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 500mm F4 DG OS HSM
멀리 있는 피사체를 카메라로 당겨 찍을 수 있는 것은 초망원렌즈만의 특권이다. 초망원 렌즈일수록 무게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촬영된 사진을 확인하는 순간, 이내 마음이 편해지곤 한다. SIGMA에서 선보인 스포츠 500mm F4 DG OS HSM은 아웃도어 촬영에 최적화된 렌즈다. 방진방적은 물론이고 렌즈 묘사력이 좋아 고성능의 초망원 서드파티 렌즈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그 성능과 이미지를 직접 알아봤다.
글•사진 | 유진천 기자
야외촬영 최적화
초망원 렌즈를 이용한 촬영의 피사체는 주로 스포츠나 야생동물이다. 망원 렌즈는 야외에서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렌즈가 손상되거나 오염될 위기가 많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이 렌즈는 연결 부위를 실링 처리하고 렌즈 주변부는 고무재질로 완충 처리했다. 경통을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들어 무게는 상대적으로 경량화하면서도 내구성은 챙겼다. 같은 목적으로 렌즈 후드를 카본 파이버(Carbon Fiber)로 만들었다. 전면 렌즈의 경우 발수와 발유 코팅이 돼있어 악천후 등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무거운 렌즈를 야외에서 활동할 수 있게끔 SIGMA 500mm F4만을 위해 소프트 케이스를 기본 제공한다. 가방 형태로 만들어진 케이스는 렌즈를 안전히 지켜줄 뿐만 아니라 무거운 초망원렌즈를 가지고 이동할 때의 부담을 덜어준다.
뛰어난 퍼포먼스
시그마 500mm F4는 11군 16매의 렌즈로 구성돼있다. 시그마의 기술이 담긴 특수 저분산 유리(FLD) 2매, 저분산 유리(SLD) 1매로 렌즈의 해상력을 유지하면서 수차와 색수차를 보정했다. HSM(Hyper Sonic Motor)을 채용해 이전 모델보다 빠른 AF가 가능해져 스포츠 렌즈로서의 활용도 역시 높아졌다. OS기능을 지원해 최대 4스톱까지 손떨림을 보정한다. 장망원 렌즈의 무게를 고려하면 장시간 핸드 헬드 촬영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모드1에서는 이런 촬영에 안정감을 더해준다. 모드2는 움직이는 물체를 패닝 샷으로 담아낼 때 수평과 수직의 급격한 변화를 잡아준다.
효율적인 부가기능
AF와 관련된 부가기능도 있다. 3.5-10m, 10m-무한대, 전영역(무한대)으로 AF검출영역을 선택할 수 있다. 렌즈 자체에 AF 버튼이 있어 미리 초점을 설정하고 불러올 수 있다. SIGMA 500mm F4 전용 소켓은 삼각대에 설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90도 클릭 시스템도 채용했다. ON으로 설정해 놓으면 90도마다 딸깍 거리는 감각 버튼으로 알 수 있다. 이를 활용해 가로 촬영과 세로 촬영 간의 각도 조정 시 빠른 전환이 가능하다.
실제 촬영을 진행해보니 최대 개방인 F4 값에서는 약간의 비네팅이 발생했다. 한 스톱에서 두 스톱 정도 조리개를 조여주면 주변부가 어두워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촬영이 진행된 경륜장과 경마장 모두 피사체가 빠르게 이동하는 것을 고려했다. 경마장의 경우 자연광을 사용할 수 있어 셔터스피드를 설정하는 것이 조금 더 여유로웠다. 경륜장에서의 촬영은 실내의 광량이 부족한 편이라 어쩔 수 없이 ISO감도를 높였고, 셔터스피도 자연광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리게 맞췄다. 시그마 500mm F4의 포커스 속도는 카메라의 추적기능을 충실히 따라왔고 각각 경주마와 경륜 주자들이 속도를 높이는 구간에서도 어렵지 않게 움직임을 잡아냈다. 최대개방으로 잡아낸 피사체 이외의 물체 주변부는 부드럽게 흐려졌다.
대구경 초망원 렌즈의 경우 높은 가격대로 인해 성능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 렌즈는 서드파티라는 선입견을 넘어 고성능 렌즈 설계와 광학 성능, 출중한 이미지 결과물로 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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