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시절에는 카메라 장비를 어떻게 잘 다루느냐가 중요한 화두였다. 따라서 많이 보고 연습하고 현상해보는 다수의 경험을 통해 사진에서 나올 수 있는 실수를 줄이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이야기가 달라진다. 과거에는 카메라의 사용법을 중요시했다면, 현재는 카메라 이외의 장비가 늘어남에 따라 각각의 장비를 어떻게 잘 다루는지가 중요해졌다. 컬러에 대한 이해를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물론, 장비를 컬러에 맞게 조정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즉, 사진에 대한 공부가 더 많이 필요해진 셈이다. VDCM은 지난 P&I 쇼에서 진행된 씨지코리아 조재만 부장의 세미나 강좌를 바탕으로 향후 5회에 걸쳐 사진은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지 그리고 각 단계에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알아본다. 

"이제 출력 장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한번 생각을 해봅시다. 첫 번째는 모니터예요. 가장 대표적이죠. 우리가 사진 작업에 있어서 모니터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기 때문에 모니터의 색이 일정하게 나오는 것이 중요해요. 그런데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몇 가지가 있어요. 뭐냐 하면 ‘모니터가 공장에서 컬러가 세팅돼서 나오면 그 색이 계속 유지되는거 아니에요?’, ‘처음부터 공장에서 잘 만들면 색이 일정하지 않나요?’라고 생각을 해요. 근데 사실 모니터의 색은 변합니다. 지금부터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1. 모니터의 구조]

우선 모니터의 구조에 대해서 볼게요. 모니터를 이루고 있는 구조 중에 가장 외부에 있는 판은요. 표면 유리에요. 우리가 모니터를 마주했을 때 표면에 있는 유리죠. 이 유리의 면은 Non glare와 High glossy, 두 가지의 코팅 방식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가 카메라 렌즈의 전면을 봤을 때 붉은색이 도는 것도 있고, 녹색이 도는 것을 다들 한 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이 색은 표면의 코팅의 색인데요. 코팅을 하면 반사율을 급격하게 낮출 수 있거든요. 그래서 모니터 표면도 불순물로 코팅을 합니다. 이 두 가지 코팅도 각각의 특성이 다른데요. 

먼저 High glossy 방식은 블랙의 농도가 짙습니다. 애플모니터들이 대부분 이 방식을 가지고 있죠. 근데 문제는 잘 비친다는 겁니다. 모니터보다 밝은 물체가 있으면 화면에 비치겠죠. 그래서 이런 방식의 모니터는 주변 환경을 어둡게 해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Non glare 방식입니다. Non glare는 유리 위에 엠보싱처럼 오돌토돌한 코팅이 도포가 되어있어요. 그래서 광이 잘 나지 않죠. 그래서 관리하고 유지하는 데 좋아요. 대신에 빛의 난반사가 약간 일어나기 때문에 블랙 컬러가 살짝 뜨게 됩니다. 회색의 톤이 조금 돌게 되는 거죠. 이런 것을 감소시키기 위해 주변을 충분히 어둡게 만들고 주변의 잡광을 차단하는 후드를 놓게 됩니다. 

이 후드를 설치할 때는 본인의 조명 상태가 어떤지 파악하고 사용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조명이 머리보다 뒤쪽에 위치하고 있어요. 그러면 후드가 가려줄 수 있는 것은 모니터의 반 정도밖에 안 되죠. 그러면 이 후드는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는 겁니다. 오히려 모니터의 절반을 가려버림으로 인해 모니터의 반을 어둡게 만들고 아래와 위의 톤이 다르게 보이도록 만듭니다. 올바르게 후드를 쓰시려면 조명은 항상 머리 위나 후드보다 뒤쪽으로 넘어가 있어야 해요. 그래야 후드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요. 항상 그림자의 방향을 생각하시고 후드를 설정하셔야 하고요. 만약에 조명이 사용자의 뒤에 있다면 후드의 챙을 더 길게 해서 완전하게 모니터를 가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2. 색이 변하는 이유]

그럼 두 번째는 뭐가 있을까요. 표면 유리의 뒤에 위치한 젤라틴 필터입니다. 여러분들은 이미 많이 보셨을 거예요. 모니터에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레드, 그린, 블루의 색이 보일 겁니다. 바로 이게 젤라틴 필터에요. 이 젤라틴 필터의 변화로 모니터의 색이 변합니다. 젤라틴 필터의 색은 한번 만들어 놓으면 안 바뀌면 좋겠는데 색이 계속 바뀌어요. 어떻게 바뀌냐면요. 페이드 현상이라고 해요. 우리가 흔히 색이 바랜다고 하죠. 우리가 빨간색 물감을 칠한 종이를 계속 놔두면 색이 점점 빠지죠? 이거랑 원리가 같습니다. 이 현상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만들어져요. 하나는 UV에요. 자외선입니다.

자외선은 에너지 주기가 높은 빛의 일종이에요. 그다음에 온도와 습도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첫 번째로 UV에 노출된 염료들은요. 적색이 먼저 빠져요. 적색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빠지는 거죠. 그다음에 블루는 거의 변하지 않고 그린은 약간의 변화가 있어요. 높은 온도와 습도 노출된 사진이 색이 바래는 것은 어떻게 될까요? 레드는 거의 바뀌지 않아요. 대신에 블루는 급격하게 바뀌어요. 그린은 조금 덜 바뀌죠. 

이 현상을 우리가 어떻게 경험적으로 알 수 있냐면요. 여러분 가족사진 찍어보신 적 있으시죠. 가족사진을 찍으면 크게 액자를 만들고 작은 사진들도 함께 만들죠. 작게 뽑은 사진들은 앨범에 정리해서 잘 꽂아놓고, 액자는 거실에 걸어놓죠. 그리고 한 몇 년 지나면 거실에 있는 사진은 빨간색이 거의 사라졌을 거예요. 사진이 약간 푸른색이 돌아요. 그런데 앨범에 보관한 사진을 보면 그런 것은 없을 겁니다. 

사진과 같이 젤라틴 필터도 공장에서 처음 나왔을 때는 괜찮아요.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외부의 자외선 영향에 의해서 계속 색이 바라는거죠. 

그 변화는 사람이 쉽게 인지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잘못된 작업을 하고 있는 거예요. 가끔 보면 그런 사례가 있어요. 유명한 사진작가인데 어느 순간 사진이 바뀌었어요. 그래서 물어보면 모니터를 바꾼 거에요. 모니터를 바꿨다는 이유만으로 사진의 결과물이 달라지는 겁니다. 그래서 캘리브레이션이 꼭 필요합니다.

 

[3. 기준점을 세우자]

만약에 시간이 지나서 모니터의 색이 변하면 다시 공장에 보내서 색을 잡아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죠. 대량생산 시 사용하는 장비와 개인이 사용하는 장비는 다르거든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새로운 모니터를 사 오는 즉시 본인 스스로 지표를 만들어야 해요. 센서를 이용해서 그 지표를 잡아놓는 거죠. 이 작업을 하면 모니터는 가지고 있는 색의 특성에 관한 기록을 남겨놓아요. 그다음에 한 달 뒤에 다시 그 설정을 돌아갈 수 있도록 캘리브래이션을 해주는 거예요. 그리고 또 한 달 뒤에 처음 설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설정을 해주는 거죠. 그게 바로 모니터를 캘리브레이션을 주기적으로 해야 되는 이유에요. 모니터를 처음 사오면 캘리브레이션을 하시고 기준점을 세워놓으세요. 이게 가장 핵심입니다.

"사용시간을 기준으로 200시간마다 캘리브레이션을 할 것을 권장한다. 200시간 정도면 ‘색이 변화했지만, 사람의 눈으로는 인지할 수 없다’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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