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회색빛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떠오르는 곳이 있다. 깊고 푸른 바다를 장엄한 대관령의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도시, 강릉이다. 작년 이맘 때 처음 마주했던 강릉의 바다는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다. 잔잔하게 흐르는 서해바다만 알던 필자는 동해의 높고 거세게 이는 파도를 보며 마음속의 응어리가 산산이 부서지고 씻겨 내려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올해는 강원도에 눈 소식이 자주 있었다. 눈 덮인 설국의 풍경도 만나볼 수 있겠다는 기대를 품으며 열차에 올랐다. 1년 만에 다시 찾은 강릉, 이번 여행은 소니의 새로운 콤팩트 카메라 RX100 VII이 함께 했다.

 

 

에디터 | 박지인

 

살을 에는 강원도의 추위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었지만 해변에는 바다를 만나러 온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친구, 가족, 연인들과 함께 저마다의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고 있었고, 그 가운데서 조용히 눈에 담긴 정경을 한 장 한 장 프레임에 담았다. 세차게 밀려들어오는 파도는 크고 작은 바위들과 부딪치며 하얀 물안개를 일으키고, 바위는 파도의 완고함에도 침묵한 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 무던한 풍경은 보는 이들에게 인생이라는 바다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해변을 따라 정비된 산책로에는 바다와 달리 섬세함이 묻어난다. 빼곡하게 들어선 소나무 숲 사이로 길을 내 걷는 이들의 사색에 깊이를 더한다. 어쩌면 자연은 언제 어디서나 한결같은 모습인데, 이를 특별한 공간으로 만드는 건 우리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평범한 일상에 시선을 더하면 특별한 순간이 되는 것처럼.

 

 

 

 

 

 

발길을 돌려 산으로 향했다. 강릉을 아우르는 대관령 또한 이름난 명소다. 영동과 영서 지방을 가르는 교통의 요충지로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곳을 거쳐 간다. 굽이굽이 돌아 나 있는 도로를 따라 한참을 오르다 강릉과 평창을 잇는 중간 지점에서 대관령휴게소와 양떼목장을 만났다. 축사가 아닌 모두에게 개방된 공간에서, 그것도 양을 마주하는 것은 분명 흔치 않은 경험일터. 망설임 없이 카메라를 들고 차에서 내렸다. 산책로를 따라 목장을 한 바퀴 돌아본다. 산을 올라오며 기대했던 설국은 때가지나 녹아 없었지만 탁 트인 시야와 높은 산에서만 누릴 수 있는 신선한 공기가 청량감을 주었다. 눈이 녹아 없어진 사이로 드문드문 푸른 나무들이 보였다.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대관령은 돌아올 봄을 기다리며 새로운 계절의 시작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숨겨진 자연의 생명력이 눈 덮인 설경보다 더욱 장관으로 다가왔다.

 

 

 

 

 

 

산책을 끝내고 양을 만나러 갔다. 5월부터 10월까지는 양을 방목해 자유롭게 뛰노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겨울에는 혹한으로부터 양을 보호하기 위해 축사에서만 관람할 수 있게 한다. 축사는 새끼 양과 다 자란 양을 함께 볼 수 있는 보금자리와 직접 양들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건초 주기 체험장, 두 종류로 나뉜다. 건초를 한 아름 쥐고 건네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양들의 모습을 관찰했다. 양은 눈이 참 예쁜 동물이다. 서글서글하고 시원한 눈매를 가졌다. 커다란 눈망울에 맞게 속눈썹도 길게 자라 선한 인상을 만든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 했다. 감정은 물론 성품까지 눈에 드러난다. 이를 증명하듯 아이들이 건초로 짓궂게 장난을 치더라도 화를 내거나 보채는 일이 없다. 그저 묵묵히 바라볼 뿐이다. 양들의 눈에 비친 우리의 눈은 어땠을까? 바라보던 양은 무심하게 울음소리 한번 내주고 돌아설 뿐이었다.

 

 

 

 

 

마음껏, 맘편히. 여행을 위한 올인원 콤팩트 카메라

RX100 VII

필자는 여행에 박한 사람이었다. 여행을 즐길만한 경제적, 심리적 여유도 없었지만 무엇보다 여행 그 자체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 시간에 생산적인 무언가를 하나 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탈보다 일상이 우선이었다. 최근 많은 곳을 다니면서 여행에 대한 관점이 달라졌다. 낯선 곳에서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바라보며 생각하는 일이 삶에 커다란 자극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 여행을 함께한 RX100 VII은 여행자에게 자유로운 시선과 깊이 사색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카메라였다. 35mm 환산 24mm에서 200mm에 이르는 줌 렌즈로 광각, 망원을 오가며 더 넓은 시야를 경험할 수 있었다. 작은 크기와 약 300g의 가벼운 무게로 휴대하기 편리하며, 한 손으로 빠르게 조작할 수 있게 설계돼 여행의 모든 순간에 간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0.02초의 빠른 AF와 실시간 추적 기능, 초당 20매의 고속 연사를 지원해 여행 중 우연히 만나는 특별한 이벤트를 놓치지 않고 담을 수 있다. 특히 사람은 물론 동물의 눈까지 추적할 수 있는 Eye-AF 기능을 지원하는데, 이번 여행에서 양을 촬영할 때 양의 눈을 추적해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영상은 풀 픽셀 리드아웃의 4K 해상도를 지원한다. 더 넓은 다이나믹 레인지, 색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S-log 프로파일이나 외부 마이크 호환 기능 등을 탑재해 브이로거와 전문가들이 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사진과 영상 모두에서 뛰어난 결과물을 제공하고 여기에 휴대성과 편의성까지 갖춘 소니의 RX100 VII은 여행자를 위한 올인원 카메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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