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네트워크와 스마트기기의 발달은 콘텐츠 소비문화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이제 우리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음악이나 사진, 동영상 등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1인 방송이 크게 성장하면서 동영상 콘텐츠의 생산과 공유를 전문으로 하는 1인 크리에이터가 탄생했고, 시대를 대표하는 직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VDCM은 1인 크리에이터들의 활동무대인 다양한 동영상 플랫폼들을 소개하고 각 플랫폼들만의 특징과 개성을 집중조명해보고자 한다. 이번 호의 주제는 국내 최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아프리카TV’다.

 

에디터 박지인

 

Anybody can freely broadcast TV. ‘세상의 모든 방송을 만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자’는 모토 아래 등장한 아프리카TV는 독보적인 1인 방송 플랫폼으로서 국내 라이브 스트리밍 분야를 선도해왔다. 특별한 기술이나 장비, 비용 없이도 누구나 쉽게 어디서든 인터넷만 연결돼 있다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 왔다. 진행자와 시청자간의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문화를 개척한 아프리카TV는 라이브 방송을 다시 볼 수 있는 VOD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무료로 저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전 방위적 1인 미디어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실시간 소통 방송의 원조

 

아프리카TV는 국내 1인 미디어 문화의 태동기부터 그 역사를 같이해왔다. 2006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아프리카TV는 당시 유튜브를 중심으로 VOD 형식의 동영상 플랫폼이 각광받던 시대상과 달리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촬영 현장을 송출하는 라이브 스트리밍 시스템을 채택했다. 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만드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유저가 채팅을 통해 참여하고 피드백을 보내는 형식이다. 타 플랫폼들이 2010년대에 이르러서야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도입하고 1인 방송 경쟁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아프리카TV는 시대를 앞서간 플랫폼이라 할 수 있겠다.

 

전문 크리에이터, BJ의 등장

 

아프리카TV는 ‘별풍선’이라는 후원 시스템을 도입해 플랫폼과 콘텐츠 제작자 모두에게 이익이 발생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면서 전문 1인 크리에이터와 1인 미디어가 탄생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아프리카TV는 1인 방송을 진행하는 크리에이터를 지칭해 BJ(Broadcasting Jockey)라고 부르고 있다. 이들은 보이는 라디오, 먹방, 스포츠, 게임 중계 등 다양한 테마의 방송을 진행다. 방송에 참여하는 시청자들은 ‘별풍선’이라는 사이버 머니를 통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BJ를 후원할 수 있다. 별풍선은 1개당 110원의 가격으로, BJ의 주 수입원이다. 아프리카TV는 누구나 방송을 송출할 수 있는 플랫폼과 방송의 운영을 지원하는 대신 BJ가 받은 후원금에서 수수료를 받는다. 플랫폼과 BJ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수수료는 일반적으로 후원금의 40%이며, 특정 기준에 따라 선별되는 베스트 BJ, 파트너 BJ는 각각 30%, 20%로 감면을 받고 있다.

 

탄탄한 팬덤 문화

 

아프리카TV가 지난 13년의 시간동안 국내 1인 방송 플랫폼의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팬클럽’ 시스템에 있다. 시청자가 BJ를 후원하면 해당 BJ의 팬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팬클럽에 가입한 시청자는 방송에서 여러 가지 혜택을 받는다, 팬클럽만을 위한 별도의 게시판에 참여할 수 있고 방송 내 채팅에서는 특별한 글자색이 적용된다. 또 팬들 가운데 BJ에게 후원한 별풍선 순위에 따라 상위 20명에게는 ‘열혈 팬’이라는 지위가 어진다. 이들은 채팅에서 일반 팬들과는 또 다른 붉은 색이 적용되며 해당 BJ의 방송이 만원이 되어도 언제든지 빠른 입장이 가능하다. 특히 이들은 BJ에게 큰 도움이 되는 만큼 특별한 유대관계를 쌓게 되는데, 때문에 순위에 들기 위한 별풍선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 인기 BJ는 팬클럽 회원의 수가 수만 명에 이르기도 한다. 이러한 인지도를 다른 콘텐츠 시장이나 타 플랫폼에서 동시에 활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마치며

 

 

1인 미디어가 성장하고 수만 명의 팬을 거느린 인기 BJ들이 등장하면서 아프리카TV의 영향력은 온라인을 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9월 21일 아프리카TV는 천안의 독립기념관과 협력해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의 독립운동사를 알리는 기획방송을 진행했다. 1인 방송이 기존 미디어 못지않은 사회적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사례다. 또 부산문화관광축제 조직위원회는 부산의 문화행사를 알리기 위해 아프리카TV의 인기 BJ 양팡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많은 공공기관들이 충성 구독자를 보유한 BJ들과 협력하는 것으로 지역문화와 행사를 홍보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1인 미디어가 연일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아프리카TV와 BJ들은 사회에 선한 영향력까지 발휘하고 있다. 이들이 펼치는 공익적 성격의 1인 미디어 활동이 대중적인 콘텐츠로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VDC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