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영상들은 보통 공동의 작업물로 여겨졌는데, 현재는 기획부터 편집까지 소수 혹은 혼자서도 결과물을 낼 수 있게 됐다. 1인 크리에이터는 더이상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직장인, 대학생, 주부, 어린이 등이 영상시대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유튜브를 중심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1인 미디어, 혹은 1인 크리에이터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게임 회사를 10년 동안 다니다 문득 ‘인생무상’을 느끼고 자유를 찾아 회사라는 안락한 울타리를 뛰쳐나와 야생의 프리랜서 영상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1인 비디오그래퍼 이봉주 감독(필명 이육사)을 만났다.

개성 있는 영상미로 현재는 태그매거진 비주얼메이킹 영상팀에서 활동하며 브랜드의 바이럴 영상, 현장 메이킹, 패션필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그에게 1인 비디오그래퍼로서 자리 잡기까지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 진행 이상민 기자

 

비디오그래퍼 이봉주(이육사)

태그매거진 비주얼메이킹 영상팀

아트그라피 포토팀 크루

소니프로포토그래퍼

BMW 미니 서포터즈

https://www.youtube.com/c/eyuksa

https://www.instagram.com/eyuksa

https://www.facebook.com/eyuksa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1인 비디오그래퍼 이봉주(닉네임 264)라고 합니다. 특별히 촬영 분야에 제한을 두지 않고 온라인 기업 브랜딩 영상, 연예인 프로필, 스튜디오 메이킹, 뮤직비디오, 패션필름, 웨딩 영상 등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그 외 태그매거진 영상팀에서 비주얼 메이킹 영상을 개인 작업 형태로 꾸준히 작업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영상 제작자임에도 불구하고 7인의 소니프로포토그래퍼 1기로 선정되어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264(이육사)라는 필명으로 활동 중인데 이런 이름을 짓게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사실 필명에 큰 의미가 있지는 않습니다. 영상활동을 시작하고 프리랜서로 독립을 했을 때 필명이 하나 필요할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문득 책장에 있던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이신 이육사 선생님의 시집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가 당시에 많이 사용하던 렌더링 영상포맷인 h264와 겹치기도 했고 XX필름, XX미디어 같은 흔한 이름은 싫기도 했고요. 의미전달이 잘 되진 않았지만, 독특한 것 같기도 해서 264라는 필명을 지금까지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영상 제작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작업의 장르를 가리지 않고 하고 있지만 현재는 패션필름같은 패션에 관련된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페이를 많이 받아도 일에 재미나 흥미가 없으면 열정적이지 못한 단점이 있어서 최근 부쩍 관심이 커진 패션 바이럴 영상이나 개인작업 등을 많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스트릿 댄스나 안무가들에게 매력을 느껴서 안무와 관련된 영상을 많이 촬영했었던 적도 있고요. 최근에는 8인의 BMW 미니쿠퍼 서포터즈로 뽑혔습니다. 곧 미니와 함께하는 제 라이프 스타일을 공개할 예정이니 기대해 주시구요.(웃음) 그 외 소니코리아, 태그매거진, 더부스, BMW도이치모터스, 나일론, 네셔널지오그래픽, 칼로바이, 부라더미싱, 머슬앤피트니스 등 업체들과 협력관계로 다양한 형태의 영상 촬영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영상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게임회사에서 UI 개발자로 1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면서 직장생활의 기계적이고 정적인 시스템에 회의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닌데 한살이라도 젊을 때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보자면서 회사를 나왔습니다. 그때 제가 관심 있고 취미로 하던 게 영상촬영이였고요. 취미를 살려 본업이 된 케이스입니다. 처음에는 크게 욕심부리지 않고 ‘먹고 살 정도만 벌자’라고 마음먹으니 편하더라고요. 프리랜서를 시작한 지 이제 1년 차가 조금 넘어 아직 조심스럽긴 하지만 예전보다 자유로운 현재의 라이프 스타일에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감독님의 영상을 보면 빠른 템포의 편집과 리듬감 있는 구성이 돋보입니다. 영상을 만드실 때 신경 쓰는 부분은요?

맞아요. 저는 현장에서의 촬영 스킬 보다는 후반 작업인 BGM 선정과 컷편집 과정에 신경을 더 많이 쓰는 편입니다. 물론 현장에서 촬영 스킬도 중요하지만, 후반에 촬영된 컷을 조합하고 BGM을 선정하고 하는 과정이 제가 주로 제작하는 비주얼 영상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하여 시간 투자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최근 태그매거진의 화보 촬영 메이킹 영상이 많이 보입니다. 태그매거진과 함께 하게 된 계기와 (화보)메이킹 영상의 매력이 있다면요?

제가 영상 프리랜서로 시작할 때 즈음 같이 시작한 게 태그매거진 비주얼 메이킹 영상입니다.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작업이였고요. 처음 메이킹 영상을 찍게된 이유는 콘셉트 사진 촬영을 찍기 위해서 동원되는 소스들(모델,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세트 등)이 단순히 사진만 찍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스튜디오 촬영이라는 현장의 느낌도 궁금 했고요. 그래서 막연히 태그 매거진 편집장인 이명호 사진작가님에게 연락을 했고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화보 메이킹의 매력은 일단 부담이 없습니다. (웃음) 정해진 형식이 없기 때문에 사진 콘셉트와 현장 상황에 맞춰 제가 원하는 컷들을 촬영하고 즉흥적으로 편집을 하기 때문에 의도치 않는 좋은 장면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 흥미로운 부분도 있고요. 그리고 촬영 현장에는 개성 넘치는 스태프분들의 다양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을 수 있어서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습니다

 

365일 그레이 의상에 크록스를 고집하는 이유는? (감독님의 인스타그램에서 감독님의 패션에 대한 웹툰 형식의 게시물을 봤습니다.)

모든 건 다 편함과 귀찮음에서 시작합니다. 그레이 의상을 선택한 건 매번 옷 고르기도 귀찮기도 하고 때나 먼지가 묻어도 티가 잘 나지 않고 무난한 색이라 선택했습니다. 크록스 신발은 예전부터 회사 내에서 많이 신고 다니기도 했고 편하기도 해서 촬영 현장에 자주 신고 다녔어요. 그러다 보니 태그매거진 최효주 디자이너님이 재미있게 웹툰으로 만들어 주신 것 같아요.

 

영상 작업을 하면서 고생했던, 혹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그동안 정말 다양하고 무수히 많은 촬영을 했었는데 힘들었던 적은 장비를 분실하거나 또는 초보 때 하기 쉬운 실수인 녹화버튼 깜빡하고 안누르기, 녹화된 영상파일이 먹통이 되기도 하는 등 난감한 경우에요. 그래도 가장 힘든 건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서로가 생각하고 있는 영상의 방향성과 의견을 맞추고 원하는 영상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죠. 제가 영상 전문가로서 클라이언트를 설득해 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제 의도대로 가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도 항상 고민하고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공부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애착 가는 프로젝트는?

바바라스튜디오 최상원 대표님과 협업으로 참가했던 대형 프로젝트 ‘걸작 더바디 파이널’의 비주얼메이킹 촬영을 맡았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바디에 자신 있는 요가, 휘트니스 등 선수 열 분이 한자리에 모여 촬영했었던 특별한 촬영이었는데요. 여성분들이 단순히 여성성을 강조한 ‘섹시’나 ‘이쁨’이 아닌 멋있을 수 있다는 걸 느꼈던 촬영이었습니다. 이번에 남성 보디빌더 버전인 멘즈에세이도 촬영을 무사히 마무리했고 조만간 공개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가장 즐겨 사용하는 장비가 있다면?

우선 카메라는 소니 카메라(a6500, a7 III, x3000)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영상에서는 필수인 짐벌을 사용하는데 미러리스용 한 손 짐벌인 ‘지윤테크 크레인1’과 양손 짐벌인 ‘알파빔’을 각각 1대씩 사용 중이고요. 실내 촬영 시 사용되는 LED 조명을 크기별로 4대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니 카메라를 사용하는 이유, 장점은?

제가 처음 소니 카메라를 사용한 시점이 영상을 처음 시작한때 이기도 합니다. a7s가 처음 출시된 때였는데요. 당시에 a7s 두 대를 구매해서 사용했었습니다. 현재는 최신기종인 a7 III와 a6500 모델을 주로 사용하고 있고요. 소니 카메라를 처음 선택하게 된 이유는 크게 3가지가 있는데 기동성(가벼움), 고감도(ISO) 성능, 빠른 AF입니다.

저는 촬영 현장에서 더 많이 촬영하고 다양한 앵글을 선호하기 때문에 기동성을 중요시합니다. 그러려면 일단 장비가 가벼워야 해요. 그리고 소규모 촬영을 자주 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일일이 조명을 세팅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처음 사용한 a7s는 당시 영상 촬영에서 월등한 고감도 성능을 발휘했죠. 현재 사용하는 a7 III와 a6500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현장에서 조명에 제약받지 않고 영상 촬영을 진행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습니다. AF도 마찬가지로 혼자 2~3대의 카메라를 컨트롤 하는 경우가 많아 일일이 MF로 촬영을 하기가 힘들어 AF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요. 그 때문에 카메라를 선택할 때 빠르고 정확하게 초점을 잡아주는 AF 성능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소니 카메라는 위의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입문자를 위한 촬영에 필요한 기초적인 장비(카메라, 렌즈, 액세서리)를 추천해 주세요.

지금 제가 사용하는 소니 a6500과, a7 III를 추천 드려요. 렌즈는 최대한 가벼운 거로 광각렌즈 1개, 망원렌즈 1개 정도 구비하시면 좋습니다. 소니 SEL1018, FE55.8Z를 추천 드립니다 그리고 영상촬영의 필수 아이템인 짐벌은 양손말고 가볍게 운용할 수 있는 원핸드짐벌(지윤테크 크레인 또는 DJI 로닌s)을 추천해 드립니다. 음성을 녹음할 때 필요한 마이크는 적당히 저렴하고 쓸만한 RODE VIDEOMICRO가 휴대하기도 편해 추천해 드립니다

최근 유튜브를 중심으로 1인 크리에이터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이런 1인 크리에이터를 위한 감독님만의 노하우나 팁이 있다면?

저 또한 요즘은 궁금한 게 있으면 네이버 검색보다는 유튜브로 검색하는 습관이 생겼는데요. 그만큼 영상콘텐츠 분야도 다양해지고 많은 분이 1인 영상 크리에이터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는 아직 크리에이터보다는 비주얼 아티스트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나의 콘텐츠를 만들기보다는 클라이언트라든지 남의 것을 더 많이 촬영, 기획해 왔습니다. 하지만 저도 1인 크리에이터로 가기 위해 준비 중이고, 앞으로는 영상콘텐츠 시장이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은 의심치 않습니다.

1인 영상 제작자나 크리에이터를 생각 중인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정말 쉬워. 일단 해봐” 입니다. 보통 시작할 때 촬영 장비와 편집에 집착해 시간을 많이 허비하는데 요즘은 촬영 장비도 쉬워지고 편집방법도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서 찾아보면 충분히 배울 수 있을 만큼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어려울 게 없습니다. 단 좋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어떻게 시청자들과 솔직하게 소통할 수 있느냐가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아직은 영상촬영을 계속할 생각이고 앞으로는 지금까지 시도해보지 않은 영상 작품들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누가 봐도 탄성이 나오고 소름이 돋는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게 목표입니다. 그리고 아직은 생각만 하고 있지만 끝내주는 시나리오가 있는 단편영화를 죽기 전에 한편쯤은 제작해 보고 싶은 게 꿈입니다.

 

추가로 더 하고 싶으신 말씀은?

VDCM에 이렇게 인터뷰로 인사를 드리게 되어서 너무 반갑고 감사하고요. 앞으로도 이육사 많이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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