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꼭 사진찍기 불가능할 때만 가장 기묘하고, 흥미롭고, 아름다운 포즈를 취한다.  
그래서 고양이 달력에는 실망스럽게도 항상 대중용 포즈밖에 나와있지 않다.
 - J. R. 코울슨 -

부모님과 동생 그리고 세마리의 고양이들이 사는 나의 고향 인천. 요즘 부쩍 찾아가지 않은지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동생이 계속 먹고싶다고 졸랐던 롤케익과 내가 제일 좋아하는 로즈티를 사들고 부모님 댁을 찾았다. 가방에는 감성적인 일상을 담기 좋은,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컴팩트한 크기와 생수 한 병보다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는 캐논 EOS M200을 담았다. 저소음 모드가 잠자는 고양이의 콧털을 건들지 않고 귀여운 모습을 담을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 사진에 사용된 튤립은 실리콘 소재의 조화입니다. 실제 튤립은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독성이 있으니 유의해주세요.

서울에서 2시간 반, 인천대교와 서해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인천 송도의 한적한 집. 부모님은 일하러 나가신 텅 빈 집을 시험기간인 동생이 틀어놓은 작고 잔잔한 노랫소리와 고양이의 나른한 골골송이 메꾸고 있었다.

맨 처음 현관서부터 나를 맞이한 것은 동생이 아닌 둘째 고양이 렝가였다. 렝가는 2015년, 보호소에 버려진 아주 작은 아기 고양이었는데 그 당시 너무 연약하고 잔병치레가 많아서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사자 캐릭터 ‘렝가’ 이름을 따서 지었다. 그 후 렝가는 아이폰 충전 케이블을 무려 20개나 뜯어버리고 깨버린 컵도 열손가락을 넘어가는 큼지막하고 활달한 고양이가 되었다. 선명한 분홍색 코가 매력인 코숏(코리안 쇼트헤어) 고등어태비 렝가는 처음 본 사람한테도 치대는 붙임성 있는 고양이다.

현관 바로 앞에 위치한 아버지의 방에서 살짝 열려있는 문틈 사이로 얼굴을 빼꼼 내민 첫째 고양이 짱가가 뭐지? 라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쳐다봤다. 2010년생인 짱가는 올해 11살로 고양이 나이로는 할아버지다. 날때부터 예민하고 소심한, 거기에 페르시안 고양이 특유의 얌전함이 더해져 짱가는 항상 조용하다. 짱가가 큰 소리를 낼 때는 오로지 아버지가 엉킨 짱가 털을 빗어줄 때 뿐이다. 평소에 짱가는 정돈이 잘 되어있는 아버지 방에서 아버지가 듣는 재즈 음악이나 영화 소리를 가만히 앉아 들으며 졸고 있다. 때로는 침대맡에 앉아 햇볕을 쬐며 인천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를 눈으로 쫓는다. 짱가는 나른한 햇살을 연상시키는 노란색 털과 눈을 가졌다. 털은 아기 고양이 시절 솜털 같은 털 그대로 성묘가 되서 지금은 솜사탕 내지 구름 같아 보드랍다.

거실로 들어서면 책장 아주 높은 곳에서 단숨에 쇼파까지 뛰어내려 우아하게 착지한 회색 고양이가 늠름한 모습을 보인다. 잘생긴 얼굴을 가진 이 러시안 블루, 유일한 암컷 고양이는 막내고양이 라라다. 라라는 전 주인이 굶기다 시피 하며 학대를 했었는데 그 소식을 들은 어머니께서 분노하며 바로 데려오셨다. 걸을 힘도 없어 다리를 떨면서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내딛으면서 참치캔을 허겁지겁 먹는 모습이 너무 짠했던 기억이 난다. 털도 영양이 없어 푸석푸석하며 숱도 적었다. 길고양이도 갈비뼈가 그렇게까지 드러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라라는 토실토실하고 윤기가 흐르는 털은 햇볕을 받으면 신비로운 푸른빛이 감돈다. 잘생긴 얼굴과 다르게 성격은 무척이나 애교가 많은데 특히 동생에게 애교를 더 많이 부린다. 가끔 자려고 누우면 쓰다듬어달라고 보채기도 한다. 

올해 23, 최근 공대에 편입을 성공한 동생은 기말고사가 한창이라 아무리 봐도 모를 이상한 기호들이 가득한 책들을 펼쳐놓고 공부를 하고 있었다. 동생은 나를 보자마자 ‘어 왔어?’라는 눈길만 보내고 다시 공부에 집중했다. 원래 자매란 그런 것이다. 보통 여동생이 하나 있다고 하면 굉장히 우애가 깊은 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언니와 여동생의 사이는 건조함 그 자체이다. 이것은 어렸을 적 주먹이 오가는 몸싸움의 치열함과 같이 레고를 쌓아 올리던 협동심이 만들어 낸 신뢰이다. 원래 친할수록 더 무미건조한 것이다. 뭐, 다들 그런 법이다.

동생은 롤케익과 로즈티를 보자마자 아무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컵과 접시를 꺼냈다.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나는 준비한 로즈티를 반으로 나눠 잔에 따르고 롤케익을 자르고 동생은 컵받침에 올리고 롤케익을 접시에 담았다. 로즈티가 왠지 부족해보여 진저비어와 자몽음료도 꺼냈다. 그동안 우리 둘 사이에는 아무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음료들과 케익을 탁 트인 거실 창문 앞 식탁에 두었다. 인천대교 밑 광활한 갈대밭과 살짝 보이는 바다가 보였다. 날이 흐려 멀리 볕이 잘 드는 날에만 보이는 섬은 보이지 않았다. 자리에 앉으니 고양이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하나둘 몰려들었다. 

대화의 대부분이 고양이가 귀엽다는 내용의 시덥지 않은 얘기를 나누며 다가오는 고양이들을 쓰다듬고 동생은 다시 공부를 하러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남은 차와 음료를 홀짝이며 입안에 돈 롤케익의 진한 단맛을 씻어냈다. 고양이들은 어느새 식탁 위 꽃병 옆, 쇼파, 러그 위에서 롤케익만큼 달짝지근한 낮잠에 빠졌다. 손에 든 컵 안의 시원한 로즈티가 향기로웠고 잠든 고양이를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는 다른 손은 따뜻했다. 초여름의 달콤한 햇살, 그 달콤하고 향기로운 순간을 EOS M200 카메라에 담았다. 이대로가 좋았다. 변화와 혁신이 트렌드가 된 세상에도, 금방 싫증을 내는 나도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 고양이들이 지금처럼 계속 건강하게 오래 살아줬으면 좋겠고 무뚝뚝한 동생도 이대로가 좋다. 차는 계속 향기로웠으면 좋겠고 달큰하고 느끼한 롤케익도 이대로였으면 좋겠다. 오늘 담은 사진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짱가 / 렝가 / 라라
짱가 / 렝가 / 라라

 

캐논 EOS M200은 지난 4월에 출시된 따끈따끈한 미러리스 카메라다. 콤팩트한 디자인에 무게도 가벼워 집이나 카페, 공원 등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휴대하면서 일상의 순간들을 촬영할 수 있다. 약 2,410만 화소의 APS-C 센서와 고성능 영상 처리엔진으로 이미지 표현 성능이 향상되어 한층 생동감 넘치는 고화질의 사진 및 영상 결과물을 담을 수 있다.

셀피 촬영이나 영상 촬영에도 특화됐다. ‘크리에이티브 어시스트’ 기능으로 원하는 밝기, 색감을 설정해 라이브 뷰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예쁜 피부 효과’를 설정하면 인생샷도 건질 수 있다. 또, 캐논 EOS 카메라 최초로 ‘세로 영상 저장 기능’을 지원해 카메라를 세로로 들고 촬영한 영상을 스마트 기기에서도 별도의 편집 없이 세로 방향 그대로 재생과 업로드를 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즉, EOS M200으로 찍은 고화질의 브이로그 영상, 반려동물 영상 등을 잘리거나 축소되지 않은 원본 영상으로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확인하고, 인스타그램, 틱톡 등의 SNS에 손쉽게 공유할 수 있어 굉장히 편리하다.
 
종종 ‘집에서 고양이를 찍고싶은데 어떤 카메라를 사야할지 모르겠다’라고 질문을 하는 글들이 인터넷에 심심치 않게 보이는데, EOS M200이 여러모로 고양이들의 귀여운 모습을 포착하고 싶은 집사들을 위한 카메라라고 생각한다. 짱가 같은 경우 매우 예민한 성격을 가져 커다란 렌즈나 바디를 가진 카메라를 들이대면 도망가 버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약 108.2 x 67.1 x 35.1mm(W x H x D)라는 작은 사이즈로 고양이들이 무서워 하지 않았고, 저소음 모드로 고양이들이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놀라지 않고 촬영이 가능하다. 

또한, EOS M200은 4K 고해상도 영상 촬영을 지원해 반려동물의 귀여운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기록할 수 있기도 하다. 초당 최대 약 6.1매의 사진을 연속으로 촬영할 수 있고, 듀얼픽셀 CMOS AF 기능을 탑재해 빠르고 정확한 AF 추적이 가능하다. 특히 반려동물같이 움직이는 피사체의 경우에도 부드럽고 정확한 AF 성능으로 짧은 순간도 놓치지 않고 촬영을 이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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