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카메라 애호가를 위한

후지필름 인스탁스 미니 70

인스탁스 미니 70은 저렴하고 괜찮은 카메라다. 인스턴트 사진에 입문하기에 비용대비 효율성이 높은 모델이다. 우리가 사용한 것은 카나리 옐로우 컬러 버전이었지만 패션 레드, 스타더스트 골드, 미드나이트 블랙, 문 화이트, 아일랜드 블루의 다섯 가지 다른 색상도 준비되어 있다. 색상에 붙인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축제용 카메라에 가까운 물건이다. 정말 사용하기 쉬운 것이 장점이다. 전원을 넣고 셔터를 누르면 끝이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플래시를 터뜨리고 싶지 않은 상황에서 세워서 촬영할 때 손가락이 플래시를 가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는 모두 다 잘 만들어져 있다. 초점, 노출, 플래시도 모두 자동으로 설정된다. 플래시를 수동으로 조작할 수 없다는 것은 다소 아쉬울 수도 있는 부분이다. 플래시 수동 조작은 미니 90에서 지원한다. 전면부에 작은 셀카용 거울이 붙어 있어 나름 셀카 모드를 갖췄다. 직각형 뷰파인더는 답답한 느낌이 들지만 충분히 쓸 수 있다.

이 카메라가 예술 작품 촬영에 쓰일 만한 물건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간편한 축제용 카메라라는 점에서 인스탁스 70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촬영한 결과물도 라이카 소포트를 포함한 다른 인스탁스 미니 카메라만큼 좋다.

 

후지필름 인스탁스 와이드 300

덩치가 커서 숨기기 힘들다. 인스탁스 와이드 300은 구형 중형 레인지파인더 카메라나 소형 폴딩 필드 카메라 수준으로 큰 모델이다. 기존 인스탁스 미니 대신 인스탁스 와이드 필름 팩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필름 값은 두 배 정도 비싸다. 하지만 크기도 두 배 정도 더 크다. 최신 인스탁스 필름 기술로 그 옛날의 폴라로이드 판형을 가장 근접하게 구현한 셈이다.

딱 보았을 때에 덩치가 크고 매우 어색한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 사용해 보면 꽤 가볍고 그립이 좋아 들고 사용하기가 편하다. 셔터 스위치 주변에 스프링으로 장착되어 있는 스위치로 전원을 넣게 된다. 그러면 95mm 렌즈가 앞으로 튀어나오면서 작동하기 시작한다. 인스탁스 와이드 판형은 디지털 센서보다 훨씬 큰 물건이다. 광각 렌즈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뷰파인더는 덩치에 비해서 작은 편이다. 아이피스와 눈을 맞추는 것부터 연습이 필요한 수준이다. 그것만 제외하면 사용법이 간편하고 매우 훌륭한 결과물을 내 준다. 기존 인스탁스 미니 포맷이 일종의 작은 사진을 만들어낸다면 이 물건은 제대로 된 사진을 찍어 준다고 할 수 있다. 가격 대비 가치도 상당한 편이다.

 

임파서블 I-1

임파서블 I-1은 피라미드와 우주선을 붙여 놓은 것처럼 생겼다. 오리지널 폴라로이드 판형을 사용하는 유일한 최신 카메라라는 특징이 있다. 렌즈 주변에 붙은 플래시는 부드러운 느낌이 드는 인물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게 해 준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구식의 느낌과 최신 유행하는 신기술을 합쳐 놓은 독특한 느낌을 준다.

스마트폰으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는 무료 I-1 앱도 있다. 이 앱을 이용해 노이즈 트리거와 타이머를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다. 이중노출을 하거나 라이트페인팅 효과를 주거나, 조리개값과 셔터스피드도 조절할 수 있다. 사진 스캐너의 역할도 담당한다. 덕분에 I-1은 인스턴트 사진 분야에서 이것저것 실험해보기 좋은 도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용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부피가 커서 들고 다니기가 불편하다. 배터리 효율과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 느린 현상속도 등의 제약도 있다.

 

라이카 소포트

라이카가 인스턴트 카메라를 만든다고? 꼭 롤스로이스나 벤틀리가 50cc 스쿠터를 만들고 있다는 소리처럼 들린다. 하지만 라이카는 소포트를 만들면서 매우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여러 면에서 보았을 때에 결코 나쁜 점이 보이지 않는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지만 매우 품질이 좋은 플라스틱이고, 매우 건장하고 튼튼해 보이는 모습을 뽐낸다. 민트, 오렌지, 화이트 중 원하는 색을 고를 수도 있고, 사진마다 따뜻한 느낌의 흰색 액자를 덧붙여 주는 라이카 자체제작 필름 팩 뿐만 아니라 후지필름의 인스탁스 미니 필름 팩도 사용할 수 있다.

필름 팩을 삽입한 뒤에 뒷면의 전원 스위치를 넣고 렌즈가 앞으로 빠져나오면 촬영 준비가 끝난 것이다. 카메라 후면 왼쪽 위 구석에 자리잡은 직각형 뷰파인더로 화면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활용성은 충분하다. 소포트는 인스턴트 카메라라기에는 매우 많은 기능을 제공한다. 매크로 모드, 벌브 모드, 셀프 타이머 모드, 파티 앤 피플, 스포츠 앤 액션, 이중노출, 셀카 모드 등 정말 많다. 모두 완전 자동으로 작동한다는 장점도 있다. 플래시 작동 여부도 직접 결정할 수 있다. 같은 크기의 판형을 사용하는 후지필름 인스탁스 미니 70에 비해서는 확실하게 더 비싼 카메라이다. 하지만 그 만큼 값어치는 한다.

 

로모 인스턴트 오토맷

우리가 생각하기에 로모 인스턴트 오토맷 사우스 비치 에디션의 영감이 된 곳은 캘리포니아 주 남부 해안이 아닐까 싶다. 겉보기가 화려한 것과 달리 내부는 꽤나 예전 메커니즘에 가깝게 설계되어 있다. 후지필름의 인스탁스 미니 필름 판형을 사용한다.

사우스 비치 에디션을 다른 카메라와 구별되게 만들어주는 것은 스타일 뿐만이 아니다. 무선 셔터 릴리즈 버튼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렌즈 캡(캡에 버튼 셀 슬롯이 있다), 클로즈업 렌즈, 광각 렌즈, 어안 렌즈, 스플리처라 불리는 물건이 껴 있다. 물론 본격적인 렌즈교환식 카메라까지는 아니다. 원래 렌즈의 전면에 클립 형식으로 덧붙이는 액세서리이다.

오토맷은 사용법이 간편하다. 렌즈 배럴 주변에 전원 스위치가 달려 있다. 렌즈는 3분할 장면초점(존 포커스) 모드로 작동시킬 수도 있다. 뷰파인더는 작지만 찾기 쉽고, 노출은 자동으로 조절된다. 매우 잘 만들어진 카메라다. 하지만 액세서리는 전부 구입하려면 꽤 비싸다.

 

폴라로이드 SX-70

임파서블 프로젝트에서 리퍼비시 처리한 후 판매하는 폴라로이드 SX-70은 과거에서 날아온 인스턴트 카메라이다. 현대에 판매되는 인스턴트 카메라들에 한 방 먹이는 모델이기도 하다.

사용하기 위해 펼치는 과정도 모험을 떠나는 것 같다. 펼치는 데에는 요령이 있다. 상단에 부착된 뷰파인더 패널의 양 끝을 당겨올려 내부 래치가 풀리도록 하면 카메라 상단부가 열리면서 벨로즈 구조가 작동된다.

꽤나 기발한 시스템이다. 뷰파인더 하우징 후면에 붙은 팝업식 아이피스에 눈을 가져다 대고 렌즈로 들어오는 화상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분할형 레인지파인더 기능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다소 어둡지만 ‘적절한’ 성능을 갖춘 뷰파인더이다.

전면에 붙은 다이얼 두 개는 각각 초점 조절과 노출 보정에 사용한다. 임파서블 프로젝트에서 새로이 발매하는 필름은 오리지널 감광유제를 사용하던 필름과 감도가 조금 다르다. 이 카메라는 매우 훌륭한 물건이지만 필름 팩(배터리 내장형)은 실험용으로 쓰기에는 비싸고, 인화까지 30분이나 걸린다는 점에서 ‘인스턴트’ 카메라라고 하기에는 힘들 것 같다. 반드시 다른 필름에 비해 감도가 낮은 올바른 SX-70 필름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섯 가지 필름 중 하나 선택하기

1. 인스탁스 미니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인스턴트 필름 판형으로, 62 x 45mm 크기의 작은 사진을 만들어낸다.

2.  인스탁스 와이드
인스탁스 미니보다 두 배 비싸지만 판형의 크기도 두 배 가까이 커서 99 x 62 mm 크기의 사진을 만들어낸다.

3.  폴라로이드 SX-70
모든 폴라로이드 인스턴트 필름이 똑같은 것은 아니다. SX-70은 감도를 낮게 설정한 필름이다.

4.  폴라로이드 I-TYPE
임파서블 I-1에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필름으로, 이 필름 팩은 내장 배터리가 없다.

5.  폴라로이드 600
폴라로이드 600형 카메라 종류에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필름이다. 임파서블 I-1에도 사용할 수 있다.

(출처: 영국 Digital Camera / 편집•정리: 유진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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