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모든 사진작가는 풀프레임 DSLR 카메라를 고를 때 캐논 아니면 니콘 중에서 골라야 했다. 펜탁스는 지난 수 년간 APS-C 포맷 DSLR 카메라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이번 제품은 이들이 처음 만들어낸 풀프레임 카메라다. 두 카메라의 접근방식은 판이하게 다르다. D810은 니콘 특유의 튼튼하고 견고한 내구성에 오랜 시간 갈고 닦아 숙성된 조작부, 방대한 전문가용 렌즈 및 촬영용 액세서리 등을 강점으로 앞세우고 있다.

K-1은 인체 공학적 설계를 도입한 카메라로, 펜탁스의 강력한 SR II 렌즈 시프트 시스템과 같이 독특하고 흥미로운 기능으로 무장했다.

 

 

기능

K-1은 독특한 센서 시스템을 가졌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5축 이미지 안정장치다. 거의 모든 펜탁스 렌즈를 사용할 수 있으며, 니콘의 렌즈 기반 VR 시스템보다 더 큰 움직임에도 대응할 수 있다. 펜탁스는 이 시스템을 이용해 셔터스피드 측면에서 거의 5스탑에 달하는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두 카메라 모두 센서 앞에 안티앨리어싱 필터를 장착했다. 이 필터를 제거하면 세세한 디테일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모아레 현상이 발생할 위험성 또한 커진다. D810으로 촬영한 사진에서 모아레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차후에 소프트웨어로 보정할 수 있다. 반면 K-1은 안티앨리어싱 시뮬레이션 모드가 별도로 내장되어 있다.

SR 메커니즘은 자동레벨 모드를 이용해 기울어진 수평선을 맞출 수 있을 만큼 큰 움직임에도 대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 모드는 저조도 상황이나 독특한 각도로 촬영할 때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K-1의 아스트로트레이서 모드는 카메라에 내장된 GPS 리시버를 이용해 천문 사진을 찍을 때 센서를 움직여 천체의 움직임을 보정하도록 도와 준다. 펜탁스의 픽셀시프트 레졸루션 모드는 서로 분리된 네 개의 노출점에서 연속으로 센서에 내장된 하나의 픽셀시프트로 빛을 보내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센서는 각 픽셀에 완전한 적/녹/청 색상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일반적인 경우 디지털 카메라의 센서는 각 픽셀에서 적/녹/청 색상 데이터만 받은 뒤 다른 색상에 관련된 정보는 보관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두 카메라 모두 스포츠 등 격한 활동을 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능력이 충분하지만 D810 쪽이 초당 5프레임(DX 크롭 모드 사용 시 초당 7프레임) 정도의 속도로 연사할 수 있어 초당 4.4프레임이 한계인 K-1보다 조금 더 낫다. D810의 또 다른 장점은 버퍼 용량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K-1의 셔터 메커니즘 내구성이 더욱 높아 D810의 셔터 수명이 20만 회 촬영에 그치는데에 비해 K-1은 30만 회 촬영까지도 견딜 수 있다.

 

카탈로그 스펙 상으로는 D810이 훨씬 더 정교한 자동초점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D810의 자동초점 시스템은 니콘에서 독자 개발한 51점식 Multi-Cam 3500FX 자동초점 센서에 움직이는 피사체를 잡기 위한 다이내믹 에어리어 자동초점 기능과 그룹 에어리어 자동초점 모드를 추가했다. K-1에 탑재된 자동초점 기술은 비슷한 수의 측거점을 활용하는 33점식 Safox 12 자동초점 센서를 사용하지만 다른 자동초점 센서에 비해 화면을 차지하는 면적이 약 40% 가량 더 넓은 것이 특징이다.

K-1의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GPS 센서 뿐만 아니라 Wi-Fi 기능도 내장돼 있다는 것이다. D810은 이를 외장형 부가 기능으로 제공한다. 또한 최대 ISO 값이 12,800, 확장 시에도 51,200에 머무르는 D810과 달리 기본 최대 ISO 값이 204,600에 이르는 것도 이점이다.

 

구조 및 조작성

니콘의 DSLR 카메라를 사용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D810을 사용하면서 상당히 놀라게 될 것이다. D810은 별도의 노출 모드 다이얼이 달려 있지 않다. 그 대신 셔터 버튼 뒤의 작은 모드 버튼을 누르고 커맨드 다이얼을 돌리는 것으로 노출 모드를 변경할 수 있다.

상단 좌측에는 4방향 화살표키가 부착되어 있다. 기존 니콘 DSLR 카메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배치다. 이와 조합해서 이미지 품질, 측광 패턴, ISO, 화이트밸런스 세팅 등을 변경할 수 있는 버튼도 별도로 달려 있다. 그 주변에 릴리즈 모드 다이얼이 있어 1회 촬영, 저속/고속 연속촬영, D810 특유의 ‘저소음’ 촬영, 미러 업 모드 등 다양한 모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미러 업 모드는 D810의 지연 셔터 릴리즈 모드다. 더욱 부드럽게 작동하는 전자제어 셔터 메커니즘을 이용해 36 메가픽셀급 센서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D810에는 고정식 3.2인치 130만화소급 LCD 디스플레이가 달려있다. K-1의 후면 LCD 디스플레이는 크기는 D810과 비슷하지만 103만 7천 화소 정도로 해상도가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K-1의 후면 디스플레이에는 관절부가 장착되어 있어 상하좌우로 화면을 뽑아내 움직일 수 있다. 플렉시틸트 LCD 디스플레이가 카메라의 시축과 어긋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파격적인 외부 콘트롤부 배치도 눈에 띈다. 일반적인 모드 다이얼, 스마트 다이얼을 상단에 달았다. 스마트 다이얼은 노출 보정, ISO, 드라이브 모드, 브라키팅, HDR 모드 및 기타 모드 설정을 할 수 있다.

주변에는 E-다이얼이 부착돼 있다. 이 다이얼은 독립적인 기능을 하지 않으며, 스마트 다이얼로 설정한 모드나 설정값을 변경하는 데 사용된다.

 

 

성능

펜탁스는 자동초점 기술과 렌즈의 성능 측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다. 최소한 정지된 피사체를 K-1으로 촬영한 결과물은 부드러우면서 선명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러나 움직이는 피사체를 대상으로 촬영한 결과물은 니콘 D810의 정교한 51점식 자동초점 시스템의 성능을 따라가지 못한다. 두 카메라 모두 스포츠 촬영에는 적당하지 않지만 D810쪽이 움직이는 피사체 추적 성능이 더 낫다. 뿐만 아니라 연속촬영 성능 역시 훨씬 나은 모습을 보인다.

K-1에 비해 연사 속도가 상당히 높지는 않지만 D810쪽의 버퍼 용량이 커 연속촬영 지속 능력이 더 뛰어나다. DX 크롭 모드를 사용하면 연사 속도가 초당 7프레임으로 늘어난다.

조명이나 광량이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 K-1의 진가가 드러난다. ISO 3,200이나 그 이상의 감도 설정에서 훨씬 더 깨끗하고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덕분에 저조도 상황에서 선명도 점수는 K-1이 D810에 비해 더 높다.

펜탁스 K-1은 높은 ISO값에서 뛰어난 이미지 품질 성능을 보여준다. 광각 촬영을 했을 때, 펜탁스의 24-70mm 렌즈가 니콘의 동급 렌즈에 비해 화면 가장자리 선명도가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줬다.

동영상 성능을 비교하면 D810이 확실하게 앞선다. 하지만 동영상 촬영이 주된 업무라면 두 카메라를 모두 피하는게 좋다. 이와 무관하게 비교를 하자면 D810은 풀HD급 영상을 60/50p 수준으로 촬영할 수 있다. K-1은 이 정도 속도로 동영상을 촬영하려면 인터레이스 형식으로만 가능하다. D810이 동영상 측면에서 앞서는 또 다른 항목은 영상 촬영 도중 조리개를 전자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과 내장 메모리카드로 저장하거나 HDMI 아웃풋으로 외부로 전송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종합 평가에서 두 카메라 간에 확실한 차이가 있다고 단정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두 카메라는 서로 다른 성격과 성능을 보인다. D810은 전문가들이 사용하기에 좋다. 카메라 자체적으로는 저조도 성능이 K-1에 못미친다는 평가가 있지만, 대구경 렌즈와 다양한 액세서리를 사용할 수 있다. 카메라는 바꿀 수 있지만 렌즈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D810이 앞서는 부분은 바로 자동초점 시스템이다. 동영상 촬영 시 자동초점 성능도 낫다.

K-1은 내장형 안정 기능, 더 높은 ISO 값 성능, 내장형 GPS와 Wi-Fi 기능 등을 앞세워 강력한 올라운더 DSLR 카메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영국 Digital Camera / 편집•정리: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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