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니콘D4 / AF-S NIKKOR 14-24§® f/2.8G ED / 16§® / 매뉴얼 노출(F2.8, 30초) / ISO 1600 / WB : 매뉴얼

밤의 사진을 촬영한다면 겨울이다. 누구나 이 말을 한번쯤은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서고동저의 기압배치에 의해 대기가 고층으로 밀려 올라가기 떄문이다. 그것을 한마디로 말하면 ‘겨울은 공기가 맑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추위를 견디면서 촬영하는 일은 큰 고생이다. 그렇다면 여름에 야경이나 야간 스냅을 즐겨보는 건 어떨지. 여름 밤하늘에는 아름다운 은하수와 여름의 대삼각형이라 불리는 별자리가 빛나고 있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세팅하고 장노출 촬영을 해보자. 일반적으로 사진은 어느 순간을 담지만 시간의 흐름을 한 장에 응축시키기도 한다. 바로 그 지점에 야경사진의 매력이 존재한다.


Hawaii

니콘 D4 / AFS NIKKOR 14-24§® f/2.8G ED / 14§® / 매뉴얼 노출(F2.8, 60초) / ISO 3200 / WB: 메뉴얼

우리는 수많은 은하 중 하나인 은하수 은하의 태양계에 있는 지구에 살고 있다. 은하수를 보면 우주의 방대한 스케일을 느낄 수 있다.

바다 속과 별 하늘은 어딘가가 닮았다

그런 신비적인 사진을 촬영하고 싶다

별 하늘을 촬영하게 된 것은 나이트 레인보우를 만난 일이 계기가 됐습니다. 달빛에 비춰져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밤의 무지개 입니다. 이는 고대 하와이인 시대부터 ‘최고의 축복’이라’ 일컬어져 왔습니다. 이번의 사진집에도 이구아수 폭포(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 걸쳐있는 세계 최대의 폭포) 와 나이트 레인보우 사진이 있습니다. 인간의 눈은 조도가 낮으면 색을 인식하기 어렵기 때문에 육안으로는 명확한 7색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달빛에 비춰져 하얗게 보입니다. 그런데 카메라로 촬영해보면 7색의 무지개가 예쁘게 담겨 있습니다. 그 불가사의하고 신비한 체험을 하고부터 완전히 마음을 빼앗겨 밤을 쫓아다니게 됐습니다. 하지만 나이트 레인보우는 그렇게 간단히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무지개가 나타나기를 가만히 기다리는 동안 별 하늘을 차분히 응시하고 있으면 그때까지는 무심히 보고 있던 별 하늘이 우주라고 하는 커다란 존재로써 얘기를 걸어옵니다.

원래 저는 바다 사진을 촬영했지만 바다 속과 별 하늘은 어딘가 닮았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저는 물고기의 생태를 촬영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물과 하나가 되는 감각이나 부유하는 감각에 매우 흥미가 있었습니다. 별 하늘을 촬영할 때에도 지구 혹은 우주와 일체가 되어 부유하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산이나 풍경을 계속 보고 있어도 특별한 감각은 느껴지지 않지만 물 속이나 별 하늘을 바라보면 점차 상상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심해 다이버가 장비없이 깊은 곳으로 잠수할 때 내면세계에 집중한다고 말합니다. 주위의 정보에 의식이 흐트러지면 그 순간 호흡이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별 하늘도 이와 같이 가만히 보고 있으면 은하수에서 다른 우주로, 현실에서 상상의 세계로 내면여행을 하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 신비로운 세계를 담고 싶어 점차 별 하늘 사진에 빠져들어 갔습니다.

지면을 배경으로 넣는 것이 기본
자신이 본 인상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싶다

거의 혼자 촬영을 다니기 때문에 일본에서 멀리 떨어진 해외에서 야간 촬영을 할 때에는 가끔씩 마음이 허전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오리온좌나 북극성과 같은 익숙한 별을 발견하면 ‘아아, 여기에 있었구나’라며 반갑기도 하고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남반구에서는 오리온좌의 세 별이 일본과는 상하반대에 위치해 있어 북반구에서는 보이지 않던 남십자성이 보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지구의 반대편에 와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낍니다. 야간촬영을 시작하고부터 잘 시간이 좀처럼 없습니다. 그전까지는 낮 동안의 촬영이 끝나면 ‘자 맥주라도 마실까’ 생각했지만 지금은 다음 밤 촬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낮부터 밤까지 촬영하고 해 뜰 무렵부터 정오 전까지 수면을 취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본 인상에 가까운 별 하늘을 촬영하고 싶기 때문에 구도에 지면을 풍경으로써 넣는 일이 많습니다. 극단적으로 ISO를 높여보거나 콤포지트(화상합성)를 하는 일은 없습니다. ISO 1600정도를 기준으로 노광시간은 길어도 30초 정도라고 할까요.

다만 화이트 밸런스는 오토로 촬영하면 붉은 정도가 상당히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조금 청으로 할당합니다. 눈으로 보는 별 하늘은 흑부터 감색으로 거의 색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모노톤을 베이스로 약간의 푸른 색을 더해 갑니다. 지금의 디지털카메라는 매우 성능이 좋기 때문에 ISO를 올리면 은하까지 담기고 오로라도 전혀 다른 색으로 재현할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어디까지 표현할 것인가는 자신에게 달려있습니다. 제한 없이 아름답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별 하늘의 달은 단 하나뿐인 조명
초점은 밝은 별로 오토 포커스

별 하늘의 촬영은 달 빛이 유일한 조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마트 폰 앱 등으로 미리 달이 차고 기우는 방향과 시간을 예측합니다. 예를 들면 이스터 섬의 모아이 상을 촬영했을 때에는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로 긴 시간을 그곳에 자리잡고 앉아 멀리 있는 별들에게 마음을 보내는 것 같은 슬퍼보이는 표정을 촬영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렴풋이 표정이 보이는 달빛을 머리속에 그렸습니다. 자연은 매우 변덕을 부리기 때문에 구름이 나타나 달을 감추는 일도 있고 구름 사이에서 순간적으로 산맥을 비추는 것 같은 기적적인 장면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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