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초점 렌즈의 매력을 파헤쳐 보자

자동초점이 모든 촬영 상황에서 만능일까? 직접 상황을 제어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카메라가 임의적으로 측거점을 정하는 멀티포인트 자동초점 렌즈 사용하기를 꺼린다. 이들은 대신 중앙에 위치한 단일 자동초점 측거점을 사용한다. 이는 다시 말하자면 원하는 거리에서 원하는 피사체를 대상으로 자동초점을 맞춘 뒤, 가볍게 반 셔터를 누른 상태로 카메라를 이리저리 휘둘러 자신이 원하는 장면을 구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풍경 사진, 거리 사진, 르포 사진, 스포츠 사진과 같은 분야에서는 수동초점이 더욱 유용할 수 있다. 수동초점 렌즈는 오히려 상당한 이점이 있다. 초점 표시가 훨씬 더 정확하고 범위가 넓으며, 대부분은 피사계 심도 지수 표시도 있다는 점이다. 수동 초점 렌즈를 이용하면 과초점 거리와 피사계 심도를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 자동초점 렌즈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는 수동초점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 힘들게 세팅되어 있다. 분리형 스크린과 마이크로프리즘 뷰파인더로 무장한 35mm 필름 카메라는 이제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남아 있다. 일부 수동초점 렌즈는 포커스 어시스트 기능과 뷰파인더 확인 램프 기능 등 편의 기능을 장착했다. 일부의 경우, 카메라보다는 렌즈를 직접 조작하여 조리개값을 설정해야 할 때도 있다. 귀찮은 일을 해야 한다는 말로 들릴 수도 있지만 카메라의 다음 작동에 정신이 팔려서 반응이 늦어지는 일 없이 카메라와 렌즈의 세팅을 모두 끝내고 원하는 피사체에 온 신경을 집중할 수 있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렌즈의 자동초점 기능이 오류를 내는 그 찰나의 순간, 그 순간에 촬영할 수 있는 최고의 컷을 놓치게 되는 것만큼 허탈한 것도 없지 않을까?

 

보이그랜더 Nokton 10.5mm f/0.95

실제로 어둠 속에서도 볼 수 있다 

보이그랜더 렌즈는 f/2.8 렌즈에 비해 훨씬 더 빠른 3점 f/스탑 속도를 보여 준다. 동시에 적절히 가볍고 작으며, 마이크로 포서즈 카메라에 매우 효과적인 초점거리인 21mm를 달성했다. 매뉴얼 렌즈지만 SLR보다는 미러리스 카메라와 더욱 궁합이 좋다.

후면 스크린을 사용하는 전자식 뷰파인더를 채용한 카메라에서는 조리개값을 조정해도 그 밝기가 변하지 않는다. 실제 노출값이 어느 정도인지도 표시해준다. 테스트용 MFT 바디를 이용해 촬영할 때에는 수동 측광 모드를 사용해 자연스럽게 조리개 우선 모드로 촬영했다.

배럴에 추가 제어 링을 달면 빠르고 쉽게 조리개를 조절할 수 있다. 초점 링은 매우 부드럽게 움직이고, 가동범위는 무려 265°에 이른다. f/1/4~f/11 범위 내에서 피사계심도를 표시해주기도 한다.

 

성능

주변부 선명도는 다소 아쉽다. f/4 이상으로 조리개를 넓게 열었을 때에 특히 심하다. 하지만 중심부의 선명도와 대비는 괜찮은 수준을 유지한다. 비네팅은 조리개를 크게 연 상황에서도 잘 제어된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그 성능이 상당하다 할 수 있다.

 

 

자이스 Loxia 2.8/21mm

소니 사용자를 위한 최고의 렌즈

자이스 록시아 렌즈는 작지만 매우 훌륭한 물건이다. 소니 A7 카메라를 위해 특별히 설계됐다. 이 렌즈는 이번 대조군에서 가장 많은 변종이 나온 렌즈이다. 35mm, 50mm, 85mm 버전 렌즈도 있다.

자이스 표시가 붙은 소니 렌즈가 아니다. 자이스의 전통이 고스란히 담긴 전통적인 수동초점 렌즈이다. 초점조절 링의 가동범위는 90°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매우 정확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초점을 맞출 때에 이를 보조하기 위해 A7에 달린 ‘MF 어시스트’ 기능을 이용해 자동으로 확대된 프리뷰 이미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조리개 링은 한 번 걸릴 때마다 1/3 f씩 움직이지만 걸리지 않도록 해서 별도의 제한 없이 무한 가변 제어도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걸림 기능을 해제하거나 다시 이용하려면 마운팅 플레이트를 렌즈에서 떼어내야 한다. 잘 사용하다가 바꾸고 싶을 때에는 카메라에서 렌즈를 분리시켜야 하는 것이다.

 

성능

자이스 록시아는 자이스 특유의 디스타곤 설계가 적용돼 매우 훌륭한 이미지 품질을 뽐내는 동시에 다루기도 정말 쉬운 렌즈가 되었다. A7 시리즈 카메라를 위한 완벽한 렌즈인 셈이다. 한 가지 단점은 f/2.8로 두고 촬영할 때에 비네팅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하지만 f/4 정도만 되어도 비네팅이 크게 줄어든다.

 

 

자이스 Milvus 2/21mm

밀버스 브랜드가 점차 강력해지고 있다

캐논 및 니콘의 SLR 카메라용으로 발매되는 밀버스 렌즈는 이제 9개에 달한다. 초점거리 15mm 급의 렌즈부터 135mm 수준의 렌즈까지 다양한 렌즈가 있다. 그 중 두 개는 0.5x 매크로 렌즈이다. 이들 렌즈는 모두 자이스가 전통적으로 자랑하는, 디스타곤 설계 및 플라나 설계를 적용했다. 21mm f/2 렌즈도 이전 렌즈의 명성을 그대로 잇는다. 록시아와 같은 수준의 훌륭한 만듦새를 보여주지만 록시아보다 훨씬 크고 두 배 가량 무겁다. SLR 카메라에 사용될 것을 전제로 발매되었지만 더 빠른 f/스탑을 가능케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초점 링의 가동범위는 125° 수준으로 정확하게 조정할 수 있다. 포커스 어시스트 기능과 뷰파인더 확인 램프 기능을 지원한다. 니콘 마운트 렌즈는 록시아와 마찬가지로 걸림 해제 메커니즘을 탑재하고 있다.

 

성능

다른 밀버스 브랜드 렌즈와 다를 바 없는 물건이다. 이 21mm 렌즈도 매우 놀라운 수준의 선명도와 대비를 보여준다. 조리개를 넓게 열고 찍어도 그대로 선명도를 유지한다는 점이 매우 좋다.

캐논과 니콘의 SLR 카메라에서도 최대 해상도로 훌륭한 품질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좋은 렌즈이다. 다만 록시아와 마찬가지로 f/4보다 조리개를 넓게 열었을 때에 비네팅이 다소 심하게 나타나는 점이 있다.

 

 

수동초점 가능 자동렌즈
자이스 Touit 2.8/12mm

자동초점의 장단점

수동초점 렌즈를 찾기가 힘들다는 점은 최신 자동초점 렌즈가 얼마나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지 그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현상이다. 자동초점 렌즈지만 자이스 디스타곤 설계의 유산이 그대로 적용되어 있는 자이스 투잇과 같은 프리미엄 광각 프라임 렌즈를 선택하는 것도 한 가지 대안이다.

이 렌즈는 후지필름 X 마운트와 소니 E 마운트에 호환되는 렌즈이다. APS-C 포맷 렌즈지만 수동 촬영에도 사용하기에 괜찮은 편이다.

자이스 투잇도 다른 스테핑모터 자동초점 렌즈와 마찬가지로 전자제어 초점 링이 수동초점 모드에서도 미세조정을 담당해서 정확도를 크게 높여 준다.

투잇에는 초점거리 표시나 피사계심도 표시가 없다. 하지만 다수의 미러리스 카메라 시스템이 뷰파인더에 초점거리 정보를 띄워 준다는 점이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심도 결정

미러리스 카메라는 조리개값이나 초점거리 세팅값과 무관하게 실시간으로 피사계심도 프리뷰를 보여 준다. 뷰파인더나 LCD 디스플레이로 보여지는 이미지에 실제 노출값을 계속해서 투영해주기도 한다. SLR 카메라에서 사용하는 피사계심도 프리뷰 버튼을 누르는 방식보다 훨씬 더 편리하다. SLR 카메라로는 그저 어두운 뷰파인더 이미지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장점
• 언제든 자동초점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 긴 초점거리에 얕은 피사계심도와 같은  설정을 할 때에 빠르게 설정값을 찾을 수 있다.
• 언제든 수동으로 초점을 조절할 수 있어  원하는 때 별도의 절차 없이 바꿀 수 있다.

 

단점
• 초점조절 링의 작동범위가 좁아 초점을 수동 으로 미세하게 조정하는 것이 힘들다.
• 최신 자동초점 렌즈에는 거리척도나 피사계 심도 표시가 별도로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 자동초점 렌즈의 초점조절 링은 수동초점  렌즈의 링보다 부드러운 조작감이 떨어진다.

 

 

총평
자이스의 승리

자이스 Loxia 2.8/21mm가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다.

록시아는 선명도와 대비 면에서 경쟁자들에게 강력한 한 방씩을 선사해 주었다. 색수차나 왜곡 부문에서는 가볍게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이미지 품질이 정말 우수하고, 조작성이 훌륭한데다 튼튼하기까지 하다. 소니 A7 시리즈에 수동촬영을 할 때 그야말로 드림팀이 된다.

DSLR용 렌즈라는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동등한 수준의 구성과 품질, 이미지 품질을 보여 주는 밀버스가 최강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는 아이릭스의 블랙스톤이 밀버스와 거의 근접한 성능을 내 보이는 동시에 몇 가지 꽤나 똑똑한 기능을 첨가하고 매력적인 설계를 도입해 경쟁력이 높다. 게다가 가격도 착하다.

삼양에서 내놓은 렌즈 두 종류는 모두 괜찮은 조작감을 보여주고, 경쟁력 높은 가격과 우수한 이미지 품질을 내 준다. 대부분의 SLR과 미러리스 카메라에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운트 옵션이 있다는 강점도 있다.

보이그랜더는 마이크로포서즈용 렌즈도 상당한 물건이다. 초고속 f/0.95 조리개는 저광 상황에서도 정지화상과 영상 촬영을 가능하게 해줄 뿐 아니라, 광각단에서도 매우 매력적인 심도 표현이 가능하다.

라오와 렌즈는 1.0x 풀 매크로 확대 배율로 초광각 촬영이 가능한 동시에 원근 조정을 위한 시프트 메커니즘을 탑재했다는 강점을 가졌다.

 

카메라 세부 비교

(출처: 영국 Digital Camera / 편집•정리: 유진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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