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FE 100-400mm F4.5-5.6 GM OSS (SEL100400GM)

DSLR 카메라는 긴장할 것. 소니 FE 렌즈 라인업이 결국 완성됐다. 초망원 영역까지 채웠으니 이제 빈틈이 없는 셈이다.

글•사진 | VDCM 편집부   

 

a9과 찰떡궁합. 20fps 연사속도와 역사적인 동체추적 능력을 뒷받침하기에 좋은 렌즈다.
a9과 찰떡궁합. 20fps 연사속도와 역사적인 동체추적 능력을 뒷받침하기에 좋은 렌즈다.

 

프레스 분야로

소니는 프레스 사진 분야에 두 장의 출사표를 던졌다. 첫 번째는 a9, 두 번째가 바로 SEL100400GM이다. FE 마운트가 출범한 지 불과 4년, 렌즈 라인업에 빈틈이 있다는 지적은 이제는 한 물간 옛 이야기가 됐다. SEL1224G와 SEL100400GM이 출시되면서 12mm부터 800m에 이르는 화각이 완성됐기 때문이다. a9과 SEL100400GM은 DSLR 카메라의 고유영역으로 여겨졌던 프레스 분야를 타깃으로 삼는다. 본격적인 전투 준비가 바로 이 렌즈를 통해 비로소 완성됐다.

 

AF 속도는 더할 나위 없다. 완성이라는 단어는 이 렌즈정도 돼야 붙일 수 있는 말.
AF 속도는 더할 나위 없다. 완성이라는 단어는 이 렌즈정도 돼야 붙일 수 있는 말.

 

보케를 디자인하다

몇몇 올드 렌즈는 아름다운 보케로 유명하다. 사실 광학 성능과 보케의 아름다움은 별개다. 때론 광학적 흠결이 독특한 보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따라서 모든 렌즈는 저마다 그 나름대로의 효용성을 품고 있다고 할 수 있다.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아름다운 보케’는 있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내부가 깨끗하고 가장자리가 부드럽게 흐려진 보케를 최고로 친다. 문제는 렌즈의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설계 방법과 보케의 아름다움이 때때로 이율배반적 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수차를 교정하기 위한 특수 렌즈가 보케 내부에 지저분한 파형을 만드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아름다운 보케는 우연과 우연 속에서 어쩌다 우연히 탄생해왔다. 하지만 소니는 ‘어쩌다 우연히’ 아름다울 수 있었던 방식을 거부한다. 설계 단계부터 보케를 렌즈의 또 하나의 스펙으로 여기고자하는 새로운 시도다. 소니는 이를 ‘보케를 디자인한다’고 표현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을 적용하는 것으로 해법을 찾았다. G-Master 렌즈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특성이자, SEL100400GM 렌즈의 장점이다.

 

배경을 지우개로 지운 듯. 초점거리 400mm, 최단 촬영거리 0.95m의 스펙이 있기에 가능한 표현이다
배경을 지우개로 지운 듯. 초점거리 400mm, 최단 촬영거리 0.95m의 스펙이 있기에 가능한 표현이다

 

올인원, 슈퍼 망원 줌

SEL100400GM은 광활한 줌 범위를 자랑한다. 망원 영역 전반을 아우르는 화각은 나만의 렌즈 라인업을 꾸리기에도 수월하다. 간결한 렌즈 운용의 가능성이 이 렌즈에 담겼다.

무게는 1,395g 길이는 205mm. 준망원에서 초망원에 이르는 압도적인 줌 범위를 담은 렌즈 치고는 믿을 수 없이 작고 가볍다. 혁신적인 모듈형 외부 구조와 마그네슘 컴포넌트의 역할이 컸다. 모든 초점거리에서 칼날처럼 날카로운 해상력도 일품이다. 최대 개방 시에도 선명함은 변함이 없다. 최단 촬영거리는 0.98m로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 종잇장처럼 얕은 심도를 표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보케의 아름다움은 심도의 깊이가 아닌 보케의 모양으로 결정된다. 아름답게 흐려진 SEL100400GM의 디포커스 영역의 매력을 부디 체험해보길.

슈퍼 줌이라는 콘셉트로 출시된 제품치고 쾌적한 AF를 기대할 만한 제품은 한 손에 꼽을 정도다. 줌 범위가 넓으면, 경통 내부에 렌즈 군이 이동해야 할 거리도 늘어난다. 때문에 민첩하고 힘 있는 모터와 드라이브 시스템이 필요하다.

 

400mm 초점거리 렌즈의 배경압축 효과는 이색적인 표현이 가능하다. 이야기를 만들어보자.
400mm 초점거리 렌즈의 배경압축 효과는 이색적인 표현이 가능하다. 이야기를 만들어보자.

 

결과부터 말하면 이 렌즈의 AF 속도와 정밀함은 놀라운 수준이다. a9과 찰떡궁합이다. SEL100400GM의 더블 리니어 모터와 DDSSM 드라이브 시스템의 능력은 a9의 동체추적 능력과 맞물려,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SEL14TC, SEL20TC(텔레 컨버터)에 대응한다는 점 역시 눈여겨 볼 만하다. 렌즈 하나로 100mm부터 800mm에 이르는 광활한 화각을 얻게 되는 셈이다. 망원 영역 전체를 커버하는 렌즈라는 이야기가 과언이 아니다. G Master의 압도적인 해상력과 아름다운 보케는 이 렌즈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소니는 프로페셔널 필드로 사냥터를 옮겼다. DSLR 카메라 사냥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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