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벤로(BENRO)
GHA + L 플레이트
어떠한 한 가지에 관심을 가지면 오로지 그것만 보이게 되는 경우가 있다 . 벤로 매장을 찾은 사진가도 그랬던 모양이다. 매크로 촬영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지면에 낮게 핀 들꽃 촬영을 위한 삼각대를 물색하다가 의외의 제품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 이번 리뷰는 재 발견한 벤로 짐벌헤드 GHA의 용도에 대한 이야기다.

글ㆍ사진┃김범무 기자

제품사양 < 가격 : GHA : 28만원, MPU100 : 8만원>
크기(L×B×H) 136×51×221mm
무게 470g
최대지지무게 15kg
문의 벤로코리아
TEL 070-4116-6681
URL www.benrokorea.co.kr

본래 용도는 짐벌헤드

벤로 GHA는 삼각대 헤드의 도브테일(플레이트를 고정하는 장치)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짐벌헤드다. 망원렌즈의 삼각대 마운트링은 어느 정도 무게중심을 맞춰서 위치가 정해지는데, 여기에 GHA를 연결하면 짐벌헤드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엘레베이트 시스템이 적용된 짐벌헤드와 비교해 무게중심 잡기가 어려운 편이지만 망원렌즈 촬영을 돕는다는 목적에는 부족함이 없다.

이 제품의 특징은 헤드의 플레이트 부분을 연장해 주는 데에 있다 . 보통 매크로 촬영을 돕는 센터컬럼이 적용된 삼각대의 경우 헤드의 위치를 지면에 거의 닿을 정도로 낮추기가 어렵다. 센터컬럼이 90도로 꺾이는 부분이 캐노피 위에 있기 때문이다. 지면에 닿을 만큼 카메라를 낮춘다고 할지라도, 헤드의 간섭 이 있어 촬영이 어렵다.

지면에 내려놓는 수준의 앵글 설정이 가능하다.

앵글 설정이 편리하다.

L플레이트를 활용하면 삼각대 마운트링이 없는 렌즈라도 짐벌헤드 촬영이 가능하다. 미러리스 카메라용 망원렌즈의 경우 마운트링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 방법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트래블러 플랫과 함께할 때

GHA를 사용하면 헤드의 위치는 그대로 두고 카메라가 연결된 플레이트를 좀 더 지면으로 낮출 수 있다. 벤로 트래블러 플랫(Traveler Flat) 시리즈는 최저 높이가 125mm인데, 여기에 GHA를 연결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즉 들에 핀 꽃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앵글로 촬영이 가능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면 카메라를 세로로만 사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GHA가 망원렌즈 삼각대 마운트 링을 측면 90도 위치에 두고 촬영하는 것을 전제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카메라를 그대로 연결하면 세로 구도만 촬영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L 플레이트를 사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 L 플레이트는 카메라의 측면 부분에 헤드를 연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액세서리다.

두 가지 조합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센터컬럼을 삼각대에 뒤집어서 장착해 카메라를 바닥에 가깝게 하는 방법이나, 매크로 용 센터컬럼을 사용하되 피사체 쪽 다리의 길이를 줄여서 삼각대를 기울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미세한 조절을 하기가 어렵고,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GHA와 L 플레이트를 사용해 촬영한 매크로 사진.

낮은 곳에서도 안정적으로

실제로 GHA와 L 플레이트를 사용해서 매크로 촬영을 하니 그야말로 새로운 세계다. 바닥에 납작 엎드리듯 낮게 깔린 트래블러 플랫 삼각대는 지진이 와도 넘어지지 않을 만큼 안정적이고 GHA로 연장한 플레이트는 구도 설정이 무척 간편했다. 볼 헤드에 연결된 플레이트이니 각도 조절이 편리한 것은 말 할 것도 없다.

물론 이 방법을 사용할 때에는 DSLR이라면 앵글파인더가 필요하고, 미러리스라면 LCD가 틸트 되는 방식이어야 피사체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 방법을 찾고 나니 낮은 곳에 핀 꽃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마침 새싹이 움트고 꽃봉오리가 열리는 계절이다. 이번 주말에는 GHA가 달린 삼각대를 들고 촬영에 나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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