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진 시간을 찾아 떠난 여행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베트남에 온 지 7일째,

설레임으로 시작한 여행이 어느덧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나는 지금 하노이, 박하, 사파를 거쳐 남딘에 있다.

사파 고산지역 소수민족을 찾아 그들의 삶속에서 자연에 순응하며 욕심 없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한 움큼 거머쥔 내손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수백의 계단으로 이뤄진 라이스테라스(Rice Terrace)를 보고 있노라니 그들의 위대함에 경이로운 마음까지 들었다.

6,70년대를 살아온 우리 선조들의 삶이 스쳐지나가면서 세월만큼이나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

소수민족의 일상이 나에겐 다큐일지언정 그들에겐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삶 자체일 것이다.

일반인의 발걸음이 닿지 않는 사파의 반샤오 마을에서 그들은 낯선 이방인을 신기한 눈빛으로 맞아주었다.

그들에게 앵글을 들이댄다는 것조차 미안할 정도다. 하지만 그들은 풍족하지 못할지언정 불행해 보이지는 않았다.

사파를 떠난 지금 정작 거기서 느끼지 못한 감정이 복받쳐 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내 마음이 순수하지 못한 때문일 것이다.

하루하루 그들의 삶도 세월 따라 변해가겠지만 때 묻지 않고 태고의 순수함을 오랜 세월 이어지는 바램을 가져보면서 내 마음이 좀 더 성숙해질 즈음 다시 한 번 그 곳을 찾고 싶다.

그때는 사진의 소재로만 바라봤던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고 문명의 이기를 경험하지 않은 그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설 수 있기를 기대 해 본다.

 

                  2017. 2. 9. 베트남 남딘에서

 

베트남 사파(SaPa)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에서 북서쪽으로 약 350km 떨어져 있으며 중국과의 국경 근처에 위치한 산악 마을이다. 베트남 전체에서 가장 추운 지역 중 하나이며, 산 속 계곡에 자리 잡고 있어서 연중 안개 속에 묻히는 날이 많다. 많은 숙박시설과 각종 편의시설이 자리 잡고 있어서 인근에 산악 소수 민족을 보러 오거나, 멋진 자연 경관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여행객들의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 시내에 있는 대표적인 볼거리는 사파시장과 함롱산 공원이다.

마을 자체는 그리 크지 않아서 충분히 걸어 다닐 수 있으며, 마을 곳곳에서 여행객들을 상대로 토속적인 물건들을 파는 소수민족들을 볼 수 있다. 사파에서 남쪽으로 3km 정도 떨어진 곳에는 블랙몽족이 사는 깟깟마을과 신짜이 마을이 있고, 북쪽으로 10km 떨어진 곳에는 자오족이 많이 사는 따핀마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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