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북부 고원에 깃든 삶의 길에서 자아를 찾다

베트남으로 떠나기 전 시골에 계신 어머니를 찾았다. 10일간의 추석연휴라 용돈도 드리고 다가오는 명절에 가지 못함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긴 연휴기간이면 여행하느라 늘 가족행사에 참석하지 않았으니 이번에도 당연히 꾸중을 들었지만 Sapa를 생각하니 가슴이 설렜다.

나에게 사파는 그리움이 존재한다. 소수민족의 빈곤한 삶 때문이 아니다. 가난함을 극복하고 지혜롭게 살아가는 그들의 삶에서 나의 부모 세대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국민소득은 2,500불로 우리나라 80년대 초 수준이다. 하지만 그들은 1만 불 시대의 문명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그들이 느끼는 상대적 빈곤감은 더 클 수 있겠지만 삶은 풍요롭고 현명하게 느껴진다.

사파를 떠나 처음 찾은 무캉차이에서 나는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궂은 날씨속에서 반나절의 햇볕은 나를 무척 기쁘게 했다. 무캉차이는 많은 관광객이 찾는 사파보다 아직 원시의 순수함을 간직한 곳이다. 수천의 계단으로 만들어진 라이스테라스는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하다. 수천 년을 거쳐 일궈낸 농토는 소수민족의 위대함에 다시 한 번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소수민족의 애환이 다락논 마다 결결이 깃들어 있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주요 뷰포인트에서 그들은 우리를 격한 반가움으로 맞이한다. 우리는 곧 그들의 삶을 이어가게 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찾았을 때 나는 측은지심으로 바라봤고 그들의 삶을 피사체의 대상으로 바라봤다면 이번에는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으려 노력했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소통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을 뿐이다.

그들도 언젠가는 관광객을 통제하며 계산된 생활 속에서 순수함을 잃어가겠지만 그 누구도 변화되어가는 그들의 삶의 방식을 탓할 자격이 없을 것이다.

사파를 거쳐 무캉차이를 떠나면서 다시 찾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때는 원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진정한 내면의 삶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2017. 10. 5. 무캉차이를 떠나면서

 

무캉차이(Mu Cang Chai)

무캉차이는 베트남 북부 옌바이성에 속해 있으며 평균해발 1,500m의 고산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오래 전부터 중국으로부터 남하한 몽족의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으며 그들이 일궈낸 다락논을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2007년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가 “국가풍경구”로 지정하였으며 2015년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0선에 뽑히기도 했다.

 

무캉차이 다락논 전경
무캉차이 다락논 전경
협곡을 따라 좌우로 펼쳐니는 다락논
협곡을 따라 좌우로 펼쳐니는 다락논
몽족 아낙들이 벼 이삭을 줍고 있다
몽족 아낙들이 벼 이삭을 줍고 있다
무캉차이 다락논 전경
무캉차이 다락논 전경
몽족 여인들이 논두렁을 걷고 있다
몽족 여인들이 논두렁을 걷고 있다
몽족 여인들이 논두렁을 걷고 있다
몽족 여인들이 논두렁을 걷고 있다
몽족 여인들이 뜨개질을 하고 있다.
몽족 여인들이 뜨개질을 하고 있다.

 

뜨개질은 이들의 일상이다
뜨개질은 이들의 일상이다

 

무캉차이 시장에서 자매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무캉차이 시장에서 자매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레드몽족
레드몽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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