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MA ⓒ100-400mm F5-6.3 DG OS HSM

단렌즈와 줌렌즈는 카메라 유저들이 가장 쉽게 다룰 수 있는 렌즈다. 작고 가볍고 일상생활 어디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촬영이 익숙해 질 무렵이면 새로운 영역을 탐낸다. 바로 망원렌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가 됐든, 멀리 있는 피사체를 화면 안에 가득 담을 수 있다는 매력은 뿌리치기 힘들다. 문제는 무게다. 단렌즈와 줌렌즈를 합친 것보다 무거운 렌즈의 무게와 부피를 경험하면 '이 무게를 감당할 바엔 그냥 표준 줌렌즈를 쓰겠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시그마 ©콘템포러리 라인업의 렌즈들은 프로부터 하이 아마추어 사용자들이 빼어난 광학성능을 가진 망원렌즈를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렌즈의 무게는 줄이고 이미지 성능은 유지했다. SIGMA ⓒ100-400mm F5-6.3 DG OS HSM를 사용해봤다.

글•사진 | 유진천 기자 

 

거친 물살을 가르고 파도를 헤쳐 앞으로 나가는 웨이크 보더의 역동적인 모습은 매력적인 피사체다. 초망원 렌즈의 확대배율과 매력적인 묘사력만 있다면 스포츠 촬영은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일이다.
거친 물살을 가르고 파도를 헤쳐 앞으로 나가는 웨이크 보더의 역동적인 모습은 매력적인 피사체다. 초망원 렌즈의 확대배율과 매력적인 묘사력만 있다면 스포츠 촬영은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일이다.

 

성능은 지키고 무게는 덜다

SIGMA ⓒ100-400mm F5-6.3 DG OS HSM은 시그마 글로벌 비전의 라인업 중 Contemporary 라인업에 속하는 렌즈다. 기존의 망원렌즈가 갖고 있는 '무겁다' 라는 인식을 뒤집기 충분한 무게를 갖고 있다. 초망원 렌즈들이 평균적으로 3kg 이상의 무게를 갖고 있었던 것과 비교해 시그마 ⓒ100-400mm 렌즈는 1,160g에 불과하다. 기존의 갖고 있는 렌즈들과 함께 운용해도 무게에서 오는 부담감이 적다. 망원렌즈라고 해서 배경의 압축과 확대 배율에만 신경 쓴 것이 아니다. 시그마의 기술력이 집약된 SLD 렌즈 4매와 렌즈 전력배치를 최적화해 이미지 내에 발생할 수 있는 수차를 보정했다. 뿐만 아니라 조리개를 조여도 여전히 남아있을 수 있는 배율 색수차를 중점적으로 조정해 전 줌영역에서 빼어난 이미지성능을 보여준다. 렌즈 설계 단계부터 플레어와 고스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역광과 같은 입사광에서 받을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전체적인 무게는 덜어냈지만 묘사성능은 지켜냈다. 

 

아래쪽의 파라솔 집중지와 너른 바다가 대비된다. 꾸준히 주위를 돌며 안전을 체크하는 수상 119 구조대원들의 모습이 안정감과 속도감을 함께 갖고 있다.
아래쪽의 파라솔 집중지와 너른 바다가 대비된다. 꾸준히 주위를 돌며 안전을 체크하는 수상 119 구조대원들의 모습이 안정감과 속도감을 함께 갖고 있다.

 

핸드 헬드가 가능한 망원렌즈

'대포'라고 불리는 초망원렌즈들은 삼각대 혹은 모노포드 없이 촬영하기가 어렵다. 렌즈 자체의 무게도 있지만 조금만 흔들려도 이미지 내에 모션 블러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애써 산 렌즈로 촬영하고자 하는 피사체를 만났는데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제 값을 못한다고 평할 수 밖에 없다. SIGMA ⓒ100-400mm 렌즈는 가벼운 무게로 핸드헬드 촬영이 가능한 렌즈다. 단순히 무게가 가벼워서가 아니라 움직임을 잡아내는 기능이 뒷받침 되기 때문이다. 시그마 렌즈에 담긴 시그마 최신 알고리즘과 자이로 센서는 손떨림 방지 기능(OS)을 준수하게 수행한다. 가속도 센서가 손떨림의 방향을 감지해 가로, 세로, 대각선까지 움직임을 잡아준다. 핸드헬드 촬영을 진행할 동안 피사체의 초점을 잡아내는 속도도 빠른 편이다. 초음파 모터(HSM)를 탑재해 조용하고 빠르게 촬영대상을 담아낼 수 있다. 망원렌즈를 주로 사용하게 되는 동물촬영이나 스포츠 촬영, 항공기 촬영 등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렌즈임에 분명하다.

 

초망원 렌즈를 사용하는 수많은 이유 중 가장 뚜렷한 것은 배경 압축 효과일 것이다. 배경 속에 피사체를 돋보이게 만드는 촬영이 가능하다. 초망원 렌즈를 사용하는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촬영의 맛이다.
초망원 렌즈를 사용하는 수많은 이유 중 가장 뚜렷한 것은 배경 압축 효과일 것이다. 배경 속에 피사체를 돋보이게 만드는 촬영이 가능하다. 초망원 렌즈를 사용하는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촬영의 맛이다.
반드시 하나의 피사체에 집중할 필요는 없다. 망원렌즈로도 풍경사진을 담을 수 있다. 광각렌즈와 비교했을 때 화각의 폭은 좁지만 어떤 대상을 이야기의 중심에 둘지는 더 명확해 진다.
반드시 하나의 피사체에 집중할 필요는 없다. 망원렌즈로도 풍경사진을 담을 수 있다. 광각렌즈와 비교했을 때 화각의 폭은 좁지만 어떤 대상을 이야기의 중심에 둘지는 더 명확해 진다.

 

촬영후기

망원렌즈를 사용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부담감을 안고 시작하는 일이다. 피 사체와의 거리가 어느 정도 확보돼 있을 때 사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SIGMA ⓒ100-400mm 렌즈의 경우 최소거리가 160cm, 1:38배율로 매크로 촬영도 가능하지만 실제로 담는 영역은 그 이상인 상황이 많다. 이번 촬영을 진행한 곳은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인파가 모여있는 해변을 조금 벗어나 해양 스포츠를 즐기고 있는 이들을 담고자 했다. 촬영 때 챙긴 것이라곤 DSLR 카메라 바디 하나와 렌즈 하나였고, 모든 촬영을 핸드 헬드로 진행했다.

 

조금 먼 곳에서부터 해변까지 무사히 파도를 타고 온 꼬마 서퍼의 모습을 담았다. 큰 흔들림 없이 보드를 타 초점의 큰 변화 없이 담아냈다.
조금 먼 곳에서부터 해변까지 무사히 파도를 타고 온 꼬마 서퍼의 모습을 담았다. 큰 흔들림 없이 보드를 타 초점의 큰 변화 없이 담아냈다.
견습 서퍼의 길은 험난하다. 수십 번을 연습하던 학생 서퍼가 마침내 보드 위에 올라 파도를 탔다. 시그마 ⓒ100-400mm 렌즈의 손떨림 방지와 HSM이 순간을 포착하는데 도움이 됐다.
견습 서퍼의 길은 험난하다. 수십 번을 연습하던 학생 서퍼가 마침내 보드 위에 올라 파도를 탔다. 시그마 ⓒ100-400mm 렌즈의 손떨림 방지와 HSM이 순간을 포착하는데 도움이 됐다.

 

얕은 물이 있는 가까운 뭍은 100mm 영역에서 사람과 바다를 함께 담기 적절했고, 조금 더 수심이 있는 곳은 400mm로 전신을 담아내는 정도였다. 변화를 예측하기 힘든 웨이크 보드와 서핑은 순간적인 타이밍을 빠르게 잡아야 촬영할 수 있는 스포츠다. 포커스 영역을 그룹으로 맞춰놓고 AI SERVO 모드로 촬영했다. 순간 순간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렌즈의 포커스 속도는 물론이고 줌 링을 돌리는 것에 더해진 직진식 줌 설계도 도움이 됐다. 줌 링을 이용했다면 한 바퀴가 넘는 구간을 조정하는데 꽤 애를 먹었을 지도 모른다. 100-400mm의 넓은 구간 중 일부만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단순하게 밀고 당기는 방법만으로 내가 원하는 프레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한 마디로 직관적인 컨트롤이 가능한 렌즈라고 표현할 수 있다. 오로지 카메라를 받치는 손 하나만으로 이미지를 흔들림 없고 예리하게 담아냈다. 초망원 렌즈를 사용하고 싶지만 무게나 가격으로 부담스러워 하는 이들은 여러 방면으로 무거운 대포보다 가벼운 바주카를 경험해 보는 건 어떨까.

 

초점거리 100mm(위) 와 400mm(아래)를 비교해봤다. 가든에서 공연중인 팀을 배경과 함께 담거나 그들만 오롯이 담는 촬영이 가능하다. 활용 구간이 넓어서 가능한 촬영이다.
초점거리 100mm(위) 와 400mm(아래)를 비교해봤다. 가든에서 공연중인 팀을 배경과 함께 담거나 그들만 오롯이 담는 촬영이 가능하다. 활용 구간이 넓어서 가능한 촬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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