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은 늘 선두주자였다. 마라톤으로 치자면 출발 총 소리와 함께 달리기 내내 가장 앞서 달리고 있는 선수다. 뒤 따라오는 중간 그룹과는 언제나 일정한 간격을 벌려왔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필름 카메라부터 이어져 온 SLR 카메라 사용자들의 충성도와 IXUS 시리즈 콤팩트 카메라가 상당한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이런 구도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시장에 나오기 전까지 얘기다.

파나소닉과 올림푸스가 마이크로포서드 규격을 발표하며 말 그대로 미러를 없앤 미러리스 카메라를 처음으로 내놓았다. 렌즈 교환이 가능하면서도 소형화를 추구한 이 새로운 카메라는 기존 콤팩트 카메라의 휴대성과 보다 큰 이미지 센서를 탑재해 화질을 끌어 올렸다.

기존 남성 위주의 카메라 유저에서 여성들이 카메라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데는 미러리스 카메라의 역할이 컸다. 보다 작고, 좋은 화질의 카메라를 찾는 것은 스마트폰 카메라 사용에 익숙해진 요즘에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이번 호에서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의 후발 주자에서 또 한 번 선두 자리 탈환을 노리는 캐논 미러리스 M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본다.

글 | VDCM 편집부

 

왜 M인가?

EOS M, 절반의 성공?

캐논의 EF-M 마운트 미러리스 카메라의 시작은 2012년 11월 국내 발매한 EOS M이다. 1800만 화소의 APS-C 타입 이미지 센서를 가진 M은 캐논의 콤팩트 카메라인 IXUS와 패밀리 룩을 보여주는 디자인을 채용했다. 100만원대의 높은 초기 가격 탓에 유저들이 선뜻 구매를 망설이게 만들기도 했다. 캐논의 첫 미러리스 카메라에 기대를 가졌던 유저들의 관심은 AF에 있었다. 솔직히 EOS M의 AF 성능은 유저들을 만족시키기에 역부족이었다. AF 속도와 정확도면에서 그 당시 나온 타사의 카메라와 비교해도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카메라 바디의 완성도는 충분히 높은 편이었고 디자인도 호불호가 갈라지지 않을 만큼 모던했다. 캐논은 2013년 6월에 AF 속도 등을 개선한 2.0.2 펌웨어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획기적이지는 않았지만 싱글 AF의 속도는 일부 개선됐다. EOS M이 세간에 이슈가 된 것은 정작 다른 이유였는데, 그것은 2014년 6월에 두 번씩이나 매우 파격적인 가격에 국내 시장에 물량이 풀리면서 너도나도 이 카메라를 구입한 것.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순식간에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EOS M 첫 모델로 '수지'가 발탁됐다. 미쓰에이 수지와 브로콜리너마저 윤덕원이 함께 부른 EOS M Song Moment로 대중들에게 캐논 미러리스 EOS M에 대한 감성을 호소력 있게 전달했다.

 

 

 

무엇이 바뀐 거지? EOS M2

2014년 3월에 후속작인 EOS M2가 발매됐다. 화소수나 센서, 이미지 프로세서 등은 전작인 M과 동일한 모델이다. 외관 디자인의 사소한 변화와 Wi-Fi 전송 기능이 추가됐다. 캐논은 M2를 내놓으며 전작의 아쉬움을 달래주려는 듯 AF 성능 향상을 강조했다. 대대적인 변화를 꾀한 후속기종이 아닌 성능 개선 모델에 가깝다. M2 발매 소식을 접한 국내 사용자들은 캐논이 계속해서 미러리스 카메라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알쏭달쏭한 의문을 가졌다. 큰 폭의 개선을 기대했던 사용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얻은 것도 있다. 두 번째 모델을 내놓음으로써 기존 DSLR 카메라가 아닌 미러리스 카메라에 대한 캐논의 의지를 내비친 셈이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변화 시작, EOS M3

2015년 4월에 발매한 EOS M3는 2420만 화소 센서와 AF 포인트를 기존의 31개에서 49개로 대폭 늘렸다. 이미지 프로세서도 기존 DIGIC 5에서 DIGIC 6으로 향상됐다. 셔터 속도와 연속촬영 매수는 동일하게 유지했다. 종전 모델에 없던 내장 플래시와 셀카나 다양한 앵글 촬영에 유용한 틸트 LCD를 채용했다. 외관상으로도 그립부의 디자인과 셔터 부분이 확실하게 바뀌었다. 앞 서 두 가지 모델에 비해 한층 발전한 AF 성능을 부각시켰다. 촬영 편의성도 신경쓰기 시작했다. 조리개나 셔터 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는 전용 다이얼과 모드 다이얼, 노출 보정 다이얼이 추가된 것. M3가 드디어 DSLR 카메라의 서브 기종으로서의 면모를 갖춘 것이다. 캐논 M3 광고 모델로는 '강소라'가 발탁됐다. EOS M3는 강소라 출연 이후 '강소라 카메라', '강소라 셀카'로 불리며 여성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증샷, 인스타그램 사진 붐을 일으켰다. 그녀는 M3에 이어 M10 광고 모델로도 활약했다.

 

 

 

여성을 위한 미러리스, EOS M10

같은 해 10월 출시한 EOS M10은 1800만 화소 센서와 DIGIC 6 이미지 프로세서, 3.0인치 플립 후면 액정을 채용했다. 바디를 소형화하고 핫슈를 제거한 대신 내장 플래시를 넣었다. M10의 플립 액정은 셀프 촬영에 특화됐다. 여성 사용자를 위한 카메라로 포지셔닝한 이 모델은 화이트, 블랙, 블루이시 그레이 3가지 바디 컬러에 자유롭게 매치할 수 있는 5가지 컬러의 페이스커버를 같이 출시했다. 광고 모델로 강소라를 내세우며 적극적인 공략에 나섰다. 스마트 폰 사용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스마트폰 어플을 실행하면 카메라 화면을 그대로 보여줘 별도 리모컨 없이도 셀카를 찍을 수 있는 점이 높은 호응을 얻었다.

M10 페이스커버
M10 페이스커버

 

 

 

진짜 미러리스 카메라의 출격, EOS M5

캐논은 다른 브랜드가 갖지 못한 훌륭한 유산을 가졌다. 그것은 다름아닌 전통과 최신 광학 기술이 빚어내는 30년 역사의 EOS 시스템이다. 90여 종에 달하는 풍부한 EF 렌즈군도 있다. 이런 유산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카메라가 바로 EOS M5. 이제 타사의 미러리스 카메라와 견주어도 디자인, 성능, 화질 어느 면에서도 크게 부족함이 없다. 외관에서 풍겨오는 프로패셔널한 인상이 신뢰감을 전해준다. M5는 EVF를 채용했다. 이 것은 사소해 보이지만 DSLR 사용자의 경험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서브 기종으로서 합격점을 줄 수 있다. 사용자들은 결국 캐논이 보여주는 화질과 색감을 선호하기 때문에 캐논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택하는 것이다. M5는 기존 DIGIC 6 보다 향상된 DIGIC 7 이미지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고급 기종을 표방했지만 촬영 편의를 위해 내장 플래시와 좀 더 커진 3.2인치 틸트 후면 액정을 넣었다. 연속 촬영 매수도 9 fps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다섯 번째 미러리스 카메라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Full HD 동영상 촬영만 지원해 타사의 4K 촬영 기능에 비해 부족하다. 셔터 스피드도 최대 1/4000s 까지만 지원하며, 타사 미러리스 카메라가 채용하는 전자 셔터도 기능도 없다.

자, 그렇다면 M5를 구매할 만한 이유를 살펴보자. 한 가지만 말하라면 그건 캐논 미리러스 카메라 최초로 듀얼 픽셀 AF가 적용된 것이다. 이로써 기존 M 시리즈의 발목을 잡아왔던 AF 속도와 정확성에 대한 오점을 드디어 벗게 됐다. 캐논 DSLR 카메라 사용자라면 서브 카메라로 당장 사용하기에도 익숙한 인터페이스와 조작계는 큰 장점이다. 스마트 폰 액정처럼 터치 스크린을 적용해 AF 포인트를 이동시키거나 촬영도 가능해 무척 편리하다. AF 포인트의 크기도 좀 더 작고 미세하게 조정이 가능해졌다. 상단 우측에 있는 노출보정 다이얼은 촬영 시 보다 쾌적하게 활용할 수 있다.

 

 

EVF 대신 휴대성을, EOS M6

성능과 휴대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은 카메라 제조업체 입장에서 항상 고민거리다. M6는 4월 발매 예정인데 M5가 지난해 11월 발매된 것을 감안하면 출시 타이밍이 매우 빠른 편이다. M5에서 달라진 것은 EVF를 제외한 것. 물론 별매로 외장 EVF를 사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심장부인 듀얼 픽셀 CMOS AF는 그대로 탑재했다. EOS M6는 2,420만 화소의 APS-C 타입 이미지 센서, 영상처리엔진  DIGIC 7을 탑재했다. 풀 터치 LCD 액정을 탑재해 한 번의 터치로 간편하게 촬영한 사진을 확대하거나 조리개 값 등 촬영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틸트식 LCD로 셀카를 비롯한 다양한 앵글의 촬영도 가능하다. 와이파이, NFC, 저전력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해 스마트폰을 통한 무선 촬영 및 이미지 공유가 보다 편리해 졌다. 지금까지 국내에 발매된 70여종 가까운 캐논 EF 렌즈를 EF-M 어댑터를 장착해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캐논 미러리스 카메라만이 갖는 매력이다.

캐논 미러리스 카메라 EOS M 시리즈는 여섯 번째 모델까지 나왔다. 캐논 M 시리즈는 입문자뿐만 아니라 기존 DSLR 카메라 사용자의 서브 카메라로도 사랑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용자를 위해 터치 액정, 무선 전송 기능들을 앞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매일 가지고 다니며 일상을 기록할 수 있는 휴대성이 강점이다. 캐논은 새로운 광고 모델로 신민아를 발탁했다. KBS2 채널에 방영됐던 오 마이 비너스에서 캐논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보이며 ‘신민아 카메라’로 많은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캐논은 또한 사진 문화를 이끌어 온 브랜드답게 독특한 기획의 플레이 샷 공모전과 굿 셔터 캠페인 등을 통해 사진이 주는 즐거움을 올바로 누릴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가고 있다. 캐논 미러리스 카메라 M 시리즈가 누구나 쉽게 사진을 즐길 수 있는 사랑 받는 국민 카메라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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