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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그 시선의 연장선 _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 송철의

시선을 머무르게 하는 사진이 있다. 고요하고 평온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사진. 바로, 지난 2018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에서 ‘대한민국 내셔널 어워드’ 금상을 수상한 송철의 작가의 사진이 그렇다. 그의 사진에는 자연이 주는 ‘위로’의 메시지와 자연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오롯이 담겨 있다. 현재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로 활동 중인 송철의 작가를 만나 풍경과 스냅, 그리고 그가 추구하는 사진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 진행 | 김유미 기자

 

ⓒ송철의, A Bus, Iceland, 2017 / a7R + SEL1635Z

 

대학에서 플루트를 전공했다고 들었다. 사진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음대를 졸업하고 영국으로 유학을 갔다. 보통 클래식을 하는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음악만 해온 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삶이 어떤 삶인지 경험할 기회가 흔치 않다. 그러다 런던에서 우연히 사진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그때 당시만 해도 사진에 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경기를 무료로 보여준다고 해서 처음 가게 된 것이다. 당시의 콤팩트 카메라로 경기 모습이 아닌 기자가 인터뷰하는 모습을 찍었다. 그러면서 사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스쳤다. ‘음악 하나만 알고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깝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학교도 그만두고, 음악도 그만뒀다. 곧바로 사진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경험을 쌓기 위해 웨이터, 요리사 등 다양한 일을 했다. 귀국해서는 유명 영어 학원에서 2년 정도 근무하고, 모 신문사 사진기자로도 일했다. 이후 사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은 서른 살 때였다. 직장 생활하던 중 어느 날 문득 뒤를 돌아봤는데 누군가 시키지도 않은 사진을 매일 새벽마다 일어나서 찍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다 스물아홉에서 서른 살 넘어가는 겨울 즈음 ‘한 번 더 다른길을 도전해볼까’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다. 


현재는 풍경 사진가로 알려져 있다. 풍경 사진과 그 외에 진행하고 있는 작업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초창기에는 상업 사진을 주로 찍었다. 중간에 잠시 사진에 대한 회의감이 느껴져서 다른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때가 있었다. 그전에도 풍경을 좋아하긴 했지만, 당시 제주도에 잠깐 쉬러 내려간 것이 풍경 사진을 찍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한 장, 두 장 찍다 보니 조금 더 그쪽의 사진들을 많이 촬영하게 되었다. 지금은 상업 사진과 풍경 사진, 앨범 자켓 사진 등을 촬영하고 있고, 명절에는 모 백화점의 음식 사진을 촬영하기도 한다. 분야에 대한 경계 없이 다양하게 작업하는 편이다.

 

ⓒ송철의, Sony Snap, 2018 / a7R lll + SEL2470GM
ⓒ송철의, Sony Snap, 2018 / a7R lll + SEL2470GM


음악과 사진을 연계한 작업도 하는가? 
매년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실 이름보다도 사운드로잉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다. 8년 전, 영등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는데 음악 하는 친구들이 내 사진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곡을 만들어주었다. 그래서 전시하는 기간의 주말마다 그 곡으로 콘서트를 진행했었다. 그 프로젝트 이름이 사운드로잉이었다. 그것이 시작이 되어 작년에는 총 네 분의 피아니스트와 함께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사진과 음악으로 콘서트를 진행하는 형식인데, 총 네 분의 피아니스트 가운데 두 분은 사진을 미리 보고 작곡해서 연주하고, 두 분은 콘서트 당일에 사진을 보고 즉흥 연주를 했다.

 

ⓒ송철의, A Bus, Iceland, 2017 / a7R + SEL1635Z


소니 ‘알파 스냅 포트레이트 세미나’를 몇 차례 진행했다. 주로 어떤 내용을 다루었나?
때마다 다르긴 한데, 전체적인 틀은 같았다. 대부분 오시는 분들이 아마추어분들이고, 그들이 스스로 작가주의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사진을 너무 잘 찍으려고 하다 보니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잘 찍고, 못 찍고보다는 우선 내가 느끼기에재밌어야 하는 것 같다. 사실 사진만큼 쉽게 본인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예술에 대한 욕구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른 매개체도자신을 표현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사진만큼 쉽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서 개인 지도를 할 때도 그렇고 세미나 강의를 할 때도 그렇고 그런 것에 대해서 강조를 많이 한다. 

 

ⓒ송철의, Gas Station, Iceland, 2017 / a7R ll + SEL2470GM


지난번 ‘소니 알파 스냅 포트레이트 세미나’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개념에서 ‘담는다’는 개념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담는다’라는 것은 어떤 걸 의미하는가?  
결국 사진이라는 것은 완벽하게 자연스러울 수 없는 것 같다. 프레임이라는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구도고, 구도는 곧 사진가의 성격을 나타낸다. 그러면 사진가의 성격이 가장 잘 드러나는 구도라고 하는 것은 네모난 프레임 안에 사진가가 무엇을 빼고, 무엇을 넣을지에 대한 부분이다. 타인에게 의존한다든지, 보기만 해도 예쁜 것에 의존한다든지, 하면 어느 순간 사진이 재미 없어지는 시기가 온다. 그때 자신이 무엇을 넣고, 무엇을 뺄지 생각하기 시작하면, 그 개념들이 조금 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사진에 나의 개성이 녹아들고 조금 더 즐거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 송철의, Jona Joensen & Arnfinn Á Plógv Thomassen, Faroe Islands, 2018 / a7R lll + SEL3514Z

 

대부분의 사진에서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처럼 자연스러운 사진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담는다는 개념의 연장선인 것 같다. 풍경 사진을 촬영할 때는 내가 가진 색깔을 드러내기보다는 내가 본 것들을 자연스럽게 담으려는 노력이 컸다. 처음 사진을 시작했을 때는 신기하니까 과하게 조명도 넣어보고, 예쁘게 만들어보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사진을 선택하는 최종 단계는 결국 이 사진을 집에 걸어놨을 때 10년, 20년 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과하게 꾸며진 사진은 한순간 이목을 확 끌어서 인기를 많이 얻을 수는 있겠지만, 그 사진을 만약 내 집에 건다고 생각하면 물음표인 것 같다. 그래서 보면 볼수록 좋은 사진을 담게 되는 것 같다. 작업 과정에서 얻은 스냅 사진 촬영 노하우를 전한다면? 스냅 사진은 누구나 다 찍을 수 있지만, 본인 스타일대로 찍기는 힘든 분야다. 그런데 스냅 사진만큼 찍는 사람의 성격이 들어가는 장르도 없다. 결국 스냅 사진이라는 것은 많이 찍어봐야 한다. 아바스가 조언했던 것처럼 좋은 카메라보다는 편한 신발을 사서 많이 돌아다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좋은 사진을 얻었을 때는 다른 때가 아닌 발로 걸었을 때였던 것 같다. 걷다 보면 시간의 흐름도 느껴지고, 이것이 결국에는 하나의 연작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스토리가 사진에 녹아든다. 촬영한다는 기술적인 측면으로 접근하면 완전히 분리되지만, 사진이 나의 시선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면 결국 사진은 손을 통해 찍는다기보다는 걸음을 통해 찍는 것이 된다.

 

ⓒ 송철의, Jona Joensen & Arnfinn Á Plógv Thomassen, Faroe Islands, 2018 / a7R lll + SEL3514Z


스냅 사진 촬영 시 프레임을 어떻게 구성해 내는지 궁금하다. 
만약 인물 캔디드를 촬영한다고 하면, 인물에게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를 둘러싼 분위기까지 담아내려고 한다. 대개 보면 조리개를 최대 개방해서 배경은 전부 날리고, 사람만 예뻐 보이는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나중에 보면 그 장소가 어디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런 것보다는 내가 찍고자 하는 주제와 그 뒤의 배경이 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의 시선 자체의 특징은 정돈되지 않은 것들을 배척하려는 경향이다. 그 안에서 최대한 빼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는 편이다.

 

ⓒ 송철의, Jona Joensen & Arnfinn Á Plógv Thomassen, Faroe Islands, 2018 / a7R lll + SEL3514Z

 

현재 소니 a7R lll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스냅 및 풍경 사진에서 a7R lll의 역할은 어떠한가? 
a7R lll 같은 경우에는 고화소임에도 불구하고 AF 성능이나 기계적인 성능이 뛰어나다. 가장 큰 장점은 작고 가벼운 것이다. 장비에 대한 욕심은 없는 편인데, 판형 자체는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풀프레임 카메라를 콤팩트한 사이즈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 송철의, Jona Joensen & Arnfinn Á Plógv Thomassen, Faroe Islands, 2018 / a7R lll + SEL3514Z


사진가로서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4월과 5월, 두 달 동안 대림 창고라는 공간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번에는 영상 아티스트와 함께 협업한 사진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상업 사진도 꾸준히 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현재 작업하고 있는 연작 시리즈 중 하나인 ‘파티클’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생각이다. 큰 풍경 안에 사람이 한 명씩 들어가 있는 사진인데, 이 작업을 하는 이유는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를 사진으로 표현하기 위함이다. 음악과 콜라보레이션하는 콘서트도 올해 계획중이다.

 

ⓒ 송철의, Jona Joensen & Arnfinn Á Plógv Thomassen, Faroe Islands, 2018 / a7R lll + SEL3514Z

 

본인에게 음악과 자연, 그리고 사진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음악을 포기하고 나서 모 영어 학원에서 2년 동안 학생 입시 지도를 하고, 학부모 상담을 했다. 새로운 경험이었기 때문에 즐겁고 행복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주 5일 출근할 때 주말에도 나가서 일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의 결핍이 있었던 것이, 자기표현에 대한 결핍이었던 것 같다. 예술적인 부분으로 말이다. 예전에는 단지 나를 음악을 통해 표현했다고 하면, 직장 생활을 할 때는 그것에 대한 탈출구가 없었다. 그러던 찰나에 어느 순간 런던에서 유학 시절 얻었던 사진이라는 취미가 나의 뒤에 가까이 따라와 있었다. 매일 새벽마다 일어나서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촬영하는 것, 그것이 나한테는 탈출구였다. 나를 표현해 줄 수 있는,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상업 사진을 할 때 하고 개인 작업을 할 때는 표현의 방식이 조금 다르긴 하겠지만, 결국 사진은 자기 표현의 수단인 동시에 통로임이 분명하다. 

 

송철의 

2011 “A Beautiful Sight” 여성미래센터, 서울 
2015 “The Sight and Scene” 도나토스, 제주 
2016 “JEJUSUM STORY” Menier Gallery, 런던 
2017 “내가 당신에게 줄 수 있는 위로” Soundrawing Gallery, 제주 
2018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 ‘대한민국 내셔널 어워드’ 위너 
광고 풍경 촬영 전문 회사 <사운드로잉> 운영
인스타그램 @soundrawing
홈페이지 soundrawing.net

김유미 기자  yu_vd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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