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에게는 평일이고 나에게는 휴일 오전, 가볍게 거리를 걷다.
마주한 대상에 스스럼없이 셔터를 눌러 담아본다.
소소한 나의 휴가를 함께하는 니콘 A900. 그거면 충분하다

사람들이 모두 출근한 시간 오전 10시, 모처럼 휴일의 아침을 즐겼다. 출근길 빼곡한 시간을 넘어 급행을 보내고 덜컹이는 완행 열차를 탄다. 열차 밖으로 흐르는 시간마저 여유롭게 느껴지는 시간이다. 잠시 눈을 붙이고 얼마나 달렸을까? 목적지인 어린이 대공원에 내렸다. 집 한쪽 앨범에서 봤던 공원으로 들어간다. 너무 오래 흐른 탓일까? 사실 이곳에 대한 기억은 없다. 분명 여러 번 왔을 텐데 모든 것이 낯설다. 좀 더 천천히 그리고 세밀하게 대상을 관찰하는 시간을 가진다. 오랜만에 하늘도 바라본다. 파란색만큼이나 차가운 하늘에 울리는 새소리를 듣고 나뭇가지에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 새빨간 열매를 발견한다. 모두에게 동등하게 주어진 하루, 평일 오전의 한가로운 시간이 지나간다. 

 

가볍게 즐기는 Photo Life

필자가 생각하는 ‘데일리 카메라’의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대표적인 조건을 꼽자면 ‘휴대성’이다.
또한 편리성을 꼽을 수 있는데 대다수의 콤팩트 카메라가 바디와 렌즈가 일체형이며 줌 기능을 지원한다. 크기도 작아 한 손으로 편히 조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있다. 가볍고 휴대하기 편하며 준수한 해상력을 갖추고 일상에서 가볍게 촬영하길 원한다면 콤팩트 카메라가 그 대답이 될 수 있다. 

니콘 A900

대부분의 카메라 유저들이 생각하는 콤팩트 카메라의 장점은 앞서 말했듯이 휴대성과 기능성이다. 이는 실구매로도 이어지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최근에는 기존DSLR을 운용하는 유저들도 서브 카메라로 콤팩트형 카메라를 즐겨 사용하기 때문에 DSLR 보다 편하게 운용할 수 있어야 하고 촬영 성능 또한 중요해졌다. 최근 출시되는 콤팩트 카메라를 보면 점차 고성능화되어가고 있는데 그중 줌 기능은 렌즈가 일체형인 콤팩트 카메라들이 성능을 겨루기에 가장 좋은 부분이다. 부가적인 소프트웨어 기능들은 거의 다수 카메라에서 상향평준화 되어있기 때문에 렌즈의 광학 성능이 그 카메라를 말해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니콘 A900(이하 A900)은 렌즈의 줌 부분에 있어 고성능 NIKKOR 일체형 렌즈의 탑재로 동급의 다른 콤팩트 카메라에 전혀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광학 35배줌으로 35mm 환산 24mm 광각부터 840mm의 망원영역까지 촬영할 수 있으며 다이내믹 파인 줌을 이용하면 1680mm라는 초망원의 영역까지 확장된 촬영이 가능하다. 렌즈 시프트 방식과 전자식이 병용되는 하이브리드 손떨림 보정으로 근접 촬영에서의 떨림과 망원촬영 시 흔들림을 효과적으로 제어한다. 탑재된 NIKKOR 렌즈는 11군 13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해상력을 저하시키는 색 번짐을 최소화하기 위한 ED 렌즈 4매를 탑재하고 있다. 

또한 1/2.3인치 CMOS 센서에 이면조사형을 채용했다. 일반적인 표면조사형과는 달리, 이면조사형은 배선층 위에 수광면을 배치한 구조로 센서로 들어오는 빛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여 고감도에서도 높은 품질의 촬영이 가능하다. 여기에 크리에이티브 모드, 틸트 액정, 와이파이, 뷰티모드 등 촬영의 재미를 한층 높여주는 다양한 기능들이 탑재되어있다. 촬영한 이미지를 스냅브릿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휴대기기로 빠르고 간편하게 전송할 수 있다. 이는 여행지에서도 SNS를 자주 사용하는 이들에게 매우 유용하다. 또한 영상 영역은 4K UHD 촬영을 지원하며 자체적으로 슈퍼랩스, 타임랩스, 간편 동영상 모드들의 탑재로 표현의 폭이 넓다.

배터리, 메모리 카드 포함
299g의 가벼운 무게

A900은 배터리와 메모리카드를 포함해 총 299g의 무게로 최근 급격하게 높아진 스마트폰에 비할 만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300g이 채 안 되는 무게에 크기는 폭 113mm, 높이가 66.5mm로 일반적인 스마트폰의 평면 크기와 비슷하다. 물론 두께는 스마트폰보다 두꺼운 편이다. 그럼에도 한 손으로 들고 다니기에 무리가 없으며, 겨울 패딩의 주머니에도 들어가는 포켓사이즈를 실현한다. 촬영 매수는 EN-EL12 기준 약 270장이다. 

자유도 높은 촬영의 실현

A900는 틸트식 대형 액정으로 화면을 위로 약 180도, 아래로 90도 회전시킬 수 있어 앵글의 자유도가 높아졌다. 눈높이에서 보는 촬영은 물론 높은 위치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하이 앵글이나 바닥 높이의 로우 앵글 등 다양한 시선으로 촬영을 진행할 수 있으며 촬영자의 위치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시선을 보다 풍부하게 담을 수 있다. 


망원 수퍼줌의 매력

다시 한번 말하지만, A900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나 높은 휴대성과 수퍼줌이다. 필자가 이 카메라로 촬영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육안으로 구분하기 힘든 약 840mm 이상의 초망원 영역을 콤팩트 카메라로 당겨 담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큰 매력이다. 물론 DSLR과 큰 망원 렌즈 조합에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말이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약간의 흔들림으로도 크게 초점을 벗어나는 망원의 특성을 고려해 초망원 줌 시에 놓쳤던 피사체를 다시 포착할 수 있는 빠른 줌 복귀 버튼을 채용한 점도 돋보인다.


마치며

짧은 시간 A900을 사용해 보며 느낀 일종의 소견이라면 A900은 일상 데일리 카메라로서, DSLR 유저들의 서브 카메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만한 카메라라는 것이다. 대다수의 콤팩트 카메라가 그렇지만 단순히 가볍다는 것 안에 촬영자를 충분히 만족시킬만한 일종의 무기를 하나쯤은 포함하고 있다.A900은 고성능과 고배율, 저렴한 가격으로 그 포지션을 확고하게 잡았다. 출시된 지 1년이 흐른 현재도 작은 배터리와 센서에 아쉬움이 있다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것은 사용자의 촬영목적과 환경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상 데일리 카메라로서는 적당한 수준이다. 다만 A900을 통해 향후 니콘 콤팩트 카메라의 개발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데일리, 서브카메라로 사용하는데 있어 콤팩트 카메라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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