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 OM-D E-M1 Mark II

1919년 시작된 올림푸스의 광학 기술은 지난 100여년 동안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리고 드디어 최고 기술력을 응집시킨 미러리스 카메라, OM-D E-M1 Mark II를 선보였다. 지난 2회에 걸쳐 OM-D E-M1 Mark II의 전반적인 성능을 짚어봤다. 이번 호에서는 사용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필수 기능을 위주로 소개한다.

글•사진 | 홍기웅 기자

 

4. 특화된 고속연사 기능, 프로 캡처 모드

연사 모드로 촬영을 하더라도 움직이는 피사체가 갑자기 프레임 안으로 들어왔을 때 실제 촬영이 이뤄지기까지는 불가피하게 지연이 발생한다. OM-D E-M1 Mark II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한 특별한 기능을 탑재했는데 바로, ‘프로 캡처 모드’다. 이 모드는 M.Zuiko Digital 렌즈에 한해 작동하는 올림푸스 고유의 기능이다. 이 모드를 활용하면 반 셔터를 누르는 순간부터 사진을 기록하기 시작해 셔터를 완전히 누르는 순간부터 이미지로 저장된다. 반 셔터와 풀 셔터 사이에 일어나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다. 피사체가 프레임으로 들어오기 전부터 시작해 프레임 밖으로 나갈 때까지 계속 추적하면서 촬영하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은 이미지까지 촬영하게 되는 기존의 일반 연사 기능과는 다르다. 예를 들면 새가 먹이를 낚아채는 순간이나 불꽃 놀이에서 불꽃이 터지는 순간 등 결정적인 순간을 담을 수 있는 것이다.

프로 캡쳐 모드는 카메라
프로 캡쳐 모드는 카메라
상단의 연사 버튼을 누르고 연사 화면 메뉴에서 Pro Cap을 선택해주면 된다.
상단의 연사 버튼을 누르고 연사 화면 메뉴에서 Pro Cap을 선택해주면 된다.

 

프로 캡쳐 모드를 선택하는 방법은 2 가지가 있다. 상단 연사 모드 버튼을 누른 후 나타나는 화면 메뉴에서 Pro Cap을 선택하거나 OK 버튼을 누른 후 나타나는 퀵 메뉴 화면에서 Pro Cap을 선택하면 된다. 연사 속도에 따라 Pro Cap H(최대 60fps), Pro Cap L(최대 18fps) 중 고를 수 있다. 이 기능은 카메라 입문자부터 전문가까지 모든 사진가에게 무척 유용하다.

프로 캡쳐 모드를 선택해 갈매기가 프레임으로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프레임을 벗어나는 순간까지를 포착했다.
프로 캡쳐 모드를 선택해 갈매기가 프레임으로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프레임을 벗어나는 순간까지를 포착했다.

 

5. 후보정이 필요 없는 왜곡보정, 키스톤 보정

실내 인테리어나 건축물을 촬영할 경우 흔히 왜곡이 발생한다. 건축물 촬영의 경우라면 건물의 중간 높이에서 촬영하지 않는 이상 왜곡이 생겨 건물이 기울어 보이게 찍힌다. 전문가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TS(틸트시프트) 렌즈를 이용해 촬영 후 보정 프로그램을 통해 왜곡을 또 한번 보정한다.

키스톤 보정 전
키스톤 보정 전

OM-D E-M1 Mark II에는 왜곡이 발생하는 피사체나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키스톤 보정 기능’을 탑재했다. 촬영메뉴에서 키스트 보정을 ON하면 라이브뷰 화면 우측과 하단에 가로축과 세로축을 보정할 수 있는 게이지가 표시된다. 전면과 후면 다이얼로 라이브뷰 화면을 보면서 직접 사용자가 보정할 수 있다.

키스톤 보정 후
키스톤 보정 후

촬영한 예시 사진을 보자. 키스톤 보정 전 사진을 보면 건물이 기울어 누워 보인다. 하지만 키스톤 보정을 ON한 상태에서 촬영 전 보정한 사진을 보면 건물의 모서리나 전봇대를 기준으로 봤을 때 기울었던 부분이 수직을 이뤄 왜곡이 없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6. 2천만 화소 사진이 5천만 화소로? 고해상도 촬영모드

OM-D E-M1 Mark II에는 프로 캡처 모드 외에도 또 하나의 재미있는 기능이 숨겨져 있다. 2천만 화소 이미지를 5천만 화소급의 이미지로 만들어주는 고해상도 촬영모드가 그것이다. 이 모드는 0.5 픽셀 단위로 센서를 움직이면서 지정된 셔터 속도로 동일한 장면을 8회 촬영해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모드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촬영 동안 카메라가 고정돼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삼각대가 필수다. 주로 디테일이 살아있는 야외 풍경 촬영에 유용한 기능으로 보인다. 물론 실내 정물 촬영에도 사용할 수 있다. 고해상도 촬영모드 예시 사진을 보자. 광각 렌즈는 풍경을 넓게 담아내는 대신 세세한 디테일에서는 약점일 보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고해상도 모드를 이용해 촬영한 결과, 14mm로 촬영한 멀리 떨어진 항구를 확대해 봐도 디테일이 선명한 것을 볼 수 있다. 총 8번의 촬영으로 인해 물의 흐름까지 표현해 냈다.

고해상 모드를 이용하면 광각 렌즈로 촬영한 결과물을 확대 해도 디테일이 살아있다.
고해상 모드를 이용하면 광각 렌즈로 촬영한 결과물을 확대 해도 디테일이 살아있다.

 

 

 

 

총평

OM-D E-M1 Mark II는 카메라 입문자부터 전문 사진가를 모두 만족시키는 최신 기능이 가득 들어있는 선물 꾸러미 같은 카메라다. 다만 이 기능들을 상황에 맞게 적재 적소에 사용하는 몫은 사진가 본인에게 달려있다. 카메라의 성능을 백분 발휘하려면 이를 활용하는 사진가의 능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카메라는 그렇지 못한 카메라보다 더 나은 사진을 찍을 가능성을 높여준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호에서 다룬 OM-D E-M1 Mark II의 손떨림 보정, 고감도 ISO, 초고속 연사, 프로 캡처 모드, 고해상도 촬영 모드, 키스톤 보정 등의 핵심 기능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을 만큼 손에 익힐 필요가 있다.

덧붙이자면 대다수 카메라 제조사에게 던져진 과제는 카메라의 성능이나 기술력만 높이는데 온 힘을 쏟을 것이 아니라 카메라를 직접 사용하는 유저의 관점에서 사용하기 쉽고 편한 카메라, 제품 그 자체보다는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브랜드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카메라 시장은 사진보다 카메라에 편중된 현상이 여전하다. 사진을 담는 즐거운 도구로서 카메라의 포지션이 새롭게 정립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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