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꽃으로 물들어

하목정은 대구광역시 달성군 하빈면 하산리 1043-1에 있다.  하목정은 1604년(선조 37년) 전의 이씨 낙포(洛浦) 이종문(李宗文 1566~ 미상)이 지었다. 2019년12월30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53호로 지정되었다.

이종문이 노후에 하목정을 짓고 여생을 보냈다. 하목정 이름은 초당사걸로 오언절구에 뛰어났던 당나라 시인 왕발의 ‘등왕각서 滕王閣序’ 중 ‘지는 노을은 외로운 따오기와 가지런히 날아가고(落霞與孤鶩齊飛)/ 가을 물은 먼 하늘색과 한 빛이네(秋水共長天一 色)’라는 시구에서 따왔다. ‘붉게 물든 노을 속으로 검은 점으로 날아가는 따오기’,정자 이름에서 한 폭의 수채화를 본다.

정자 뜰에는 배롱나무가 여러 그루 있다. 배롱나무에 꽃을 활짝 피운 요즘 전국에서 진사들이 찾는 촬영지이다.

건물은 정면 4칸 측면 2칸이었으나 방으로 사용하는 정면의 동쪽 한 칸은 측면 4칸으로 만들어 전체적으로는 ‘T’자형 구조를 이뤘다. ‘ㅡ’자형 정면 3칸, 측면 2칸 마루에 정면 1칸 측면 4칸짜리 ‘l’형 방을 덧대어 붙여놓은 형태다. ‘ㅡ‘자형 마루는 팔작지붕으로 ’l’형방은 맛배지붕으로 세워 한 건물인데도 블록으로 짜 맞춘 듯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현판 글씨는 인조의 어필이다. 인조는 왜 화목정 현판 글씨를 썼을까? 인조가 능양군 시절 때 이곳에 머문 적이 있다.  상주에서 배를 타고 하목정 나루터에 내렸는데 하목정의 아름다운 풍광에 반했다고 한다. 능양군은 아름다운 정자에서 유숙했다. 하루라는 말도 있고 제법 머물렀다는 말도 있다. 인조는 그때 일이 오래 가슴에 남았을까? 친필로 하목정 편액을 내려줬다. 

하목정은 조선의 내로라는 시인묵객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정조 때 영의정을 지낸 체제공, 현종 때 문인인 정두경과 남용익, 이덕형 등의 시판 14개가 걸려 있다.

하목정 뒤에 있는 사당은 지영의 증손인 전양군 익필을 제향하는 곳이다. 무인이었던 익필은 영조 4년(1728년) 이인좌가 난을 일으키자 도순무사 오명항과 토벌에 나서 분무 3등공신이 됐다. 나라에서 불천위로 정했다. 사당에 영정을 모시고 영원히 제사를 지내게 했다. 사당 앞 뜰에는 400년 된 배롱나무 5그루가 있는데 여름에 장관을 이룬다.

 

 

 

.._
저작권자 © VDC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