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DEGREE IMAGING & VR

큰 이미지를 실감나는 사진과 영상으로 바꾸다

요즘 가상현실이 사진, 영상 분야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기술이 사진 역사에 있어서 큰 획을 그을 것인지 아니면 잠깐 스치듯 지나가는 현상에 그칠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구글, 페이스북, 니콘, BBC 까지도 360° 이미지와 가상현실(VR) 시장에 뛰어들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가상현실 이미지는 엄청나게 비싼 카메라 장비를 가지고 공들여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과 간단한 뷰어만 있으면 될 정도로 발전했다. 360° 이미지와 VR이 일부 혼용돼서 사용되고 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구분될 필요가 있다. 360° 이미지 혹은 영상은 근본적으로 어떻게 장면을 보느냐 보다는 어떻게 장면을 찍었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다시 말해 360° 촬영 이미지는 한 곳에 서서 주변 환경을 둘러보고 움직일 수는 있지만 그 곳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이미지 안에서 사용자는 홀로 서 있을 뿐이고, 삼각대에 설치된 카메라 혹은 하늘을 가르고 있는 스카이다이버의 손에 들린 카메라 같이 고정된 지점에서 촬영된 풍경을 바라볼 뿐이다.

이에 비해 VR(Virtual Reality)은 컴퓨터 등 인공적인 기술로 만들어낸 실제와 유사한 특정 환경이나 상황을 구현하는 기술 자체를 가리킨다. VR은 상호작용을 통해 사용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VR 기기인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는 사용자의 머리에 장착하여 시각적 가상 현실을 구현하는 입체 영상 표시 장치인데 이를 통해 360° 이미지를 보다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360° 이미지나 영상을 보는 데에 특화된 별도의 장비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컴퓨터를 이용해 이미지를 이리저리 스크롤 하는 것만으로도 카메라의 위아래까지 간단하게 둘러볼 수 있다. 구글 스트리트 뷰를 사용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실감 이미지: 360° 사진은 감상자가 해당 장면을 이리저리 둘러볼 수 있도록 한다. 구형 360 파노라마는 카메라의 위아래까지 모두 볼 수 있어 원통형 파노라마나 수평 360 파노라마에 비해 훨씬 더 실감나는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실감 이미지: 360° 사진은 감상자가 해당 장면을 이리저리 둘러볼 수 있도록 한다. 구형 360 파노라마는 카메라의 위아래까지 모두 볼 수 있어 원통형 파노라마나 수평 360 파노라마에 비해 훨씬 더 실감나는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다시 말하자면 VR 헤드셋을 이용해 360° 사진과 영상을 볼 수 있는 셈이다. 바로 이 지점이 VR 기술과 360° 이미지 기술 간의 교차점을 만들어내는 지점이며, 이 두 기술이 동시에 언급되도록 하는 주된 요인이다. VR 헤드셋은 바깥 세계로부터 완전히 차단될 수 있도록 해 주고, VR에 최적화된 360° 사진이나 영상은 3차원 효과를 발생시켜 더욱 몰입할 수 있는 실감나는 환경을 조성한다. 특히 해당 환경에서 발생할 법한 소리를 재생하는 헤드폰도 사용하면 그 느낌이 더욱 강렬해진다.

360° 사진 및 영상을 촬영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스마트폰으로는 360 Panorama나 Cardboard Camera와 같은 앱을 사용하면 된다. 아니면 360° 촬영 전용으로 발매된 니콘의 KeyMission 360과 같은 카메라를 사용하는 방식도 있다. 최적의 품질을 뽑아내려면 역시 DSLR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각 방식은 모두 장단점이 있다. 그냥 즐겁게, 빠르게 촬영하려면 스마트폰과 앱을 조합하는 방식이 가장 좋다. 다만 이 방식의 문제점은 360° 촬영을 위해 실제로 한바퀴 빙 돌아야 한다는 점이고. 이렇게 도는 과정에서 양쪽 끝의 이미지가 잘 맞지 않아 어색한 부분이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구형 360°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니 스마트폰과 앱을 사용하면 수직 방향 이미지 디테일이 떨어지는 수평 방향 파노라마 이미지만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360° 전용 카메라를 사용하면 버튼 한 번으로 간단하게 촬영할 수 있어 스마트폰 앱보다 편의성이 크게 늘어난다. 일부 카메라는 양면에 약 180°의 화각을 가진 렌즈를 부착하여 상하좌우 180°에 이르는 범위를 촬영한 뒤에 이를 합쳐 구형의 이미지를 형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360° 카메라가 완벽한 수직 360°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구입하기 전에 확실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 방법은 충분한 시간이 있을 때에나 시도해볼 법한 것이다. DSLR 카메라를 가지고 360° 파노라마 이미지를 촬영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전용 360° 카메라에 비해서 그 절차가 훨씬 길고 복잡하지만, 최종 결과물은 그 길고 복잡한 절차를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

 

구글 카드보드
스마트폰과 구글의 뷰어를 이용한 VR 체험

360° 이미지와 VR의 미래 기술력을 잠시 맛보는 수준에서라면 구글이 만들어 낸 카드보드로도 충분하다. 구글 카드보드는 스마트폰을 카드보드지로 만든 마운트에 올리는 것만으로 간단히 VR 헤드셋 역할을 해준다. 가격도 저렴해 VR 체험을 하기에 부담도 적다.

구글 카드보드를 사용하려면 지정된 대로 보드를 접고 렌즈를 부착하고 스마트폰을 끼워 넣으면 된다. 이 뷰어의 원리는 간단하다. 스마트폰의 화면을 좌우로 나눠 각각의 영상이 한 쪽 눈으로만 들어갈 수 있게 해 3차원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구글 카드보드는 구글이 직접 판매하지는 않으며 누구나 규격에 따라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구글은 가상현실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함께 내놓고 있다. 매우 저렴하면서도 많은 앱이 무료로 제공된다. 온라인상에서 잠깐 검색만 해봐도 카드보드와 호환되는 형태의 더욱 튼튼한 플라스틱제 헤드셋을 많이 볼 수 있다.

Illustrations: Andy McLaughlin Image: Shutterstock / Manamaria
Illustrations: Andy McLaughlin Image: Shutterstock / Manamaria

 

카드보드 카메라

구글은 VR 컨텐츠를 이용하는 데에 필요한 카드보드 앱만 만드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수평 방향 360° 파노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카드보드 카메라 앱도 개발했다. 화면에 뜨는 지시대로 천천히 한 바퀴 돌면 된다. 그러면 카드보드 카메라 앱이 카드보드 호환 이미지를 생성해 준다. 카드보드 카메라 앱에 더하여 구글 스트리트 뷰 앱으로 카드보드와 호환되는 360° 파노라마 이미지를 볼 수도 있다.

 

VR 뷰어

이 사진은 카드보드 모드에서 360° 파노라마가 어떻게 재생되는지 보여준다. ‘합쳐진’ 결과를 보기 위해서는 카드보드 뷰어가 필요하다.

 

360° 이미지 촬영
최고 품질의 360° 사진을 원한다면 디지털 카메라와 삼각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DSLR 카메라나 미러리스 카메라를 이용하여 360° 파노라마 이미지를 촬영하면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때보다 디테일을 더욱 확실하게 잡아내 준다. 다만 DSLR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할 때에는 스마트폰이나 360° 촬영 전용 카메라를 가지고 버튼 한 번 눌러 원하는 모든 것을 한 방에 찍는 대신 기존 렌즈를 가지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촬영을 진행해야 한다. 파노라마의 각 부는 각자 다른 프레임으로 촬영해야 하며, 촬영된 각 이미지 간에 겹치는 부분이 충분히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하나의 파일로 만들기가 쉽기 때문이다. 일관적인 이미지를 얻어내기 위해서 노출과 초점, 화이트밸런스 세팅을 모두 수동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점도 있다. 과정을 간단히 하고 싶다면 어안렌즈를 사용하여 촬영한 다음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고 겹치는 방식을 쓸 수도 있다. 이미지를 촬영한 뒤 처리하는 과정에는 팩터링 절차가 남아 있다. 이미지를 한데 모아 파노라마 이미지로 만드는 소프트웨어는 여러 종류가 있어 취향껏 선택할 수 있다. PTGui, Autopana가 대표적이다. 물론 포토샵을 이용해서 360° 파노라마 사진을 만들 수도 있다.

 

위와 아래
구형 360° 파노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미지의 바닥과 천장을 구성할 부분까지 촬영해야 한다.

삼각대 및 헤드
DSLR 카메라로 360° 이미지를 촬영할 생각이라면 파노라마 헤드와 평평한 베이스를 만들어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해상도
어안렌즈를 이용하면 촬영해야 하는 사진의 수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해상도를 늘리고 이미지의 확대율을 높이려면 광각 렌즈를 사용해야 하고, 더 많은 사진을 촬영해야 한다.

 

360° 촬영 전용 카메라
렌즈를 살 돈이면 독립형 올라운드 카메라를 살 수 있다.

많은 종류의 360° 카메라가 시장에 출시되어 있다. 버튼 한 번 누르는 것으로 정지 화상이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는 편의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360° 카메라가 스마트폰을 확실하게 앞서는 장점은 촬영 도중 카메라를 움직일 필요가 없고, 상대적으로 스마트폰에 비해 훨씬 더 나은 품질의 이미지를 만들어 준다는 점이다. 삼성 기어 360이나 니콘 키미션 360과 같은 카메라는 이에 호환되는 스마트폰과 앱이 필요하다. 인스타360 나노처럼 폰에 연결하면 별도의 앱 없이도 즉시 360° 카메라로 작동하는 방식의 카메라도 있다.

다만 이런 극단적인 시야를 보유한 카메라가 불리함을 안고 있는 부분도 있다. 촬영된 정지화상이나 영상의 다이내믹 레인지가 극단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카메라가 적절한 ‘중간’ 노출값을 찾는 과정에서 밝은 곳은 과노출되고 어두운 곳은 과소노출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스마트폰 앱에 이를 제어하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출을 보정하거나 다른 세팅을 창의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데는 제한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360° 카메라 컬렉션
360° 카메라는 튼튼하게 생긴 액션 캠에서 동글동글한 웹캠 스타일까지 다양한 모양과 크기로 나온다. 아래 우리가 선택한 4개의 작은 컬렉션은 그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니콘 KeyMission 360

이 니콘의 튼튼한 카메라는 4K 영상과 23.9MP 해상도의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으며, 매우 튼튼하게 만들어졌다.

 

리코 Theta S

리코의 작은 스틱형 360 카메라는 5,376 x 2,688 해상도의 JPEG 이미지와 풀HD 화질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삼성 Gear 360

이 은색 공은 두 개의 15MP CMOS 센서를 부착하여 최대 30MP 해상도의 정지화상을 촬영할 수 있다. 7,776 x 3,888 픽셀급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360Fly 4K

공상과학 소설에서 튀어나온 듯한 기기는 외관에 고무 코팅을 했고, 최대 4K 화질의 영상 및 화상을 촬영할 수 있다. 꽤 괜찮은 전용 스마트폰 앱도 있다.

(출처: 영국 Digital Camera / 편집•정리: 유진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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