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APS-C 포맷 SLR 카메라가 만났다

CANON 7D Mark Ⅱ
CANON 7D Mark Ⅱ
NIKON D500
NIKON D500

지난 수 년간 캐논은 가벼운 바디에 좀 더 작은 센서가 달린 카메라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하이엔드 APS-C 포맷 SLR 카메라를 선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 니콘에서 D500 모델을 내놓으면서 판도가 바뀌게 되었다. 캐논 7D Mark II가 정면 대결을 걸어오는 맞수를 만났다. 우리는 이 두 기종을 비교해 보기로 결정했다.

 

기능

7D Mark II는 2014년 2월에 처음 세상에 나왔다. 하지만 최근 발매된 D500과 센서 화소수가 비슷하다. 각각 2020만 화소, 2090만 화소로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D500에는 광학 로우 패스 필터가 없어 디테일을 좀 더 잘 잡아낼 수 있는 반면 모아레 패턴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스포츠 사진이나 동적인 피사체를 잘 담아내는 것이 이 두 카메라의 주된 목적이다. 따라서 두 카메라 모두 고성능 자동초점 시스템이 탑재돼 있으며, 자동초점의 측거점 또한 많은 편이다. 니콘은 이 부분에서 캐논보다 조금 더 앞서나간 모습을 보였다. D500은 153점식 자동초점 시스템을 사용한다. 다만 이 중 55개만 별도로 선택 가능한 측거점이다. 다른 98점은 보조 측거점이다.(총 153점 중 99점이 교차식으로 감도가 조금 더 높고, 이들 중 15점은 렌즈와 텔레컨버터 조합에 조리개값을 f/8 수준으로 작게 설정했을 때에도 작동하여 선택의 폭을 넓혀 준다.) 선택 가능한 55개 측거점 중 35개가 교차식이고, 이들 중 9개가 f/8 수준에서도 충분한 감도를 보인다. 니콘은 자사의 자동초점 시스템 감도가 -4EV 조건에서도 충분한 성능을 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캐논 7D Mark II에 탑재된 자동초점 시스템의 측거점은 총 65개소에 불과하지만 모두 개별 선택이 가능한 교차식이라는 장점이 있다. 중앙 측거점은 이중교차(듀얼크로스)식으로, 최대 조리개값이 f/2.8이나 그 이상에 달하는 렌즈를 사용할 때 이용하면 정확도가 더욱 향상된다. 조리개값을 f/2.8~f/8 수준으로 조정했을 때에는 이들 또한 일반 교차식 측거점으로 작동한다. 캐논은 이 시스템의 감도가 -3EV라고 주장한다.

종합하자면, 7D Mark II는 더 많은 선택 가능한 측거점을 제공하는 한편 D500 은 더욱 감도가 높은 초점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어, 텔레컨버터를 사용할 때 사용 가능한 자동초점 측거점이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두 카메라 모두 연속 자동초점 기능을 이용해 시작 측거점을 지정한 뒤 피사체가 움직이면 그 움직임을 따라 초점의 측거점 또한 자동으로 변경되도록 할 수 있다. 스펙 상으로는 캐논의 연속 자동초점 기능의 정확도가 더욱 높은 것으로 나온다. 선택된 측거점을 기준으로 상하좌우에 바로 붙어 있는 다른 네 개의 측거점을 대체점으로 제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총 5개 측거점을 교차하여 사용). 그러나 니콘의 25점식 다이나믹 기능은 선택된 측거점을 기준으로 사선상에 위치한 4개의 측거점을 대체점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3×3크기의 측거점을 만들고, 그 주변에 16개의 비선택적 측거점을 배치하는 형태이다. 프레임 내 피사체의 위치에 대한 대략적인 개념만 있을 때 이를 보정해 줄 수 있는 넓은 커버리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존 포커싱(Zone Focusing) 기능과 자동선택 기능 또한 포함되어 있다.

스포츠 사진을 촬영할 때에 매우 유용한 고속 연사 기능도 있다. 7D Mark II는 더 일찍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D500과 동등한 수준의 연사력을 보여 준다. 두 카메라 모두 완전 자동초점 기능과 미터링 기능을 이용해 초당 10장까지 연사 촬영할 수 있다. 다만 D500은 14비트 무손실 압축 RAW 파일로 200장까지 촬영 및 저장할 수 있는 반면 7D Mark II는 최대 31장까지만 촬영할 수 있다. RAW 파일로 촬영하기를 포기하고 바로 JPEG 파일로 저장하도록 설정하면 한 번에 최대 1,090장의 사진을 연속으로 촬영할 수 있다.

두 카메라는 화소 수는 비슷하지만 D500 쪽이 디테일 표현 면에서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인다.
두 카메라는 화소 수는 비슷하지만 D500 쪽이 디테일 표현 면에서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인다.

니콘 D500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저조도 상황에서의 성능이다. 상용 감도가 ISO 100-51,200 수준이다. 다섯 개의 추가적인 확장 옵션이 마련되어 있어 최대 ISO 1,640,000의 감도 수준으로 확장할 수 있다. APS-C 포맷 DSLR 카메라의 감도로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7D Mark II의 상용 감도는 ISO 100-16,000 수준이다. 확장 감도는 ISO 51,200 수준이다. 이는 D500의 최대 기본감도이다. 둘 다 풀 HD급 화질의 영상을 촬영할 수 있지만 4K 화질은 D500만 지원한다. 이 덕분에 니콘 카메라가 상당한 추가 점수를 얻었다. 다만 비디오나 라이브뷰 모드에서 사용되는 자동초점 기능은 오로지 콘트라스트 AF 방식으로 작동된다. 캐논 카메라는 위상차 AF 방식을 이용해 훨씬 빠른 듀얼픽셀 자동초점 기술을 적용했다. 7D Mark II가 아쉬운점 하나는 내장된 Wi-Fi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GPS 유닛은 장착되어 있다.) 반면 니콘 D500은 저전력 블루투스 통신기술을 이용하는 스냅브리지 Wi-Fi 시스템을 이용해 카메라와 스마트 기기를 상시 연결된 상태로 둘 수 있다. 최대 2MP급의 이미지를 카메라가 꺼진 상태에서도 자동적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전송할 수도 있다.

 

구조 및 조작성

두 카메라는 사이즈나 형태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D500이 조금 더 덩치가 큰 느낌이 든다. 그런데 스펙상 D500 쪽이 150g 더 가벼운 것으로 나타난다. 이 정도의 무게 차이는 체감 상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다. 7D Mark II나 D500이나 매우 강인한 인상을 보여준다. 두 모델 모두 방수방진 설계가 적용돼 있다.

조작부 설계는 각 제조사의 특징이 잘 드러났다.

7D Mark II는 상판 왼쪽에 모드 선택 전용 다이얼이 부착된 구조이며, D500은 노출 모드를 지정할 때 후면의 커맨드 다이얼과 조합해 사용해야 하는 버튼이 별도로 달려 있는 구조이다. D500의 상판 왼편에 달린 것은 드라이브 모드 선택 다이얼이다. 7D Mark II의 드라이브 모드 설정은 버튼과 퀵 컨트롤 다이얼을 이용해서 이루어진다.

두 카메라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역시 후면 스크린이다. 7D Mark II의 후면 스크린은 고정형이지만 D500의 스크린은 틸팅 브라켓에 부착되어 있어 로우 앵글이나 하이 앵글 등 풍경사진 촬영 시 특수한 상황에도 대응하기 쉽도록 돼있다. 장면 구성에 스크린을 자주 사용하는 비디오 촬영작가들이 특히 이 기능을 좋아할 것이다. 브라켓은 튼튼하게 잘 만들어져 있어 장기간 사용해도 기능상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D500의 후면 스크린은 3.2인치로, 대각선 길이가 7D Mark II보다 0.2인치 더 길다. D500의 스크린은 터치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또 다른 특징이 있어 조작성을 더욱 높여 준다. 아쉽게도 설정을 조작하거나 스크린을 탭하는 것으로 메뉴 전환을 하는 기능도 없다. 그래도 라이브 뷰 모드나 동영상 모드로 촬영할 때 자동초점 측거점을 지정하는 데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밀거나 당기는 것으로 이미지를 스크롤할 수도 있고, 더블 탭하는 것으로 확대해 이미지의 선명도를 확인할 수도 있다.

스크린과 관련된 또 다른 차이점은 니콘 스크린이 235만 9천 화소로 캐논의 104만 화소 스크린에 비해 훨씬 더 선명해 디테일을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미지를 확대해 초점이나 선명도를 확인할 때에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두 카메라는 화소 수는 비슷하지만 D500 쪽이 디테일 표현 면에서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인다.

 

7D Mark II로 동영상 촬영을 할 때 자동초점 기능이 부드럽게 작동한다. 니콘 D500은 이 부분이 다소 아쉽다.
7D Mark II로 동영상 촬영을 할 때 자동초점 기능이 부드럽게 작동한다. 니콘 D500은 이 부분이 다소 아쉽다.

이미 다들 예상하고 있듯, 두 모델의 뷰파인더는 모두 화면을 충분히 크고 밝게 보여준다. 촬영해 보면 니콘 카메라의 자동초점 측거점이 화면의 모서리 부분으로 조금 더 확장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수직 방향 분산도가 더 커 알아차리기 쉽다.

두 카메라 모두 자동초점 측거점을 지정하기 위한 전용 제어체계가 마련돼있다. 7D Mark II의 측거점 조정은 버튼을 누른 뒤 조이스틱 형태의 콘트롤러를 이용해 선택 가능한 측거점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메뉴에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옵션이 따로 마련돼있다. 그러나 꽤나 불만족스러운 점도 존재한다. 하지만 측거점을 바꾸려면 셔터 버튼을 반쯤 눌러 자동초점 시스템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측거점을 옮길 때에는 조이스틱 콘트롤러를 밀었다 놨다 하는 행동을 반복해야 한다. 한 쪽으로 쭉 밀고 있다고 해서 한 번에 여러 개의 측거점을 옮기지 못하는 것이다.

 

 

성능

해상도 시험 결과는 꽤나 흥미로웠다. 두 카메라 모두 화소 수가 비슷하지만 D500쪽이 디테일을 잡아내는 능력이 다소 뛰어났다. 7D Mark II를 상대로 특별히 더 앞서는 것은 아니지만 광학 로우 패스 필터가 없는 영향인지 피사체의 테두리 부분이 꽤 명확하게 나타났다.

감도를 바꿔 가면서 촬영한 이미지를 비교해 본 결과, 두 카메라 모두 비슷한 수준의 노이즈가 나타났다. 7D Mark II가 최대 확장 감도인 ISO 51,200에서도 노이즈 수준을 동등하게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캐논 7D Mark II의 자동초점 시스템 성능은 매우 뛰어나다. 움직이는 피사체를 빠르고 선명하게 잡아낼 수 있고, 대부분의 상황에서 초점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D500쪽이 조금 더 재빠르게 작동한다.

초점 작동에 필요한 피사체의 대비 수준도 매우 낮다. 피사체를 잡아내는 속도도 조금 더 빠르고, 초점 적중률도 약간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7D Mark II로 동영상 촬영을 할 때에는 자동초점 기능이 부드럽게 작동한다. 니콘 D500은 이 부분이 다소 아쉽다.

특히 라이브뷰나 동영상 모드로 바꾸면 7D Mark II의 듀얼픽셀 자동초점 기술 덕분에 더욱 부드럽고 빠르게 자동으로 초점을 조절해 준다. D500의 콘트라스트 AF 시스템은 그 성능이 7D Mark II에 비해 떨어진다. 물론 대부분의 동영상 촬영작가들은 수동초점을 사용하겠지만, 7D Mark II를 사용할 때에는 그런 수고를 어느 정도 덜 수 있다.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캐논과 니콘의 다목적 측광 시스템을 사용했는데 각각 약간의 노출 보정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했다. 다만 이런 상황 자체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두 카메라 모두 시스템이 잘 작동하여 노출값 보정을 자주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D500의 시스템이 밝은 피사체와 궁합이 잘 맞는 모습을 보였다.

D500의 자동 화이트밸런스 시스템은 중간 정도에서 차가운 느낌을 내는 결과물을 내는 반면 7D Mark II의 이미지는 따뜻한 느낌을 내는 결과물이 나왔다. 둘 다 거부감이 들 정도로 심하지는 않고, 차이가 큰 수준은 아니다. 두 카메라로 찍은 결과물은 나란히 놓고 비교하도록 하면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 예상된다.

(출처: 영국 Digital Camera / 편집•정리: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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