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사진(Portrait Photography)의 주제는 ‘사람’이다. 사람을 주 피사체로 다루는 만큼, 이 촬영 분야에서는 사진가가 그 대상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파악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현 시대에 각 개인은 놀라울 정도로 다른 성향과 개성을 갖고 있다. 인물 사진 촬영이 어렵게 느껴지는 대다수의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실제로 개인은 서로 매우 다르다. 여기서 대상이 중심이 되는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 인물이 가진 분위기를 면밀히 읽어내 사진에 담는 것이 관건이다. 이번 호에서는 인물 촬영에 특화된 올림푸스 F1.2 PRO 렌즈 3종과 함께 인물 사진 촬영법을 전한다. 촬영 상황에 어울리는 팁을 적용해 자연스러운 인물사진을 찍어보자.
 

사용 장비 
올림푸스 OM-D E-M1 Mark II
M.ZUIKO DIGITAL ED 17mm F1.2 PRO
M.ZUIKO DIGITAL ED 25mm F1.2 PRO
M.ZUIKO DIGITAL ED 45mm F1.2 PRO
 

 

01 얕은 피사계 심도를 이용한다
얕은 심도의 사진을 얻는 데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심도를 얕게 하는 방법, 하면 바로 떠오르는 ‘조리개 개방, 낮은 조리개값’이 아웃포커스(아웃 오브 포커스, Out of Focus)가 잘되는 첫 번째 상황이다. 이 설정은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렌즈의 초점 거리에 따라, 초점이 맞은 대상 간의 거리에 따라 배경 흐림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더욱 극대화된 아웃포커스를 연출하는 방법은 초점 거리가 긴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다. 동일한 조리개 수치일 때 조리개 구경이 광각 렌즈보다 망원 렌즈에서 더 크기 때문에 초점 거리가 길어질수록 더욱 얕은 심도의 사진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카메라와 대상과의 거리를 가깝게 해 심도를 얕게 할 수도 있다. 다만, 최단 촬영 거리보다 더 좁은 거리에서 촬영한다면 초점이 맞지 않을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피사체와 배경의 물리적 거리를 멀게 하는 것이다. 인물과 배경과의 거리가 가까우면 비슷한 심도로 초점이 잡히기 때문에 아웃포커스 효과를 크게 하기 위해서는 피사체로부터 배경을 최대한 멀리 위치시키는 것이 도움된다.
 

+초점은 인물의 눈동자에 맞춘다
인물 사진의 경우 눈동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눈동자에 정확히 초점을 맞추면 인물이 뚜렷해 보이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초점은 위치에 따라서 전혀 다른 사진을 만들기도 하므로 위치 선정이 매우 중요하다. 따로 의도한 바가 없다면 눈동자에 맞추는 편이 좋다. 눈의 생기가 느껴지는 동시에 사진에 집중력이 생긴다. 양쪽 눈 중 어느 눈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고민이라면 카메라와 가까운 쪽의 눈에 맞추자. 심도가 극도로 얕은 경우에는 초점이 원하는 위치에 적절히 맞았는지 확인하고 촬영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02 앞 배경을 흐려본다
보통 인물 사진 촬영은 뒷 배경을 흐리는 데 주목한다. 그러나 앞 배경을 흐리게 하면 보다 새로운 분위기의 연출이 가능해지고, 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확장시킬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꽃과 나무는 좋은 보조 효과가 된다. 이들은 초점이 맞지 않은 상태에서 프레임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독특하고, 신비로운 효과를 낸다. 형태보다 색이 강조돼 미학적인 측면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인물에게 초점을 두고 그사이에 다양한 요소를 배치해 보자. 촬영하려는 분위기와 맞으면 어느 피사체라도 좋다.
 

 

03 주변의 요소를 활용해 손을 안정되게 한다
인물 사진에서 어색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곳은 얼굴이 아닌 손에 있다. 전문 모델이 아니라면 촬영 중 손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난감해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때 주변 소품을 적극 활용하면 보다 안정된 손동작을 할 수 있다. 배경, 상황과 어울리는 요소를 주변에서 찾아보자. 적합한 요소가 없거나 배경만 존재한다면 머리를 넘기거나 손을 얼굴에 약간 걸치는 등으로도 장면을 만들 수 있다. 자연스러운 손동작은 사진 전체에 안정감을 불어넣는다. 인물과의 꾸준한 소통을 통해 분위기와 의상, 환경에 적합한 포즈를 연구해보자.

 

 

04 인물을 편안하게 둔다
어색한 미소와 완벽하지 않은 시선 처리에도 인물 본연이 가진 아름다움이 있다. 인물의 시선이 카메라를 향하는지, 다른 어느 곳을 향하는지,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사진가의 의도가 잘 반영된 사진은 좋은 사진이고, 그렇지 않다고 해서 좋지 않은 사진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면 대상이 촬영 장소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낯선 상황이 아닌 안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사람은 비로소 ‘나다움’을 드러낼 수 있다. 여기서 인물이 가진 다른 이외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것을 아름답게 포착하면, 결과적으로는 인물 개개인이 가진 개성이 잘 표현된 사진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제 충분한 대화를 통해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보자. 그리고 소통하자. 이전보다 편안한 인물의 시선을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05 늘 머무는 시선이 아닌 새로운 각도로 대상을 바라본다
누군가의 인물사진을 찍는 방법은 수없이 많다. 그러나 인물사진을 찍다 보면 어느 순간 한계에 도달하는 시점이 생긴다. 유사한 구도와 표현 방식, 이러한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움이 필요하다. 더 자세히 말하면 익숙한 대상이라도 새롭게 마주하고 그를 새롭게 표현하는 힘이 필요하다. 가장 쉽고 편리한 방법은 앵글과 구도를 변경하는 일이다. 카메라를 틀어서 인물을 촬영해보자. 정면의 아이 레벨에서 탈피해 위, 아래, 측면 등 다양한 위치에서 대상을 담아본다. 때로는 과감한 앵글과 새로운 구도로 촬영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된다. 어느 순간 우리는 인물의 왼쪽과 오른쪽 얼굴이 서로 다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새롭게 느끼게 될 것이다.

 

 

올림푸스 F1.2와 부드러운 보케 표현이 주는 효과
밝은 조리개값의 렌즈는 인물 촬영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다. 조리개를 최대 개방해 얻을 수 있는 얕은 심도, 이를 통한 입체감 표현, 어두운 곳에서의 촬영 구현 등이 바로 그 점이다. 이번 촬영에 사용된 F1.2 대구경 단초점 시리즈는 부드러운 보케 표현과 F1.2의 개방 조리개값이 인상적인 모델로, ‘보케의 질’과 ‘아름답게 퍼지는 보케’를 주요 목적으로 설계됐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올림푸스는 수차 측정기를 활용하고 구면 수차 곡선 분석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으로 F1.2 단초점 시리즈는 부드럽게 퍼지는 보케와 높은 해상력을 양립할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초점이 맞는 부분부터 초점이 맞지 않는 부분까지 자연스럽게 흐려져 배경이 인물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나아가 인물에 더욱 집중돼 보이는 효과로 보는 이의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충분하다.

 

수차 측정 기술
‘아름답게 퍼지는 보케’를 연출하기 위해 올림푸스는 최첨단 현미경 시스템을 통한 정밀 수차 측정기를 개발했다. 기초 연구 단계에서 이 측정기를 사용함으로써 역사적으로 유명한 렌즈의 특징들을 모아 정량적으로 검증하고자 했다. 개발 단계에서는 기본 연구 단계에서 측정된 테스트 결과를 기반으로 보케를 수차의 차원으로 측정하고, 구면 수차 곡선을 최적으로 컨트롤함으로써 개방 F1.2의 아름답게 퍼지는 보케를 실현했다. 이를 통해 초점 면에서부터 아웃 포커스 면까지 퍼지듯 녹아드는 배경을 연출하고 피사체의 입체감이 한층 강화될 수 있도록 했다.

 

글·사진 | 김유미 기자 / 모델 | 김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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