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영화를 만들고 보여주는 사람들

1인 미디어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영화는 공동의 작업이다. 단지 영화를 만들고 보여줄 수 있는 진입 장벽이 조금 낮아졌을 뿐이다. 짧은 시간 안에 이야기를 풀어내야 하는 단편영화는 예비영화 감독들의 첫 걸음이 된다. 씨네허브는 영화, 방송 미디어팀들이 모인 단편영화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전세계 관객 들이 PC나 태블릿, 모바일 등으로 단편영화를 볼 수 있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예비 영화감독과 현직 영화감독 등 필름 메이커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VDCM은 씨 네허브와 함께 단편영화 이야기를 소개한다.

제공 씨네허브 정리 조원준 기자

 

야근수당 (NIGHT SHIFT)

제목은 야근수당이다. 야근수당은 야근을 했을 때 받는 자신의 봉급외에 추가 수당을 의미한다. 제목이 야근수당이길래, 그것과 관련된 영화인 줄 알았다. 성재는 아내와 통화한다. 회사원인 듯하다. 정장을 곱게 차려입었으며, 왠지 영업직인 거 같은 느낌이 든다. 분명 밖에서 통화하는데 아내에게는 회사라고 이야기한다. 통화하는 내내 불안해한다.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집에 혹시 전화 온 건 없지 ?" 이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그냥 일하는 것과는 다른 식으로 이야기가 펼쳐질 거 같다.

REVIEW

전화를 끊고 성재는 거리로 나가 자동차에 몸을 던진다. 부딪치진 않았지만 본인이 직접 차로 가서 부딪친다. 안에 있는 사람은 더 이상하다. 보통 자기차에 그렇게 몸을 의도적으로 다 보이게 부딪친다면 화를 내거나, 뭐라고 해야 하는데 천하태평이다. 그리고 또 희한한 말들을 내뱉는다. 이렇게 영화는 시작된다.

이 영화는 보험사기를 소재로 다룬 영화이다. 성재는 빚더미에 올라있고, 그것을 어떻게 해서든지 막기 위해 자신의 몸을 내던져 보험금을 타려고 한다. 용철은 이 분야의 전문가처럼 보인다. 용철은 팔에 깁스를 하고 있다. 진짜 깁스는 아니고, 보험사기를 쳐서 한 것이다. 용철은 이렇게 먹고 살아가고, 성재는 이런 용철에게 보험사기를 배우기 위해 만났다. 

예전 영화 ‘하면 된다’가 떠올랐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질 않지만 보험사기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 영화를 보면서, 성재가 얼마나 상황이 안 좋았으면 저걸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까 ? 연민의 감정이 들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역시 사회는 썩었어. 사회는 개인을 도와주지 않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영화 막바지 즈음 그 생각을 뒤집는 대사가 나온다. 저녁이 되고, 성재의 아내는 통화를 하며 성재에게 "너 또 돈지랄했지?"라는 말을 한다. 사회가 어렵다. 경제가 어렵다.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경제가 좋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거 같다. 경제에 관한 이야기는 '항상 어렵다'였다. 그런데 우리는 계속 발전하고 있고, 점점 나아지고 있다.

삶은 풍요로워지고 있다. 나는 아직 경제를 잘 체감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돈 지랄' 이건 누구의 문제로 볼 것인가? 물론, 내가 성재의 내막은 정확히 모른다. 다만, 돈 지랄의 단어로 봤을 땐, 도박을 했거나, 적은 돈으로 많은 돈을 벌고 싶은 욕망은 추측할 수 있겠다. 더 들어가 봐야 아는 거겠지만, 막바지에서 나는 연민의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리뷰를 마무리 하며

마지막을 보며 참 씁쓸했다. 그리고 왜 이렇게 없는 사람들끼리 지지고 볶고, 서로 괴롭게 만들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성재의 "돈 지랄"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회가 각박하기에, 좀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생각만 해야지 실제로 행하면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안 좋은 상황으로 갈 수가 있다. 우리는 그것을 생각해야 한다. 마지막에 배달원으로 나오는 친구는 어머니가 아프고, 집안 형편이 좋아 보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밤늦게까지 목숨 걸고 오토바이를 탄다. 어떤 삶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가 ? 나는 배달하는 친구의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겠다. 그게 내가 느리더라도 예상치 못한 안 좋은 상황에 빠지지 않을 방법이니깐 말이다. 

# 용철의 성격을 보여주는 씬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은 성재와 용철. 성재가 밥을 사려고 하는데 카드가 막혀서 결제가 안 된다. 여기서 용철의 성격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행동이 나온다. 용철은 아주 자연스럽게 그 상황을 지켜보다가 이쑤시개를 꺼내 든다. 그리고 성재의 상처 난 손에 이쑤시개로 쑤셔 피를 낸다. 주인이 보지 않는 틈을 타 테이블 위에 있는 칼을 떨어트려, 마치 칼 때문에 그렇게 된 것처럼 큰소리를 친다. 그리고 둘은 밥을 먹고, 돈을 내지 않고, 오히려 치료비까지 받아서 나온다.

#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씬

 

성재와 용철은 좋은 목을 찾아 사고를 당하려 한다. 그런데 성재가 사고를 당해야 하는데, 용철이 달려오는 배달 오토바이와 사고가 난다. 용철은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배달원은 도망가려 한다. 성재는 배달원을 붙잡으려 한다. 배달원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엄마다. 배달원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한다. 통화내용은 더 씁쓸하다. 어머니가 많이 아프신가 보다. 배달원은 엄마가 아픈 상황에서도 열심히 배달하며 엄마 약값을 내고, 엄마가 먹고 싶어 하는 족발을 사가는 착한 효자인 거 같다. 그런 친구에게 성재와 용철은 돈을 뜯어내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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