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 2014에 이어 이번 P&I에서도 사람들의 긴 행렬이 이어졌다. 시그마(SIGMA)의 새로운 콤팩트 카메라 dp 콰트로(dp Quattro)를 보기 위해서다. 지난4월 19일, 20일 양일간 P&I 시그마 부스에서 진행된 시그마 야마키 가즈토 대표의 dp 콰트로 특별 강연에도 수많은 사람이 자리해 그 위상을 증명했다. 야마키 대표를 만나 dp 콰트로와 시그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글┃이예진 기자 사진┃채동우 기자

작년에 이어 올해도 P&I를 찾았다. 이번 P&I에선 dp 콰트로 특별 강연도 직접 선보였는데 시그마에게 한국은 어떤 시장인가?

작년과 변함 없이 올해도 열정적인 손님이 많아 업계 종사자로서 든든한 마음입니다. 이런 유저가 많기 때문에 시그마에게 있어 한국은 주요시장 중 하나입니다.
한국에는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고 특히 그들은 퀄리티를 중요시하기 때문에‘한국에서 성공하면 세계에서 통한다’고 여길 정도입니다.

dp 콰트로에 대한 관심이 높다. 기존 DP시리즈와 전혀 다른 디자인이 눈에 띄는데 디자인이 변화한 원인 중 기능적인 측면도 있는지?

기능적인 측면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DP를 만들기에 앞서 다시 한번 제품의 콘셉트를 재검토했습니다. 크기를 줄이거나, 화상처리를 간단히 하기 보다 화질을 향상시키기는 것에 중점을 두어 원점으로 되돌아가자는 결론을 냈습니다. dp 콰트로는 화질이 고도로 정밀하기 때문에 미세한 흔들림도 상당히 눈에 띄게 됩니다. 무엇보다 ‘화질을 최우선시하는 카메라’로 만들기 위해 ‘확실하게 쥘 수 있는 카메라’를 콘셉트로 변화를 꾀했습니다.

dp 콰트로는 새롭게 개발된 포베온 센서 덕에 해상력이 크게 향상됐다. 고감도 노이즈, AF 속도 등은 어떠한가?

전반적인 성능이 개선됐습니다. AF 속도로 빨라졌고 고감도의 경우는 센서 퍼포먼스가 바뀌었기 때문에 대체로 한 단계 정도 향상됐습니다. 다만 고감도에 강한 카메라라고 한다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반 카메라에 비해 아직은 고감도에 약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저감도 ISO 100, 200정도의 화질은 어떤 카메라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습니다.

대문자로 표기됐던 DP가 dp 콰트로에선 소문자로 바뀌었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

리코 GR, 니콘 쿨픽스 A 등 비슷한 카메라가 등장하기 시작하고 새로운 DP에 대해 고민하던 중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다시 한번 원점으로 돌아가자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DP시리즈를 리브랜딩 하기로 말입니다. 이름 자체를 바꿀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로고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원점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로 소문자 dp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다른 의미지만 뒤집으면 같은 모양이 되는 d와 p의 형태가 재미있지 않나요? 하나의 로고로 만들어도 좋지 않을까 싶어 소문자로 바꾸게 됐습니다.

DP시리즈는 ‘사용하기 어려운 카메라’라는 평가도 있다. 이번 dp 콰트로는 어떤 유저가 사용하면 좋을지?

기본적으로는 기존 DP시리즈와 같이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이 작품을 담는 카메라로 사용하면 좋을 듯싶습니다. 일반 유저보다 작품 활동을 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AF 속도를 향상시키거나 여러 컬러 모드를 넣는 등 일반 유저가 사용하기 쉬운 기능도 마련했습니다 .

카메라 시장 전반적으로 미러리스가 강세다. 다양한 렌즈의 특성을 즐기기 보다 키트렌즈에 만족하는 유저도 많아졌다. 렌즈 제조사의 입장에서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확실히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키트렌즈만으로 촬영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렌즈를 바꿔가며 다양한 렌즈를 즐기는 사람은 있습니다. 저희는 그런 유저를 위해 제품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아직 미러리스용 렌즈는 종류가 많지 않지만 향후 확충해나갈 예정입니다. 시그마는 현재까지도 모든 생산을 일본에서 하고 있습니다. 해외 시장을 통해 원가 절감이 가능하지만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춰온 일본 제조사와 여전히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원가가 들더라도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시그마가 추구하는 비즈니스입니다.

시그마를 포함해 많은 서드파티제 렌즈 제조사가 미러리스용 제품개발에 소극적인 인상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미러리스의 장래는 밝습니다. 다만 렌즈를 바꿔가며 다양한 렌즈를 즐기는 사람의 대부분은 아직까지 DSLR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는 어느 쪽을 더 우선시하느냐의 문제일 뿐, 결코 미러리스 시장을 외면한 것은 아닙니다. 차차 미러리스 제품이 확충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그마는 글로벌 비전을 발표한 후 순차적으로 라인업을 정비하고 있다. 글로벌 비전에 대해 시그마 내부적으로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출하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판매량 증가도 기쁘지만 무엇보다 저희가 자신 있게 내놓은 제품을 많은 사람에게 선보일 수 있는 점이 일을 하는 데에 있어서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글로벌 비전의 렌즈는 성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으나 디자인에 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었다. 이번 dp 콰트로를 비롯해 최근 시그마 렌즈의 디자인이 과감하게 변화했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좋은 성능의 제품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그 제품에 애착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중학생 시절 부모님께 졸라 야구 글러브를 산 적이 있는데 얼마나 기쁘던지 베개 옆에 두고 잘 정도로 애용했습니다. 요즘, 특히 가전제품에 있어서 이런 애착이 흐려진 듯합니다. 물건 자체로서의 매력, 그저 책상에 올려 놓기만 해도 뿌듯한 제품을 생각했습니다. 또한 단순히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바디에 장착했을 때의 분위기, 심플함, 모던한 디자인 등에 신경 썼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해 시그마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다.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 가장 중요시 한 부분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고객의 신뢰입니다. 시그마라는 브랜드를 신뢰할 수 있도록 제품의 품질과 서비스에 힘썼습니다. 저희 회사는 그만두는 직원이 극히 적습니다. 좋은 직원이 오래도록 남아 시그마의 기술력을 쌓아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좋은 품질과 고객의 신뢰는 바로 거기서부터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

시그마에 있어서 세기P&C는 어떤 파트너인가?

저희 회사는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홍콩 등에 자회사를 두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전부 대리점에 일임하고 있는데 세기P&C는 저희 대리점 중에서도 탑 3안에 들 정도로 유능한 파트너입니다.

시그마의 향후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고객이 애착을 가질 수 있는 상품이 되도록 높은 품질, 세련된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에 힘쓸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시그마의 미션입니다. 구체적인 제품에 대해서는 dp2 콰트로를 시작으로 콰트로 시리즈가 순차적으로 발매될 예정입니다. 그 다음으로 SD1 메릴의 후속 기종을 선보이기 위해 현재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구체적인 발매 시기, 사양에 관해서는 언급할 수 없지만 SD 유저를 위한 새로운 카메라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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