속도, ISO가 자동으로 촬영된다. 길거리의 야경 사진의 경우 삼각대 없이 야경 촬영 모드를 이용해 촬영했다. ISO가 3200으로 됐음에도 불구하고 EOS 200D는 결과물에 전혀 지장이 없었고, 거리를 움직이는 사람들도 4장의 사진의 합성으로 인해 멈춰있는 듯하게 촬영했다. 야경 촬영을 하면서 EOS 200D에 대해 느낀점은 2420만의 고화소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감도에도 이미지 뭉개짐을 거의 볼 수 없고 디테일이 살아 있다는 점이다. EOS 200D의 고감도가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본의 거리 풍경을 삼각대 없이 야경 촬영 모드를 이용해 촬영했다. 삼각대가 없을 때 유용해 간이적인 야경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일본의 거리 풍경을 삼각대 없이 야경 촬영 모드를 이용해 촬영했다. 삼각대가 없을 때 유용해 간이적인 야경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EOS 200D의 총평

EOS 200D는 EOS 100D의 후속작인만큼 DSLR을 처음 접한 입문자가 주로 사용할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입문자가 아니더라도 작고 가벼운 DSLR을 원하는 사진 애호가들에게 지난 EOS 100D가 인기를 받아 영광의 시대를 맞이한 것처럼 EOS 200D 역시 인기가 많은 기종이 될 것이다. 가격 역시 지난 EOS 100D가 추구해온 저렴한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DSLR 중 가장 가볍고, 가장 빠르게 초점을 잡는 카메라를 찾는 사진가에게 EOS 200D는 가장 만족할 수 있는 카메라로 자리 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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