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베타테스터로서 소니와 연을 맺어왔다고 들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소니가 지금처럼 성장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 같은데소니와의 인연을 소개해주신다면?

베타테스터로 활동하며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소니와 인연입니다. DSLR 카메라 시장을 개척하려던 회사와 카메라를 좋아하는 소비자가 만났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소니 최초의 DSLR a100을 직접 구매 후 사용해보니 만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소니가 인수전 미놀타가 못다 이룬 것들과 인수 후 소비자의 바람을 문서로 작성했었죠개인 적인 의견도 있겠지만 커뮤니티에 공통적으로 언급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당시 기억에 A4용지 네 장 분량으로 꽉 차더군요막상 전하려고 하니 소니 고객센터에서 담당자 연락처나 메일을 알려주질 않고 본사 주소만 알려주더군요그래서 이것을 출력해 당시 누군지도 모를 소니 코리아 DSLR 담당자 앞으로 우편을 발송했습니다지금이야 신제품 출시 때면 전국 투어를 통해 본사 영업 담당자가 소비자와 직접 대화를 하지만 그 당시에는 우편으로 만든 소비자 의견을 누가 볼 줄 알고 답변까지 기대했겠습니까오히려 우편을 보낸 저부터 잊고 살았죠. 1~2주 정도 흘러 온라인 포럼에 로그인하니 쪽지가 한 통 와있더군요소니 코리아 DSLR 담당자 OOO인데 보내주신 서신은 잘 받았다연락처를 알려주신다면 직접 통화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죠그날 밤 소니 DSLR 담당자와 제법 긴 통화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요약하면 보내주신 내용은 도움이 되었고 소니도 담당자도 ‘DSLR 시장은 처음이라 앞으로 많은 의견을 듣고 싶다’ 정도였죠솔직히 당시까지만 해도 인사치레로 생각했습니다하지만 몇 달 후 소니의 두 번째 제품 루머가 나오는 상황에서 DSLR 담당자에게 베타테스터를 제안 받았습니다소비자도 회사도 아닌 중립의 입장에서 고민했고 제안을 수락함으로 소니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Sony SEL30M렌즈
Sony SEL30M렌즈

베타테스터로서 어떤 점을 주로 평가하시는지요. 

DSLT-a66
DSLT-a66

베타테스터는 출시 전 베타 제품에 관한 보안 서약서를 작성 후 간단한 브리핑을 받고 제품을 받습니다. 설명서가 있는 것도 아니기에 일부 기능은 며칠을 사용해가며 스스로 터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베타테스터는 시각적으로 뛰어나거나 예술적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기본적인 사진 역량과 함께 다양한 상황에서 기기적 감각과 뛰어난 조작 능력을 요구합니다받아 보는 제품 일부는 개발 과정의 목업 형태도 있고 출시 전 완성 제품인 것도 있습니다개발 과정의 목업 제품은 버그 리포터를 우선 작성하고 개선점을 제안하는 역할을 합니다출시 전 완성 제품이라면 위 내용과 함께 사용자 평가를 전하는 역할을 합니다평가 항목은 카메라의 결과물인 화질을 우선으로 봅니다다양한 상황에서 촬영된 결과물을 면밀히 분석해 색감노이즈다이내믹레인지선예도 등의 주요 항목을 평가합니다렌즈별 AF 성능 등도 빠질 수 없는 평가라 하겠습니다그리고 해당 신제품에서 강조하려는 부가기능을 집중적으로 확인합니다제품 테스트가 아닌 완성 제품의 샘플 촬영을 하고 결과물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Sony a5100
Sony a5100
Sony SEL70200G렌즈
Sony SEL70200G렌즈
Sony a7R
Sony a7R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사진은 끝이 없는 평생의 취미라 생각합니다. 어느 순간 자신감이 생겼다 어느 날 촬영 결과물을 보면 스스로 부끄러울 때가 있습니다매우 더디게 성장하기 때문에 인내와 시간이 필요합니다매일 사진을 찍으며 그 순간은 모르나 일 년을 두고 돌아보면 변화가 보입니다제 자신의 사진 생활이 10년간의 베타테스터를 하며 조금씩 멀어져 가는 것을 느낍니다베타테스터 활동은 저만의 사진이 아닌 특정 카메라와 렌즈가 만드는 평균적인 결과물을 담게 됩니다그런 아쉬움과 욕구를 풀어보고자 테스트 이후 별도의 리뷰를 작성해 공유하기도 합니다이때는 제가 표현하고자 했던 개인적인 사진과 느낌 위주로 제작합니다앞으로는 저만의 사진을 위해 더 많은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고 싶습니다온라인 활동도 다시 왕성하게 하고 내년에는 개인적으로 준비 중인 사진 프로젝트도 있고요최근 인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디지털과 달리 인화를 통한 결과물도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입니다그래서 인화와 출력물을 통한 지난 사진 기록을 돌아보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사진을 통한 주목은 오직 결과물로만 보여야 합니다결과물의 준비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디지털카메라를 처음 만진 날의 느낌과 DSLR 카메라로 처음 셔터를 누르던 그 날의 ‘찰칵’ 소리당시의 초심은 아닐지라도 지금까지의 사진을 돌아볼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향후 지금보다 더 좋은 사진을 담는 사람으로 다시 인터뷰하는 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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