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발매됐던 OM-D E-M1은 탄탄한 만듦새와 높은 이미지 품질, 디테일한 조작성을 모두 갖춘 카메라로 평가 받았다. 후속기가 나온 현시점에도 여전히 현역 대우를 받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E-M1 Mark Ⅱ가 전작과 비교할 수 없는 압도적인 스펙을 갖추고 돌아왔다! 이제 기변할 시간이다.

글•사진 | 조주현 기자

 

  1. 후면 다이얼의 촉감이 기가 막히다. 차라락하고 돌아가는데 아날로그 감성 100%.
  2. 모드 다이얼 잠금 버튼이다. 올림푸스 카메라만의 특징으로 누르면 딸깍하는 소리가 난다. 한번 누르면 잠기고 한번 더 누르면 풀린다. 혹시 모를 실수 방지를 위한 올림푸스의 꼼꼼한 배려
  3. 모드 다이얼이다.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모드외에 ART모드가 마련돼있다. 새로운 사진 표현이 가능하다.
  4. 핫슈 커버가 기본 제공된다. 추가로 비용을 들여 핫슈 커버를 치장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올림푸스는 바디와 깔 맞춤인 고급스러운 핫슈 커버를 기본 제공한다.
  5. 동영상 버튼이 바디 후면에 붙어있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릴리즈 버튼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영상과 스틸을 빠르게 전환하기 위해서다.
  6. 릴리즈 버튼으로 아날로그적 촉감. 누르기만 하면 찍힌다. 기분좋게 다다닥.
  7. 올림푸스 카메라의 클래식한 매력에는 이 부분이 결정적이지 않을까? AF/ 측광 모드 버튼, 연속 촬영/ 셀프 타이머/ HDR 버튼으로 과거 필름 카메라 시절 필름을 감는 레버가 달려있던 위치다. 최신 기술과 전통의 콜라보.

 

고해상 촬영 모드 결과물

 

1. 건축물을 촬영한 이유는 고해상 촬영 모드를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피사체이기 때문이다.

매우 좁은 영역을 확대 해보았다. 선명한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 촬영 모드의 사진과 비교해보면 차이는 극명하다.

 

2. 50M 화소의 고해상도 촬영 모드는 0.5픽셀 단위로 센서를 움직이며 동일한 장면을 8회 중복 촬영해 고해상도 사진을 만들어 낸다.

버스가 지나가는 장면을 보면 고해상도 촬영 모드의 원리를 짐작 할 수 있다. 동체의 경우 8장의 중첩 궤적이 표시된다. 움직임이 없는 풍경이나 제품 촬영 시 이 모드를 사용한다면 판형의 한계를 초월한다.

 

마이크로 포서드 화질의 정점

OM-D E-M1 Mark Ⅱ는 20M Live MOS 센서가 탑재됐다. 이전 모델인 OM-D E-M1에 장착됐던 16M Live MOS 센서에 비해 화소수가 약 25% 늘어난 점이 인상적이다. 디지털 카메라 업계 추세가 고화소 바디 일변도로 나아가고 있는 현 시점. 풀 프레임 센서 대비 1/4의 면적을 가지는 마이크로 포서드 센서라는 점을 고려할 때 20M Live MOS 센서는 화소 집적도를 한계치까지 높인 초고화소 마이크로 포서드 센서로 볼 수 있다. 마이크로 포서드에 대한 빈번한 오해는 ‘센서 크기가 작으니 화질도 떨어진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소위 풀프레임이라 불리는 35mm 필름 규격을 따르지 않을 뿐 마이크로 포서드는 그 자체로 ‘풀프레임’이다. 광학설계 뿐만 아니라 카메라 이미지 프로세싱 전 과정이 마이크로 포서드라는 포맷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진다. APS-C와 같은 크롭 센서가 35mm 필름 규격 센서의 마이너 모델이라는 측면이 강한 반면 마이크로 포서드는 이와는 별개로 하나의 규격을 제시하는 것이다.

초고화질의 핵심 20M Live MOS 센서
초고화질의 핵심 20M Live MOS 센서

새로운 이미지 프로세서 TruePIC VIII 역시 전작 대비 늘어난 파일 용량을 처리하기 위해 발전했다. 이미지 처리를 담당하는 전용 쿼드 코어와 카메라 제어와 연산 처리를 담당하는 쿼드코어 2종류를 1개의 칩에 담아내 전작 대비 이미지 프로세서 처리속도를 3.5배, 센서 전송 속도 3배로 진일보했으며 전력 소비 역시 크게 줄였다. 새로운 센서와 이미지프로세서는 단순히 고해상도 이미지 촬영에 도움을 주는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에게 특별한 촬영 경험을 제안한다. 고감도 촬영 능력은 상용감도 ISO 6400 까지 발전했으며 ISO AUTO에서 상용감도 전체를 사용 할 수 있도록 해 저조도 환경에 특화된 바디가 완성됐다. 실제 촬영해보면 ISO 6400에서 디테일과 콘트라스트의 손실, 노이즈와 색 밸런스 오차가 일부 나타났으나 여타 카메라 브랜드가 주장하는 상용감도 수치처럼 과장된 느낌은 덜하다. 확장 감도를 제외하면 최저 감도는 200으로 아쉬움이 남는 듯 하지만 ISO LOW 설정 시 약 ISO 64 지원하며 이를 보완했다. OM-D E-M1 Mark Ⅱ의 고감도 촬영 능력의 발전은 여타 브랜드의 그것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손떨림 보정 기능이 탁월한 올림푸스의 카메라에 고감도 촬영 능력까지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삼각대가 필요 없는 카메라가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아직은 고감도 촬영 능력은 대만족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화질 면에서 가장 돋보이는 기능은 50M 고해상도 촬영 모드로,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0.5픽셀단위로 센서를 움직이며 동일한 장면을 8회 중복 촬영해 50M 화소의 고해상도 사진을 만들어 낸다. 센서의 물리적 한계를 초월해 고해상도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OM-D E-M1 Mark Ⅱ의 기술이다. 실제로 촬영해 본 결과 시간차를 두고 촬영되었기 때문에 움직이는 피사체의 경우 이미지에 동체 잔상이 남는다. 제품 촬영 혹은 풍경 사진을 위해 개발된 것으로, 고해상도 이미지 촬영을 원하는 유저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선사할 것이다.

TruePIC VIII 이미지 프로세서.
TruePIC VIII 이미지 프로세서.

올림푸스의 손떨림 보정 시스템은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보정치를 자랑한다. 이미 3년 전 발매된 전작의 5 Step 손떨림 보정 시스템은 최근 출시되는 타사의 현행 기종을 압도할 정도. 하지만 OM-D E-M1 Mark Ⅱ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손 떨림 보정 시스템의 미래를 제시한다. 모든 방향에서 흔들림을 보정하는 바디 내장형 5축 손 떨림 보정 기능만으로 5.5 Step의 보정치를 갖는다. 렌즈에 탑재된 손 떨림 보정 시스템과 함께 적용하면 그야말로 경악할만한 6.5 step의 손 떨림 보정 기능이 작동한다. (M.ZUIKO DIGITAL ED 12-100mm F4.0 IS PRO 사용시) OM-D E-M1 Mark Ⅱ의 손 떨림 보정 시스템은 올림푸스의 자랑이자 카메라 진보의 기념비적 작품이다.

 

OM-D E-M1 Mark Ⅱ로 촬영한 재즈 클럽

 

소규모 공연장 촬영은 광량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OM-D E-M1 Mark Ⅱ의 고감도 성능과 손 떨림 보정 시스템은 공연 촬영에 큰 효과를 발휘했다. 실제로 촛불을 촬영한 사진의 경우 셔터스피드는 1/2초로 1/125초에도 핸드블러가 생기는 기자의 수전증을 말끔하게 고쳐줄 만큼 탁월한 능력을 발휘 했다. 렌즈는 M.ZUIKO DIGITAL ED 12-100mm F4.0 IS PRO를 사용했는데 이 렌즈를 사용하면 6.5 step 손떨림 보정이 가능하다.

 

전속력으로

OM-D E-M1 Mark Ⅱ는 모든 기능이 고속이라는 키워드로 연결된다. 고속 연사 능력은 그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특징이다. AF/AE 고정 시, 전자식 셔터로 최대 60fps, AF/AE Tracking시 최대 18fps 촬영이 가능하다. 플래그십 DSLR 카메라를 상회하는 연사 속도는 고속 AF 시스템과 연계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낸다. AF 시스템은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설계 방식을 적용했다. 121개 크로스 AF 포인트는 S-AF 시 위상차 AF와 콘트라스트 AF을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작동해 보다 정확하고 빠른 AF 성능을 기대할 수 있으며, 피사체를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C-AF 모드에서는 위상차 방식으로 AF 검출이 이뤄진다. AF 시스템의 전반적인 신뢰성과 속도 면에서 큰 발전이 엿보인다. 여기까지만 보면 단순한 알고리즘의 변화로 생각하기 쉽지만. 올림푸스는 조작성을 대폭 개선해 향상된 AF성능을 최대한 이끌어 내기위해 고심했다.  먼저 C-AF의 감도 설정이 가능해졌다. 피사체의 이동 방향, 피사체의 속도, 촬영 장면의 장애물 유무에 따라 총 4단계로 감도 조절이 가능하다. 또한 측거 영역의 다양성이 확대된 것도 반가운 소식이다. 5포인트 그룹 타겟이 그것. 전작의 9포인트 그룹 타겟의 경우 AF검출 범위가 넓어 작은 피사체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5포인트 그룹 타겟 지원으로 보다 세밀한 AF 검출이 가능해졌다. 최근 각 제조사의 최신 미러리스 카메라에 유행처럼 탑재되고 있는 AF 타겟팅 패드 역시 추가됐다. 뷰파인더 촬영 시 카메라 후면 LCD 창을 터치하거나 드레그해 손쉽고 빠르게 AF 포인트를 전환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뷰파인더에 익숙한 사용자의 경우 LCD 창보다 뷰파인더를 선호한다. 최근 출시되는 하이앤드 미러리스 카메라 추세는 EVF를 탑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LCD 디스플레이보다 촬영 집중도면에서 낫다는 평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LCD 디스플레이 촬영은 터치 AF라는 편리한 기술을 동반한다. 역시 포기하기에는 아쉬운 기능이다. AF 타겟팅 패드는 뷰파인더 촬영과 LCD 디스플레이 촬영의 장점을 혼합한 새로운 촬영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OM-D E-M1 Mark Ⅱ 역시 이 기능을 놓치지 않았다. 또 하나 주목해야할 변화 포인트는 전자식 뷰파인더다. 다소 채도가 과장되는 경향을 확인 할 수 있었지만 최고 프레임 레이트 120fps로 고속 주사율을 자랑한다. 타임랙이 거의 없어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고속 연사로 촬영하더라도 끊김이 적다. 피사체 추적 면에서 실수할 일이 없을 정도. OM-D E-M1 Mark Ⅱ는 카메라 조작계 전반을 완전히 이해하고 촬영을 나서기엔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매뉴얼을 충분히 숙지하고 카메라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면 ‘고속’이라는 키워드를 카메라에 절묘하게 녹여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OM-D E-M1 Mark Ⅱ로 촬영한 아쿠아리움

아쿠아리움 촬영은 OM-D E-M1 Mark Ⅱ의 수중 촬영 능력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 촬영에 사용된 카메라 AF모드는 C-AF로 위상차 AF를 지원해 빠르게 피사체를 포착하는 능력을 발휘한다. 트래 킹 감도 조절 역시 큰 효과를 발휘 했는데 본 촬영은 –1(Tight)와 –2(Tight) 감도가 유효했다. 특별한 경험은 이 카메라의 동체 추적 AF 능력이다. 수중 촬영에 특화된 브랜드답게 작은 물고기부터 사람에 이르기까지 매우 똑똑한 동체 추적 능력을 보여준다. 

게다가 OM-D E-M1 Mark Ⅱ 뛰어난 연사 능력은 동영상 촬영을 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촬영자는 그저 프레임 안에 피사체를 넣으면 된다. 동체 추적 AF는 피사체가 프레임 밖으로 벗어나면 색상이 빨간색으로 변한다. 이럴 경우 LCD 디스플레이를 터치하거나 앵글을 조금만 이동시키면 피사체를 놓치지 않고 추적한다.

 

어떤 필드에서도

센서 크기를 줄인 마이크로 포서드 카메라는 바디와 렌즈의 크기를 소형 경량화 할 수 있는 설계상 이점을 갖는다. 같은 초점 거리의 렌즈라도 DSLR 카메라용 렌즈의 절반 정도로 크기로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이 점을 올림푸스는 노련하게 활용해왔다. 수중촬영 분야에서 올림푸스는 독보적인 영역을 갖고 있는 파워 브랜드다. 프로페셔널 필드에 맞춘 맞춤형 기능을 제공하고 전문가용 수중 하우징 시스템을 신제품 발매와 함께 내놓아 전문 수중 촬영 분야에서 높은 호응을 얻어낸 것이다. OM-D E-M1 Mark Ⅱ역시 프로 사진가의 수중 촬영에 대응하는 수심 60m의 수중 촬영용 시스템을 선보였다. OM-D E-M1 Mark Ⅱ의 핸드헬드 4K 동영상 촬영 역시 수중 4K 촬영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설명한 강력한 5축 손떨림 보정 시스템과 동영상 전용 전자식 이미지 보정 시스템을 조합하면 핸드헬드 수중 4K 촬영이 가능하다. 바야흐로 바다 속 4K 시대가 열린 것이다.

OM-D E-M1 Mark Ⅱ의 수중 촬영 시스템
OM-D E-M1 Mark Ⅱ의 수중 촬영 시스템

작은 크기의 콤팩트 카메라는 기동성에 비해 내구성과 신뢰성이 떨어진다, 반대로 아웃도어 카메라를 콘셉트로 출시된 카메라 대부분은 높은 내구성은 확보 했지만 이미지 품질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OM-D E-M1 Mark Ⅱ 아웃도어 카메라의 기준을 재정립한다. 마이크로 포서드 특유의 콤팩트한 바디 사이즈와 함께 방진, 방적, 방한 요소를 갖춘 것이 결정적이었다. 바디 곳곳에 빈틈없이 웨더 실링이 적용돼 모래, 먼지, 물의 침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수중뿐만 아니라, 육지의 어떤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높은 신뢰성을 확보한 것이다.

 

결론

OM-D E-M1 Mark Ⅱ는 보기 드물게 개성이 강한 카메라다. 최근 발매된 대부분의 카메라는 전천 후 카메라라는 명목 하에 오로지 스펙 경쟁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아쉬움이 많았다. 기자가 OM-D E-M1 Mark Ⅱ를 개성이 강한 카메라라고 표현한 이유는 전문화된 필드에서 활약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카메라의 강력한 손떨림 보정 시스템과 고속 연사 촬영 능력은 다이내믹한 촬영 환경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 분명하다. 생태 사진, 스포츠 사진, 보도 사진은 물론이고 전문 수중 촬영 분야와 아웃도어 분야처럼 바디 신뢰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촬영 분야에서 탁월한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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