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 중형 미러리스 GFX 50S

건축물은 사진과 닮았다. 차곡차곡 쌓은 벽돌을 보노라면, 나는 그곳에서 픽셀을 목격하고, 사진을 떠올린다. 사진은 픽셀과 픽셀 혹은 망점과 망점이 모인 집합 아니던가. 건축물도 마찬가지다. 이 건축물은 벽돌로 지어졌다. 벽돌이 모여 벽을 이루고 벽과 벽이 만나면 공간이 된다. 사진과 건축은 닮았다.
건축물은 사진과 닮았다. 차곡차곡 쌓은 벽돌을 보노라면, 나는 그곳에서 픽셀을 목격하고, 사진을 떠올린다. 사진은 픽셀과 픽셀 혹은 망점과 망점이 모인 집합 아니던가. 건축물도 마찬가지다. 이 건축물은 벽돌로 지어졌다. 벽돌이 모여 벽을 이루고 벽과 벽이 만나면 공간이 된다. 사진과 건축은 닮았다.

“내 카메라는 말이야, 초당 NN장 초고속 연사가 되는 카메라야”
“에이, 내 카메라는 AF 포인트가 어마어마해 피사체를 놓치는 일이 없어!”
“뭘 그 정도로, 내 카메라를 봐. XXXX만 고화소 바디야 디테일이 끝내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던 한 아이가 조용히 사진 한 장 내민다.
웅성웅성 카메라 이야기 하던 이들의 시선이 한 장에 사진에 모인다.
비교의 목소리는 잦아 들고, 아이가 들고 있는 사진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우리 이제 사진 얘길 해보자.
최근에 사진을 찍으면서 감동받아 본 게 언제야?”

몸집은 작지만 힘이 작지는 않은 아이, FUJI의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 GFX 50S가 넌지시 질문을 던졌다.
글 | 유진천 기자 / 사진 | 조주현 기자

 

세부는 전체에 기여한다. 건축 사진에서 작은 벽돌 한 장의 묘사가 중요한 이유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과 사람이 모이면 관계가 생겨난다. 그래서 사람이 중요하다.
세부는 전체에 기여한다. 건축 사진에서 작은 벽돌 한 장의 묘사가 중요한 이유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과 사람이 모이면 관계가 생겨난다. 그래서 사람이 중요하다.

 

후지필름, 중형, 미러리스

‘후지필름 카메라’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철학이다. 카메라는 사진을 찍는 도구라는 것을 생각한다. 본연의 기능을 충실하게 하면서 사진을 찍는 감동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사진을 들여다 보게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GFX 50S는 그 의미를 충실히 전달하기 좋은 카메라다.

 

사람 사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왁자지껄 맛에 사는 사람이 있고, 유유자적하는 맛에 사는 사람도 있다. 도시의 건축은 왁자지껄하다. 좁은 공간에 모여 저 잘났다고 아우성이다. 반대는 고요하다. 하늘이 보이는 작은 발코니, 오밀 조밀하게 쌓은 벽돌, 애매한 위치에 수줍게 난 작은 창도 그저 고요하다.
사람 사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왁자지껄 맛에 사는 사람이 있고, 유유자적하는 맛에 사는 사람도 있다. 도시의 건축은 왁자지껄하다. 좁은 공간에 모여 저 잘났다고 아우성이다. 반대는 고요하다. 하늘이 보이는 작은 발코니, 오밀 조밀하게 쌓은 벽돌, 애매한 위치에 수줍게 난 작은 창도 그저 고요하다.

 

후지가 선보인 X 시리즈는 APS-C 포맷의 센서를 가졌음에도 풀프레임에 준하는 고품질 이미지와 색감을 가졌었다.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간 GFX 50S는 중형 포맷의 센서가 가진 강점들을 다 끌어 안았다. 큰 센서로 빛을 풍부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 컸다. 14단계의 넓은 DR(다이나믹 레인지)로 계조 표현과 색 재현력, 디테일한 해상력을 갖췄다. 표현에 대한 욕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프로들, 상업사진가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내놓기 충분하다. 중형 포맷을 선택한 이유는 결국 사진에 대한 고집의 결과물이었다.

 

건축가는 건축물을 마음속에 그린다고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땅 위에 옮긴다고도. 철근과 빔, 콘크리트와 모래, 목재와 유리의 도움을 받으면, 생각의 덩어리는 비로써 형상을 갖는다. 그리고 빛이 어린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다. 완성이다.
건축가는 건축물을 마음속에 그린다고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땅 위에 옮긴다고도. 철근과 빔, 콘크리트와 모래, 목재와 유리의 도움을 받으면, 생각의 덩어리는 비로써 형상을 갖는다. 그리고 빛이 어린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다. 완성이다.

 

같은 맥락으로 DSLR이 아닌 미러리스를 선택했다. 앞선 후지키나 2017에서 전해준 이야기에 따르면 ‘사진을 찍는 이들에게 보다 많은 자유를 주기 위해서’ 미러리스를 선택했다고 한다. 무게나 부피를 줄여 조금 더 많은 촬영 기회를 얻게 하고자 한 것이다. 실제로 GFX 50S와 G마운트의 렌즈를 함께 휴대해도 3kg이 넘지 않는다. 미러 쇼크로부터의 자유로움, 틸트 LCD와 EVF 등의 설계 역시 촬영자를 위한 배려가 담겨있다.

 

시간은 건축을 완성한다. 새로 지은 건물에서 나는 냄새는 나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메주 익듯히 건축은 익는다. 푹 익을수록 사진 찍기에는 좋다.
시간은 건축을 완성한다. 새로 지은 건물에서 나는 냄새는 나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메주 익듯히 건축은 익는다. 푹 익을수록 사진 찍기에는 좋다.

 

후지,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를 내놓다.

후지가 중형 미러리스를 내놓는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던 적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X 시리즈로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발을 들여 놓은 후지는 서서히 렌즈 라인업을 구성했고, X-Pro2, X-T2 더블 플래그 십을 통해 APS-C 포맷 센서를 가진 미러리스 카메라들 사이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상황이었다. 풀프레임, 즉, 35mm 포맷이 주를 이루고 있는 DSLR 흐름과 더불어 미러리스 역시 35mm 포맷 센서를 가진 카메라를 내놓는 분위기가 일고 있었다. ‘후지의 다음 모델 역시 풀프레임 미러리스가 아닐까?’ 라는 호기심은 GFX 50S의 출시로 해결됐다. 35mm가 아닌 1.7배 큰 센서를 가진 43.8mm x32.9mm의 중형 포맷으로 갖고 있던 물음표에 느낌표를 던졌다.

 

할머니 댁 처마 끝에 벌집이 달렸다. 할배가 툭하고 치니 턱하고 떨어진다. “참 묘하게 생겼구나”했다. 사람도 참 묘한 걸 만들기 좋아하는 동물이다.
할머니 댁 처마 끝에 벌집이 달렸다. 할배가 툭하고 치니 턱하고 떨어진다. “참 묘하게 생겼구나”했다. 사람도 참 묘한 걸 만들기 좋아하는 동물이다.

 

결국 사진을 이야기 하는 카메라.

GFX 50S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사진이다. 5140만화소의 CMOS 센서, 4000분의 1초로 빠른 셔터스피드, 화상 처리 엔진 X-Processor Pro, 후지필름만의 필름시뮬레이션 기능, 신기능인 컬러크롬 모드까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은 바디지만 많은 이야기들보다 사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카메라가 점점 좋아지고 디지털 사진을 다룰 수 있는 툴도 좋아지지만 이 모든 것들은 결국 ‘내가 찍고 싶어하는 사진 한 장’을 위한 것이다. 사진 안에는 그래프와 스펙 시트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들어 있다. 그래서 GFX 50S 만큼은 더욱 사진을 보기를 권한다. 사진으로 이야기하는 카메라 GFX 50S를 사진으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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