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은 대부분 즉흥적이고 갑작스레 이뤄진다. 친구와 술자리 중 쉬는 날이 겹쳐 여행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어디를 갈지 찾아보는 중 문득, 수족관에 유유자적 노닐고 있는 대형 고래상어와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를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봤던 기억이 스쳤다. 정확히 ‘여기’가 어딘지 검색을 해보니 일본 최남단에 위치한 오키나와였다.

“가자. 오키나와로”

“오키나와에 대체 뭐가 있는데?”

“엄청나게 큰 수족관에 고래상어가 있고, 고개만 돌리면 어디서든 맑고 투명한 바다를 볼 수 있어.”

친구들은 별 시답잖은 얘기로 들었지만 별다른 대안이 떠오르지 않았던 우리는 오키나와행 항공권 세 장을 예매했다. 며칠 뒤, 오키나와에서 첫날 묵을 숙소와 렌터카만을 예약한 채 고래상어와 바다를 보러 오키나와로 떠났다.

글·사진 이상민 기자

 

조제, 그리고 물고기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오키나와 츄라우미 수족관을 찾았다. 츄라우미 수족관의 백미는 단연 세계 최대 규모의 대형수조에서 볼 수 있는 고래상어다. 문득, 수족관에서 유유자적 유영하고 있는 거대한 고래상어와 수많은 물고기를 멍하니 보고 있으니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떠올랐다.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조제(쿠미코)는 연인 츠네오와 함께 이별 전 여행을 떠난다. 물고기가 보고 싶었던 그녀는 수족관을 갔지만, 때마침 휴관일이 겹치며 좌절하게 된다. 그 뒤 한 싸구려 모텔의 조개 모형 침대에서 연인 츠네오와 사랑을 나눈 뒤 조제는 이렇게 읊조린다.

“언젠가 네가 사라지면 난 길 잃은 조개껍질처럼 혼자 깊은 해저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겠지. 그것도 그런대로 나쁘지 않아.”

10년이 더 된 흔한 남녀 간의 사랑과 이별을 다룬 일본 영화지만, 자유롭게 물속을 누비는 물고기를 동경했던 하지만 아쉽게 수족관에서 물고기를 보지 못한 조제가 여전히 기억 한편에 자리했나 보다.

 

충분했던 돌고래쇼

돌고래 쇼를 보기 위해 츄라우미 공원 내 있는 오키짱 극장을 찾았다. 먼저 온 사람들은 해가 드는 곳을 피해 그늘에 자리를 잡았다. 하는 수없이 자판기에서 맘에 드는 음료수를 골라 해가 정면으로 드는 중앙에 자리를 잡고 돌고래 쇼를 위해 기다렸다.

 

오후 5시 반, 여름으로 가는 길목의 해는 좀처럼 질 줄 모른다. 음료 캔 표면에 물방울이 잔뜩 맺힐 때 즈음 박수와 함께 돌고래 쇼가 시작됐다. 조련사의 손짓에 따라 높이 솟구치는 돌고래의 묘기와 뜨거운 햇빛, 그 뒤편으로 보이는 반짝이는 바다가 한데 어우러져 근사한 장면을 연출했다.

바다는 언제나 옳다

오키나와의 바다는 특별하다. 우선 짭짤한 바다 내음이 거의 나질 않는다. 파도와 함께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다 보면 소금기 낀 끈적함이 몸을 감쌀 법도 한데 오키나와의 바다는 상쾌함을 안은 채 불어온다.

또 바다속은 손에 잡힐 듯 투명하고 깨끗하다. 스노클링 장비를 하고 바다 밑을 바라보면 깊은 바닥까지 육안으로 볼 수 있고 손에 잡힐 듯 떼로 몰려다니는 물고기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허리춤까지 오는 얕은 바닷물에도 제법 큰 물고기들이 슥 지나다닌다.

오키나와의 마에다곶 절벽 아래 푸른 동굴은 다이빙과 스노클링 명소로 꼽힌다. 보트를 타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5분여를 달리면 푸른 동굴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인다. 스노클링 장비를 하고 바다에 들어가 형형색색 산호와 물고기를 구경하면서 푸른동굴로 천천히 입장한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밑에서 조명을 켜 놓은듯 반짝이는 에메랄드빛과 골드블루빛으로 변하는 바다를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푸른 동굴에서 스노클링이나 스쿠버 다이빙은 오키나와에 가면 한 번쯤 경험해 보길 추천한다.

 

忙中閑_망중한

우루마시 동쪽에 있는 해중도로의 길이는 약 4.7km로 헨자섬과 미야기섬, 그리고 이케이섬까지 연결돼 있는 도로다. 일반 대교와는 다르게 바다 위에 딱 붙어있어 마치 바다 위를 달리는 느낌을 준다. 양 옆으로 시원하게 뻗은 바다를 보며 달리니 어느새 이케이 섬에 도달했다.

이케이 섬에 위치한 작고 아기자기한 이케이 비치에 들어서면 한적한 여유로움이 해변 여기저기에 잔뜩 묻어 있다. 선베드에서 느긋하게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 얕은 물가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가족들, 서로의 모습을 찍어 주는 연인, 신나게 물장구치는 친구들, 곳곳에서 각자의 휴식을 즐기고 있다.

 

해변으로 밀려오는 잔잔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시원한 음료 한 잔을 다 마실 때 즈음 다시 바다로 들어가 더위를 식힌다. 멀리 보이는 부표까지 헤엄쳐서 올라가 누워있으면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한가로이 망중한(忙中閑)을 한 껏 즐겨본다.

 

여름으로 지는 해

운이 좋게 첫날의 흐린 날씨를 제외하고 여행 내내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30도를 넘나드는 오후의 무더운 날이지만 쉬엄쉬엄 경치 구경을 하다 보면 어느새 해가 수평선으로 향한다. 파란 하늘 위로 작열하는 태양이 점차 붉게 물들면 이전과는 다른 오키나와의 여름 풍광을 볼 수 있다.

한적한 시골 마을같던 코우리 섬으로 안내하는 코우리 대교 위에서 지는 태양을 바라봤다. 수평선에서부터 불그스름하게 변하는 태양이 바다에 닿으면 영롱한 푸른빛의 바다는 어느새 주황색 수채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일렁이는 물결에 따라 다채로운 색을 띤다.

 

좀 더 이국적인 바닷가에서 석양을 즐기고 싶다면 아메리카 빌리지 근처에 위치한 선셋비치를 가보자. 아메리칸 빌리지는 1981년에 반환된 미군 비행장 부지에 계획적으로 조성된 시티 리조트로, 미국 샌디에고의 시포트 빌리지를 모델로 하고 있다. 그래서 ‘아메리칸 빌리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상당히 ‘미국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아메라칸 빌리지의 상징인 대관람차에서 석양을 감상하는 방법도 있지만, 바닷가 쪽으로 조금만 걸어 나가 선셋비치로 가보자. 선셋비치에서 해가 기울어지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황금빛 바다를 여유롭게 즐기는 것 또한 즐겁다.

 

최고의 여행 파트너 - a7 III + SEL24105G

팔방미인,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 a7 III

여행의 모든 순간을 기록하다

a7 III는 새로운 이면 조사형 구조의 CMOS 이미지 센서로 집광 효율을 개선하고, 전기회로망 스케일을 확장했다. 이로 인해 데이터를 매우 빠른 속도로 출력하면서 동시에 노이즈를 최소화하고 매끄러운 계조를 보여준다. 또한 흔들림 방지 유닛 및 자이로 센서와 알고리즘을 통해 각도와 흔들림(Pitch/Yaw), 수평-수직 시프트, 회전(Roll)의 다섯 가지 유형의 카메라 흔들림을 보완한다. 최대 5스탑의 셔터 속도를 보완해 탁월한 흔들림 방지 성능을 보여준다.

a7 III는 이미지 영역의 약 93%를 커버하는 693 위상차 검출 AF 포인트와 425 밀집 위치 콘트라스트 감지 AF 포인트로 화면에 보이는 거의 모든 영역에 초점을 잡을 수 있다. 이는 여행에서 보고 느끼는 모든 순간을 흔들림 걱정 없이 깨끗한 이미지로 남길 수 있다.

 

배터리 걱정 끝

a7 III는 기존의 NP-FW50 배터리 용량보다 약 2.2배 늘어난 NP-FZ100 배터리를 사용해 완충 상태에서 700장 정도는 너끈히 촬영할 수 있다. 여행이나 장시간 촬영에 추가 배터리가 없이 하루 정도는 버틸 수 있다. 이번 3박 4일간의 여행에서 따로 충전하지 않고 하나의 배터리로 모든 촬영을 마쳤다. 카메라에 USB를 연결한 충전도 가능해 야외 촬영 중 배터리 용량이 없는 상황에도 보조 배터리를 통해 충전할 수 있다.

 

가벼워진 어깨와 단단한 내구성

a7 III는 약 650g으로 가볍다. 한쪽 어깨에 장시간 메고 다녀도 크게 부담 없는 무게와 크기를 갖고 있어 여행 시에 피로감을 줄여준다.

또한,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내구성을 높였다. 상단 커버, 전면 커버, 내부 프레임, 후면 커버에 고강도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해 바디의 내구성을 높였다. 모든 주요 버튼과 다이얼을 실링 처리해 먼지와 습기의 침투를 막아 거친 촬영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a7 III는 약 2400만 화소를 지원한다. 최근 4000만 화소 이상의 초고화소 카메라가 있지만, 여행에서는 초고화소가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 고화질의 이미지에 비해 작은 파일 용량으로 저장과 백업이 좀 더 수월하고 후보정 작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올인원 줌 렌즈 - FE 24-105mm F4 G OSS

FE 24-105mm F4 G OSS는 약 663g의 무게로 타사 동급 렌즈와 비교 시 가장 가볍다. a7 III와 결합 시 크기와 무게의 밸런스가 좋아 장시간 촬영에도 무리가 없다. 24-105mm라는 화각이 갖는 장점은 명확하다. 인물, 스냅, 풍경 등 이 렌즈 하나로 못 찍을 사진은 없다. 여행 시 렌즈 교체 없이 하나의 렌즈로 대부분 상황에서 수월한 촬영을 할 수 있어 추가 렌즈를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전 구간 최대 F4의 조리개 값을 유지할 수 있어 슈퍼 줌에서 보이는 화각에 따라 조리개 값이 달라져 변하는 노출값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소니의 광학식 손 떨림 보정 장치인 OSS를 탑재해 2.5에서 4스텝까지 흔들림을 억제한다.

 

FE 24-105mm F4 G OSS는 소니의 최고급 렌즈군인 GM 렌즈가 아님에도 최근에 나온 렌즈답게 고른 해상력을 갖추고 있다. 14군 17매의 풀 프레임 포맷으로 77mm 대구경의 표준 줌 렌즈에 속한다. 비구면 렌즈 4매(AA 렌즈 2매)와 ED 렌즈(Extra-low Dispersion, 특수 저분산 렌즈) 3매로 설계되어 수차 보정 효과는 물론 빛 번짐을 최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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