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이런 날은 야외 촬영은 고사하고 이불에 들어가 손가락 마디가 노랗게 물들 때까지 귤이나 까먹어야 하거늘, 마감을 위해 카메라를 메고 나서야 한다니...
그래서 준비했다. 고화소 풀 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a7R III와 고성능 표준 줌 렌즈 FE 24-70mm F2.8 GM을 목에 걸고 필자의 취향이 담긴 장소를 찾아 실내 스냅 촬영에 나섰다. 혹시, 이번에 소개하는 장소가 당신의 취향에 맞을지도.
글·사진 | 이상민 기자

 

호텔 아니고 카페_호텔 세느장

익선동에 위치한 호텔 세느장은 기존 세느장 여관 건물을 개축해 카페로 탈바꿈한 공간으로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은 디저트 카페다. 핑크색 건물에 들어서면 ‘로비 보이’가 주문을 받고, 빈티지한 소품과 화려한 인테리어가 흡사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주문한 커피를 받고 붉은 카펫을 따라 위로 올라 복도를 지나면 호텔 룸 넘버가 적힌 문과 고풍스러운 의자와 테이블이 반겨준다. 이전 건물의 인테리어를 살리면서 새롭게 단장해 고급 호텔에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a7R III _ 15스톱 다이내믹 레인지
최근 출시한 카메라들은 대체로 꽤 괜찮은 다이내믹 레인지 성능을 갖고 있다. 그중에서도 a7R III는 높은 수준의 계조 표현력을 보인다. 낮은 ISO 감도에서 최대 15스톱의 다이내믹 레인지를 제공해 노출 차가 심한 환경에서도 이미지의 세밀한 재현과 정확하고 풍부한 색을 보여준다. 실제 실내 촬영에서 창으로 들어오는 야외의 강한 광원으로 인해 심한 노출 차가 발생해도 별다른 인공조명을 사용하지 않고도 후보정에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FE 24-70mm F2.8 GM _ 계륵? 만능!
FE 24-70mm F2.8 GM은 광각과 준 망원을 아우르는 3배 줌을 갖춘 표준 줌 렌즈다. 보통 이런 표준 줌 렌즈를 혹자는 계륵 렌즈라 불린다. 이유는 일반적인 표준 줌 영역에서는 망원이나 광각에서 표현할 수 있는 극적인 사진에 비해 평범한 사진을 보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표준 줌 렌즈야말로 여행이나 행사, 인물, 실내, 스냅 등 모든 상황에서 기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만능 렌즈다. 소니에서 단 하나의 렌즈가 필요하다면 FE 24-70mm F2.8 GM은 가장 유용한 화각을 보여주는 렌즈이며, 소니를 대표하는 렌즈 중 하나이다.

 

어느 재즈바_이태원 부기우기

이태원 경리단길을 오르면 만날 수 있는 라이브 재즈바 부기우기. 다양한 장르의 재즈 공연을 매일 라이브로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평일과 일요일은 두 팀이, 금요일과 토요일은 세 팀이 각각 두시간 정도 재즈 공연을 이어간다. 즉흥성 넘치는 재즈 공연, 붉은 조명과 인테리어는 여느 재즈바와 다르게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바에서 주문 즉시 만들어 주는 칵테일 맛도 일품.


a7R III _ 고감도 성능
실내 스냅 촬영에서 추가적인 인공 조명 없이 현장의 조명만으로 흔들림 없는 사진을 남기기 위해서는 감도(ISO)를 높이거나 조리개를 열어 셔터스피드를 확보해야 한다. 이때 감도를 높이기 위해선 카메라의 노이즈 억제력이 중요한데, a7R III는 4000만이 넘는 고화소 카메라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ISO에서도 노이즈 억제력이 뛰어나다. 감도 지원 범위가 기본 ISO 100~32000으로 이전 모델인 a7R II에 비해 한 단계 향상됐고, 확장 범위로 ISO 50~102400을 지원한다. 일반적으로 고감도라 불리는 ISO 3200 이상에도 암부 노이즈 억제력이 뛰어나고 피사체의 디테일이 뭉개지지 않은 채 선명함을 유지한다.
 
FE 24-70mm F2.8 GM _ 쉿! 빠르고 정숙한 AF
카페나 공연 등 실내에서 촬영할 때 다른 사람들의 피해가 가지 않도록 민첩하고 조용하게 촬영해야 한다. FE 24-70mm F2.8 GM은 DDSSM(다이렉트 드라이브 SSM)을 탑재해 빠르고 정확한 AF 성능을 보인다. DDSSM은 소니가 개발한 AF 모터 시스템으로 G Master 렌즈를 비롯한 고급 렌즈군에 포함돼 있다. 이 시스템은 풀 프레임 포맷의 초점 그룹을 정밀하게 배치해 렌즈 심도가 얕아도 정밀하고 쾌적한 AF가 가능하고, AF 시 불필요한 소음이 나지 않아 정숙한 촬영이 가능하다.

 

과거로의 여행_커피한약방 & 혜민당

을지로 골목 뒤편, 건물과 건물 사이에 한사람이 겨우 오갈 수 있는 좁은 길에 몸을 비집고 들어서면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이 펼쳐진다. 커피한약방과 혜민당이 마주한 이곳은 옛 ‘다방’에서나 볼 법한 수조, 고급스러운 샹들리에와 시골 할머니 댁에서나 볼 수 있던 자개농과 괘종시계, 오랜 세월 손때 뭍은 듯한 테이블 등 70, 80년대의 아늑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혜민당은 옛 양과점에서 볼 수 있는 베이커리를, 커피한약방은 손수 내리는 핸드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다.

 


a7R III _ 진화한 속도
어두운 실내에서 촬영하면 초점을 잡지 못하고 렌즈 AF 모터가 헛도는 현상을 경험했을 것이다. a7R III는 진화된 AF 알고리즘으로 AF 속도와 동체 및 눈동자 AF의 추적 성능이 향상됐고, 최대 -3EV의 저조도 환경에서도 무리 없이 촬영할 수 있다. 약 68%의 이미지 영역을 커버하는 399개 점의 상면 위상차 AF 센서와 425개 점으로 이미지 전역을 커버하는 콘트라스트 AF를 합친 Fast Hybrid AF 시스템으로 반셔터를 누르면 망설임 없이 순식간에 초점을 잡아준다.
 
FE 24-70mm F2.8 GM _ G Master
FE 24-70mm F2.8 GM은 G Master의 첫 번째 렌즈로 전 영역에서 단초점 렌즈와 같은 해상력을 선보인다. 일반적으로 줌 렌즈는 광각에서 주변부의 해상도와 망원에서 개방 시의 해상도를 모두 잡기 어렵다. 하지만 FE 24-70mm F2.8 GM은 광각에서 중앙은 물론이고 주변부의 해상도와 망원에서 개방 시의 해상도까지 전 영역에 걸쳐 높은 수준의 해상도를 보인다.

 

을지로 골목 어귀_빈집 & 십분의일

을지로 3가 구불구불한 골목길 끝, 막다른 길에 다다르면 빈집과 십분의일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무심하게 세워져 있는 입간판을 따라 좁은 2층 계단을 오르면 아지트같이 넓지 않은 공간에 테이블이 옹기종이 모여 있고, 적절한 볼륨의 음악이 공간을 채운다. 붉은 벽으로 둘러싸인 빈집은 조금 생소한 와인 맥주와 시나몬 가루가 컵 주위에 잔뜩 발라져 나오는 코젤 다크 생맥주가 대표적이고, 십분의일은 아늑한 느낌의 합리적인 와인바다. 빈집에서는 오후 10시쯤 사장님의 라이브 공연도 들을 수 있으니 그 시간대에 맞춰 방문해 보는것을 추천한다.


고화소와 스피드를 갖춘 a7R III & FE 24-70mm F2.8 GM

a7R III의 이미지 센서는 이면 조사형 CMOS 센서 Exmor R을 채용하고 있다. 총 화소 수는 약 4,360만 화소며 유효 화소는 약 4,240만 화소다. 예전에는 ‘고화소 카메라가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 이유는 화소를 높이면 그에 따르는 고감도 노이즈 성능이나 연산 처리 속도, 연사 성능 등 다른 주요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고화소를 뒷받침할 렌즈나 액세서리도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a7R III가 출시한 뒤 여러 번 사용해 보면서 그 생각이 변했다. a7R III는 고해상도를 특장점으로 꼽지만, 이미지 프로세서 BIONZ X™가 프로세싱 속도를 높여주고, 초당 10연사, 빠른 AF 등 고해상도와 함께 스피드까지 즐길 수 있는 카메라다. 여기에 소니의 최고급 렌즈인 G Master 렌즈까지 함께 한다면 높은 해상력과 스피드를 더욱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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