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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보다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S.I Creation 대표, 사진작가 배지환

사진가에게 있어 카메라는 어떤 의미일까. 피사체와 촬영자를 이어주는 것 이상의 기기임에 틀림없다. 캐논 피플은 캐논 카메라를 사랑하고 캐논 카메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다. 이번 달에는 광고 사진과 개인작업을 병행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배지환 작가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글 | 김묘진 기자 / 사진 | 유진천 기자

 

 

대학에서 전공은 세무회계를 공부하셨는데, 지금은 사진일을 하고 계세요. 사진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아버지가 취미로 사진을 하셨어요. 어릴 때부터 저희 삼형제를 많이 찍어주셨죠. 사진을 찍으시는 모습을 많이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카메라에 관심을 갖게 됐던 것 같아요. 현재 삼형제 모두 사진일을 하고 있어요.

 

사진가가 되신 후에 ‘지방시 사진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셨어요. 짧은 시간 안에 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공모전을 개최했던 시기가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전환되던 시기였어요. 당시 캐논 D60으로 사진을 촬영했는데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빨리 디지털 카메라를 다루기 시작했던 게 도움이 됐어요. 포토샵도 독학으로 공부했고요. 저보다 사진 실력이 뛰어나신 분들이 많았어요. 제 실력이 뛰어나서 대상을 받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공부하던 것에 운과 타이밍이 잘 맞아 떨어졌던 셈이죠.

 

작가님이 좋아하시는 사진은 어떤 사진인가요

일상 사진을 좋아해요. 태권도도 처음엔 흰 띠부터 시작해서 점점 올라가 검은 띠까지 가죠. 근데 이 검은 띠가 해지고 바래지면 흰 띠가 돼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는 거죠. 사진 업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대부분 사진 생활을 시작할 때 일상 사진부터 시작하잖아요. 처음에 찍었던 것들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기가 있는 것 같아요. 강아지, 음식, 사랑하는 사람, 아이 같은 대상이요. 일상 스냅사진을 좋아해요.

 

 

 

작가님에게 ‘카메라’는 어떤 의미인가요

‘어떤 카메라를 선택하느냐’가 중요해요. 특히 시작 단계에서 장비선택은 더더욱 그렇죠. 웨딩, 광고, 풍경, 인물 등 어떤 사진을 찍느냐에 따라서 카메라를 선택하게 돼요. 그러다가 사진을 오래 찍으면 어떤 카메라든 비슷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어요. 후보정을 통해 멋진 사진을 만들 수 있는 요령이 생기는 거죠. 사진은 디지털 변환과 편집을 거쳐 최종본이 나오는 가공품이에요. 오랜 시간 작업을 하다 보면 이런 과정이 귀찮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 같아요. 카메라를 고를 때도 마찬가지에요. 후보정을 많이 하는 것 보다 내 스타일의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는 카메라를 선택하게 돼요. 내 몸에, 내 취향에 맞아야 하니까요.

 

 

그렇다면 카메라를 바꾼다는 것은 추구하는 스타일 혹은 감성의 변화라고 봐도 될까요

캐논 D60, 1D, 1Ds Mark II에 이를 때까지 캐논으로 작업했어요. SLR 클럽에서 캐논 유저로 꽤 유명할 정도였죠. 그러다가 다른 회사의 카메라를 10년 정도 사용했어요. 기계적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카메라였지만, 제가 활동하는 사진영역에서의 한계점을 느꼈죠. 기계적으로 완벽해질수록 내 감성을 잊게 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그리워지게 됐죠.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디지털의 최첨단 기능을 원하지만 결국 감성은 아날로그를 살아간다”는 말이 있어요. 저도 그랬어요. 다시 캐논을 사용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였어요.

 

 

지금은 어떤 카메라를 사용하고 계신지, 사용하실 때 느꼈던 장점도 궁금합니다.

CANON EOS 5D Mark IV를 사용하고 있어요. Dual Pixel AF로 초점을 아주 정확하고, 빠르게 잡아내죠. EOS 5D Mark III보다 AF 속도가 30%정도 더 빨라요. 색감도 제가 좋아하는 캐논만의 색감으로 돌아왔고요. 색감 면에서 5D까지는 만족했다가 5D Mark II에서는 실망했었거든요. 하이라이트 계조 부분에서 아쉬움을 많이 느꼈었고 AF속도도 느렸고요. 오막포는 기존에 나오던 카메라와 완전히 다른 카메라에요. 캐논의 ‘다시 태어난 카메라’죠. 노이즈 억제도 좋고 모든 분야의 사진 촬영에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가장 좋아하고 많이 사용하시는 카메라도 5D Mark IV 인가요

디지털 카메라 중에서는 5D Mark IV를, 필름 카메라는 EOS 3를 사용하고 있어요. 저는 EOS 3를 제일 좋아해요. 이 카메라만 3대를 갖고 있어요. 한국에서 나오지 않는 모델이고 부품 수급이 어려워서 미리 구매해뒀죠. 어딜 가든 항상 저와 함께하는 카메라에요. EOS 3와 EOS 5D Mark IV 둘 다 일상 스냅사진과 작업 촬영에 쓰고 있어요.

 

특별히 EOS 3를 사랑하는 이유가 있다면

처음 썼던 카메라가 EOS 3였어요. 셔터 소리와 그립감이 정말 훌륭해요. 찍는 맛이 있어요. 동공을 따라 초점이 이동하는 아이 컨트롤 기능도 있어요. 디자인도 너무 좋고요.

 

 

촬영하시기 전에 촬영장비 선택은 어떻게 하시나요

대부분의 작업에서 캐논 EOS 5D Mark IV와 EOS 3를 사용해요. 이 카메라면 충분히 작업할 수 있거든요. 최근에 S.I Creation 사진가들과 로타 섬에서 촬영을 진행했는데 이때는 EOS 6D Mark II를 사용했어요. 천연의 느낌을 담기에 좋았던 것 같아요.

 

사진을 잘 찍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사진은 기술이에요. 1~2년만 제대로 배우면 누구나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어요. 가장 많이 찍어 본 사람이 가장 잘 찍어요. 잘 찍으려면 많이 보고 많이 찍는 것이 답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사진을 잘 찍는 것과 잘 아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어요. 사진을 잘 안다는 건 철학적으로 얼마나 생각하고 알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져요. 60대 노인의 삶을 40대가 알 수 없는 것처럼요. 사진을 잘 알기 위해선 인문학과 자신의 철학을 쌓을 필요가 있어요.

 

 

인물사진 작업을 많이 하셨어요. 작가님이 전해주고 싶은 팁이 있다면

어떤 사람이든 얼굴은 비대칭이에요. 양쪽이 같지 않고 한 쪽이 더 내려가 있거나 올라가 있죠. 얼굴의 짧은 면을 찍는 게 팁이에요. 얼굴이 옆으로 넓은 사람이 있고, 위 아래가 긴 사람들이 있어요. 폭이 넓은 사람은 사광이나 옆에서 찍어요. 기술적으로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런 팁이에요. 가장 중요한 건 촬영할 피사체, 즉 모델과의 교감이에요. 모 방송에서 ‘사진 찍는 사람이 찍히는 사람을 좋게 생각하고 바라보는 시선이 예쁘면 사진도 예쁘게 나온다’는 말을 한 적이 있잖아요. 모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찍을 때 가장 잘 나오는 것 같아요. 촬영할 때 모델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배려해줘야 해요. 촬영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보정을 끝낼 때까지 사랑하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최근 작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작년에 처음으로 제 개인 작업인 <길 위에 서다>를 세상에 내보였어요.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작업을 시작했죠. 길을 가다가 어느 건물을 봤는데 건물이 낡아서 다 쓰러져 가는데도 그 곳엔 사람들이 살고 건물도 함께 살아가는 거에요. 아버지의 모습이 많이 떠올랐어요. 동시에 아버지께서 살아 계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2011년부터 도로 위에 죽어가고 있지만 또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건물들을 촬영하고 있어요. 낡았지만 그 안에서 운영되고 있는 슈퍼마켓, 통닭집, 오토바이 가게 등을 담고 있어요.

 

 

캐논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에도 함께하셨다고 들었어요.

‘굿 셔터 주니어 캠페인’에 함께할 기회가 생겨서 저도 동참했습니다. 카메라를 잡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촬영 에티켓의 중요성은 높아지잖아요. 정말 좋은 취지의 캠페인이라고 생각해요. 보통 카메라 제조사들은 카메라를 판매하는데 급급한데 이런 수익성이 없는 일에 힘을 쓴다는 점이 신기하게 다가오기도 했어요. 단순히 캐논 카메라 유저만이 아니라 사진을 찍는 모두를 생각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공익성이 있는 이런 캠페인은 카메라를 잡는 모두에게 울림이 있어요. 좋은 취지의 캠페인에 동참하게 돼서 좋았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사진작가가 되는 거예요. 저는 사진가와 사진작가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상업사진가는 사진작가라고 말하기 어려워요. 작업에 있어 셔터를 누르는 사람이죠. 개인이 작업하는 것이 아닌 수많은 스태프들이 함께 하는 공동작업이기도 하고요. 사진작가는 기획, 프린트, 보정 등의 모든 면에 있어서 혼자의 힘으로 파인 아트 작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전시를 통해 완성하는 거죠. 광고 의뢰를 통한 작업은 온전한 제 작품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유명한 상업 사진가들이 사진작가로 남지 못하고 어느 순간 사라지는 것을 봐요. 시간이 지나면 상업사진은 손을 떼야 할 순간이 오게 돼있거든요. 후배들이 커나갈 수 있도록 상업사진의 길을 터주면서 저는 사진작가로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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