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1인 미디어의 시대가 찾아왔다. 크리에이터를 희망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그에 맞춰 가볍게 휴대할 수 있으면서 뛰어난 영상미를 자랑하는 미러리스의 역할 또한 단단해지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주력 카메라 브랜드에서 풀프레임 미러리스를 공개하고 있는 상황. 캐논도 마찬가지로 풀프레임 미러리스 EOS R을 공개했다. 과연 DSLR을 VDSLR의 시대로 이끌어낸 캐논이 미러리스계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는 캐논의 미러리스. 영상 위주의 성능을 낱낱이 파헤쳐본다.
·사진 | 김현철 기자

카메라 리뷰를 들어가기에 앞서
주요 카메라 브랜드에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여럿 출시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그에 따라 어떤 장비가 나에게 맞는지 대한 고민이 깊어져만 간다. 그럴 땐 카메라에 탑재된 기능이 내가 앞으로 제작하려는 영상물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브랜드별로 기능의 명칭만 다른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영상용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택할 때 탑재돼 있다면 좋은 대표적인 기능을 몇 가지 소개해보자면 4K 해상도, AF 성능, 스위블 액정, 손 떨림 방지 등이 있다.

캐논 C-Log 색보정 전
캐논 C-Log 색보정 전
캐논 C-Log 표준 색보정
캐논 C-Log 표준 색보정
캐논 C-Log 시네마틱 색보정
캐논 C-Log 시네마틱 색보정

야심차게 선보인 캐논 EOS R, C-Log
영화의 전체적인 색감은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콘트라스트를 강하게 해 강렬한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도 있고, 물 빠진 듯한 느낌의 색보정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하나의 영상으로도 다양한 느낌의 색보정이 가능한데 어떤 영상이 색보정을 하기에 용이할까? 주로 전문 현장에서는 색보정을 위해 Log로 촬영한 후 보정을 진행한다. Log는 일반 영상과 달리 톤과 채도가 낮아 어두운 영역은 밝게, 밝은 영역은 어둡게 조정돼 피사체가 더욱 선명히 잘 보인다. 또한 색이 빠져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연출하고자 했던 분위기의 색감을 쉽게 적용할 수 있어서 유용하다. 그러나 이러한 Log 기능은 캐논의 시네마 카메라나 DSLR 카메라 중에서도 5D Mark Ⅳ에서만 지원이 되는 기능이었다. 그런데 EOS R에도 C-Log 기능이 탑재되면서 캐논 특유의 화사한 색감과 인물의 자연스러운 톤을 더욱 극대화 시켜 촬영할 수 있게 됐다. 8비트로 촬영이 가능하며, HDMI로 외부 모니터와 연결할 경우 10비트의 Log 촬영이 가능하다. 또한 넓은 색 영역을 가진 BT.2020 색상으로 출력할 수 있어 시네마틱한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EOS R은 뷰 어시스트 기능을 제공해 색보정 후의 예상 화면도 미리 확인해 볼 수 있다.

캐논 EOS R은 터치식 스위블 액정을 탑재하면서 후면으로 90도, 전면으로 180도, 수평 방향으로 175도까지 조절이 가능해 구도의 제약 없이 창의적인 촬영이 가능하다.
캐논 EOS R은 터치식 스위블 액정을 탑재하면서 후면으로 90도, 전면으로 180도, 수평 방향으로 175도까지 조절이 가능해 구도의 제약 없이 창의적인 촬영이 가능하다.

1인 크리에이터를 위한 기능, 풀터치 스위블 액정 시스템
1인 미디어 시장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가지고 1인 미디어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촬영을 해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고정된 LCD를 가진 카메라로 1인 방송을 제작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따른다. 카메라에 적응된 사용자는 어느 정도 무리 없이 사용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촬영 도중 AF 초점이 엇나가거나 촬영이 갑작스레 중지되는 등 상황에 따른 대처를 즉각적으로 할 수 없어 대부분 스위블 액정이 탑재된 카메라를 선택한다. EOS R은 210만 화소의 스위블 액정에 터치가 가능하게 함으로써 카메라 설정부터 촬영까지 터치만으로 다양한 조작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후면으로 90°, 전면으로 180°, 수평 방향으로 175°까지 조절이 가능해 하이 앵글은 물론 로우 앵글에서도 구도의 제약 없이 창의적인 촬영이 가능하다.

 

새로운 마운트 RF, 70여종의 렌즈를 지원하다
새로운 마운트를 가진 카메라가 첫 출시되면 곧바로 구매하기에는 망설이게 된다. 첫 출시되는 만큼 호환되는 렌즈가 적어 필요한 화각의 장면을 촬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캐논은 EF-EOS R 마운트 어댑터를 함께 공개하면서 기존 EF, EF-S 렌즈를 EOS R과 호환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망원부터 광각까지 70여종의 다양한 렌즈를 사용할 수 있어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렌즈를 계속해서 사용해도 문제없다.

FHD 해상도
FHD 해상도
4K 해상도(1.7배 크롭)
4K 해상도(1.7배 크롭)

 해상도, 아직은 부족하기만한 4K 크롭
이제는 카메라의 4K 해상도가 필수 조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상용화 돼가고 있는 시점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4K 영상을 작업하고 볼 수 있는 환경이 대중화되지 않아 대부분 4K로 촬영한 영상을 디지털 크롭해 필요한 영역만을 잘라서 사용하거나 구도를 조정해 FHD 화질로 사용한다. 따라서 최대 2배 정도가 크롭되는 셈이다. 그러나 캐논 EOS R은 5D Mark Ⅳ의 센서를 그대로 계승하며 4K 촬영 시 1.7배가 크롭된다. 예를 들어 24-105mm 렌즈를 마운트 했을 시 약 41-179mm의 망원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망원렌즈가 가진 성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어 스포츠 촬영이나 클로즈업을 즐겨 찍는 사용자에겐 부담 없는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여기에 디지털 크롭으로 2배가 추가로 크롭된다면 약 82-358mm로 초망원 촬영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 된다. 렌즈가 갖는 본연의 화각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어 4K 해상도가 대두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크롭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향후 EOS R의 업그레이드 된 새로운 버전의 바디가 출시된다면 센서로 인한 크롭팩터가 개선되기를 바래본다.

25600의 상용 감도로 저조도 환경에서도 충분한 광량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4K모드애선 12800까지 지원한다)
25600의 상용 감도로 저조도 환경에서도 충분한 광량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4K모드애선 12800까지 지원한다)

마치며
사용자마다 필요한 영상의 성능과 기능이 다르듯 필자의 입장에서 EOS R에 대한 후기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캐논의 첫 번째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EOS R을 약 일주일간 사용해보면서 최근 영상 트렌드와 대조해 한 가지의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전문적인 4K 영상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충분히 현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매력적인 바디라는 것이다. 4K 해상도가 1.7배가 크롭된다는 건 정말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그러나 필자의 경우 4K를 사용하는 이유는 단순히 구도가 틀어졌을 때 수정하기 위해서나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도 뛰어난 화질의 영상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즉, 최종 렌더링은 항상 FHD 해상도였는데, 4K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삼각대나 짐벌과 같은 보조 장비가 이를 충분히 대신해 줄 수 있는 영역이었다. 오히려 EOS 5D Mark Ⅳ나 EOS CINE 카메라에서만 지원하는 C-Log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후보정을 통해 다양한 색감을 표현할 수 있게 되면서 시네마틱한 분위기는 물론 표현하고자 하는 색감을 연출해 보다 고품질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바디라는 것이 최종적인 의견이다. 또한 1인 크리에이터를 겨냥한 스위블 액정과 빠르면서 정확한 AF 성능은 최근 사진은 물론 영상 트렌드에 맞게 잘 짜여진 성능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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