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섬을 지나쳐 수로에서 만나는 출사지

장마가 시작된다고 실내촬영을 계획하고 있는데 다행히 장마전선은 중부지방 아래에서 시베리아의 찬 기단이 막아서 북상하지 못하고 있다.

하늘은 쪽빛으로 파랗게 물들어 있고 간간이 지나는 실구름이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하는데 오늘은 석양이 불타는 하루가 되리라는 짐작이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주말 낮에도 은근 양떼구름이 형성되어 제부도의 노을을 기대했는데 구름층이 두꺼운탓에 멋진 노을을 놓치고 말았다.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하루의 일기를 예측하기란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일기예보와 하늘을 보며 판단해야 하기에 자연의 힘은 대단하다는걸 다시 한번 느낀다.

오늘은 "사진 속 그대" 출사밴드의 번개출사 이권희작가님의 주관으로 야간 컨셉촬영을 진행하기로 한 날이라 여러분의 사진작가와 모델들이 시간을 맞추어 지정한 장소에  도착하기 시작했다. 

사무실 일이 늦어져 다른분들보다 늦게 도착하니 먼저 오신분들이 오늘의 주인공이 될 모델분들을 모시고 촬영을 하고 계셨다. 오늘의 주제인 행위예술에 의한 연출컷은 모델과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 좋은 작품을 얻지 못하기에 교감을 나누는 시간을 먼저 갖으며 행위예술에 대한 표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작업이다.

매번 사진을 찍을 때처럼 나의 화각은 24mm 수동 단렌즈 요즘은 눈이 나빠진 탓인지 수동 초점 맞추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허름한 자동렌즈라도 하나 장만해야 할텐데 주머니 사정이 녹녹치 않다. 이제껏 아껴온 수동렌즈를 뒷방으로 물러나게 하는것도 아쉽지만 아직은 쓸만하다.

먼저 수로를 가로 지르는 데크에서 이상국작가님이 촬영을 하시고 계시기에 인사를 나누고 나의 화각을 찾아 나섰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모델분이 나와 같은 동성동본을 가지신 분이였다. 경험이 많으신지 요구하지 않아도 멋진 포즈를 취해 주시며 렌즈를 향해 발사하는 눈빛이 마음에 들었다. 보통은 도발적인 포즈를 취할 때 나오는 눈빛인데 나름 포즈에 대한 공부와 연습이 몸에서 베어나와 수월하게 첫 촬영을 맞추었다. 주변의 지형지물과 모델을 활용한 촬영은 계속되었고 어느새 석양이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와!~~ 하는 탄성과 함께 이제는 석양을 마주하고 샷을 날려 본다 이렇게 운좋은 날이 아니면 인디언칼라로 물들어가는 석양을 만나는게 쉽지 않은데 주변을 살펴보니 이제 막 모내기를 마친 논에 반영이 형성되어 모델 한분을 모시고 논가의 작은 공터에 모셔두고 셔터음에 취해 있는데 주변에서 모여드는 하루살이가 여전히 작업을 방해하는데도 심취한 작가들과 모델 들은 시간 가는줄 모르고 촬영작업을 하며 나름의 화각을 찾아가고 있었다.

이제 석양은 멈추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인 블랙아웃 타임 좀전에 반영이 비추던 논으로 내려가 다시 한번 장노출로 풍경을 담고 오늘의 작업을 마무리 한다.

여름철 야외에서 야간 촬영은 역시나 벌레들과의 전쟁이기 때문에 컨셉촬영은 적당한 장소가 물색되면 다시 진행하기로 하고 전쟁 같은 몇시간의 사진들을 소개한다.

오늘 준비를 해주신 이권희작가님 이상국 작가님, 그리고 참여해주신 작가님들 수고하셨습니다.

 

수로옆 공터에서 작업하는 모델과 작가님들
수로옆 공터에서 작업하는 모델과 작가님들

 

망초꽃이 적당히 피어있어 배경으로는도 좋은 장소
망초꽃이 적당히 피어있어 배경으로는도 좋은 장소

 

붉게 물든 하늘과 반영
붉게 물든 하늘과 반영

 

열심히 작업중인 이권희작가님과 모델
열심히 작업중인 이권희작가님과 모델

 

 

자연풍화로 생성된 석벽에서
자연풍화로 생성된 석벽에서

 

석양이 물들어가는 시간
석양이 물들어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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