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찰나의 순간을 담는 고속카메라. 그 기원은 약 147년 전 한 가지 호기심으로부터 비롯됐다. 1872년, ‘말의 네 발굽이 걸음걸이에 따라 모두 땅에 떨어지는가’라는 주제를 두고 경마 애호가들 사이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토론의 결과는 오리무중. 말의 속도가 너무 빨라 아무도 그에 대한 확답을 내릴 수 없었다. 이 미스테리를 해결하기 위해 사진가 에드워드 마이브리지(Eadweard Muybridge)가 나섰다. 그는 24대의 카메라를 각각 69㎝ 간격으로 세워두고, 스탠퍼드의 경주마 샐리 가드너가 시속 약 60㎞의 속도로 달리는 동안 일정한 간격으로 셔터가 눌리도록 와이어를 설치했다. 촬영의 결과는 성공적. 네 발굽이 모두 땅에서 떨어지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속 촬영 전문 기업 코미는 모션분석의 선구자였던 에드워드 마이브리지의 업적을 기리고 과거와 현재의 고속 촬영을 비교해보기 위해 마사회를 찾았다.

 

정리 | 박지인 / 자료제공 | KOMI

 

말의 질주본능과 마주하다

 

이번 촬영에서는 지난 번 출사와 마찬가지로 가볍고 콤팩트한 외형에 1920x1080의 해상도에서 초당 1,500장의 촬영이 가능한 고속카메라 Phantom Miro LC320S가 활용됐다. 여기에 원활한 촬영을 위한 삼각대, 70-200mm 및 80-400mm 캐논 렌즈, 90분간 촬영이 가능한 BPU60 배터리 2개, 128GB 플래시 메모리 2개 등 최소한의 장비만 준비해 가볍게 출사준비를 마쳤다.

 

말이 달리는 속도는 시속 65Km(60-70km/h)로 알려져 있다. 초속 18m로 질주하므로 3m 구간을 화각으로 했을 때 초당 1,000프레임으로 촬영하여야 166장의 이미지를 얻어 동영상 재생 시에 5.5초 분량을 획득할 수 있다. 때문에 고속 촬영 속도는 1,000FPS로 설정하고 여기에 다양하게 셔터 속도에 변화를 줘 이에 따른 효과의 차이를 확인해 보고자 했다. 첫 번째 촬영에서는 1/1000초의 셔터 스피드를 사용해 촬영을 진행했다. 말이 질주하는 속도가 매우 빨라 모션 블러(흐림)현상이 있을 것으로 예측돼 이후의 촬영에서는 더욱 빠른 셔터 스피드를 사용해 고속 촬영을 시도했다. 촬영 앵글은 말의 네발이 모두 공중 부양하는 순간을 담는 것을 목표로 했다. 말의 길이를 꼬리 포함 3m, 카메라에서 말까지 거리 25m 정도라 예측해 넓은 화각부터 클로즈 업 화각까지 커버할 수 있는 70-200mm 렌즈와 80-400mm 렌즈를 준비했다. 말이 질주하는 순간을 고속 촬영한 결과, 말이 공중 부양하는 것과 역동적인 모습 및 구보 형태를 관찰할 수 있었다. 말의 네 발 모두가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은 0.1초 정도이고, 땅에 발이 닿아 있는 시간은 0.2초 내외로 파악되었다.

촬영에 사용된 장비

Phantom Miro LC320S는 카메라 자체에 기기의 세부 기능을 설정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고속카메라다. 최대 해상도인 1920x1200에서 초당 1,380장까지 촬영이 가능하며, 1920x1080과 1280x720의 해상도에서는 각각 최대 1,530장, 3,200장까지의 촬영속도를 제공한다. 12비트의 밝은 감도와 최대 1μs의 노출속도, HD-SDI 비디오 출력 등을 지원하며 현재 선보이고 있는 고속카메라 가운데서도 단연 눈에 띄는 콤팩트한 외형을 자랑한다. 작고 가벼운 무게에서 비롯하는 휴대성 덕분에 촬영이 어렵거나 협소한 장소에서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기능적인 면이나 사용성에 있어서 매우 뛰어난 고속 카메라다.

 

SPEC

해상도

1920x1200 (1,380장 촬영 지원)

픽셀 비트 심도

12bits

최대 촬영 속도

325,000fps(흑백). 240,000fps(컬러)

내장 메모리

12GB

비휘발성 메모리

CineFlash 120GB, 240GB

대응 마운트

니콘 F(G) 마운트, C 마운트, PL 마운트, 캐논 EF 마운트

크기

190x98x100mm

무게

1.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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