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 렌즈는 멀리 떨어진 피사체의 모습을 자연스럽고 생생하게 묘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다만 초점 거리가 길수록 이와 비례한 크기와 무게를 지녀 휴대에 있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드파티 렌즈 제조사 시그마는 이러한 니즈를 바탕으로 광학적 품질과 휴대성을 절묘하게 설계한 소형·경량의 망원 줌 렌즈 Ⓒ 100-400mm F5-6.3 DG OS HSM를 출시해 유저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았다. 지난 7월, 시그마가 이를 미러리스 카메라에 맞게 리메이크해 선보인다는 소식을 알렸다. 기존 렌즈의 아이덴티티와 장점을 유지하면서 미러리스 카메라의 짧은 플랜지 백과 대구경 마운트 등을 활용한 새로운 광학 설계와 최신 바디의 AF 대응 기술을 접목했다.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Handy Tele Master’, Ⓒ 100-400mm F5-6.3 DG DN OS를 소개한다.


핸드헬드가 부담스럽지 않은 휴대성

시그마는 2013년 ‘시그마 글로벌 비전’ 라인을 발표하고 컨템포러리(Contemporary), 아트(Art), 스포츠(Sport)로 구성된 각각의 개성을 살린 렌즈 라인업을 선보였다. 이번에 살펴볼 100-400mm F5-6.3 DG DN OS는 컨템포러리(Contemporary) 라인업에 속하며,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으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성을 목표로 한다. 100-400mm F5-6.3 DG DN OS의 차별화되는 특징은 2017년 먼저 출시했던 풀프레임 DSLR용 모델 100-400mm F5-6.3 DG OS HSM과 마찬가지로 휴대성이다. 400mm의 초점 거리를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약 1kg을 상회하는 초경량 급 무게를 지닌다. 크기 또한 최대 지름 86mm, 길이 약 200mm를 넘지 않는 정도로 비교적 작은 크기로 제작됐다. 실제로 핸드헬드로 촬영하는 과정에서, 적당한 중량감과 손에 적당히 쥐어지는 적절한 부피감이 느껴져 안정적이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약 1.1kg의 무게로 타사 동급 초점 거리의 렌즈들에 비해 비교할 수 없는 휴대성을 보여준다. 예시 사진은 낙산공원에서 촬영한 것으로 경사가 가파른 곳이었지만 비교적 무난하게 휴대할 수 있었다.
약 1.1kg의 무게로 타사 동급 초점 거리의 렌즈들에 비해 비교할 수 없는 휴대성을 보여준다. 예시 사진은 낙산공원에서 촬영한 것으로 경사가 가파른 곳이었지만 비교적 무난하게 휴대할 수 있었다.

 

실용적인 기능들

흔들림과 초점의 제어에 민감한 망원 영역에서 유저들이 보다 정확하고 편리하게 촬영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들을 탑재했다. 먼저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렌즈를 운용하기 위한 손 떨림 보정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렌즈 단독 4스탑의 보정 효과를 보이며, 손 떨림 보정 기능을 내장한 카메라 본체와 활용하면 더욱 강력한 성능을 누릴 수 있다. 렌즈 측면의 OS 제어 스위치를 통해 정지 혹은 패닝 최적화 기능으로 조정도 가능하다. 측면에는 OS 제어 스위치 외에도 초점 관련 운용을 돕는 물리 버튼들을 배치했다. 상단부터 AF/MF 전환 스위치와 포커스 레인지 조절 스위치, 자동 초점 고정(AFL) 버튼이 위치한다. 렌즈의 경통부에는 줌의 확장을 제어하는 줌 락 스위치도 탑재하고 있다.

보다 빠르고 편리한 촬영을 위해 AF/MF 전환 스위치, 포커스 레인지 조절 스위치, 자동 초점 고정 버튼, OS 제어 스위치를 탑재했으며, 줌 락 스위치로 경통의 확장 여부를 조절할 수 있다.
보다 빠르고 편리한 촬영을 위해 AF/MF 전환 스위치, 포커스 레인지 조절 스위치, 자동 초점 고정 버튼, OS 제어 스위치를 탑재했으며, 줌 락 스위치로 경통의 확장 여부를 조절할 수 있다.

 

쉽고 빠른 줌 조작

대중성을 중요시 한 컨템포러리 라인업에 속하는 렌즈답게 조작성에서 직관적인 면모가 돋보인다. 렌즈의 줌 링을 회전시켜 주밍하는 회전식 줌 이외에도, 렌즈의 후드를 결합해 이를 직접 밀고 당겨 주밍하는 직진식 줌을 더한 ‘듀얼 액션 줌’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손으로 잡기 편하도록 렌즈의 후드 마운트 면을 오목하게 항아리와 유사한 형태로 디자인하고, 끝부분에 마찰을 더하는 질감 처리로 그립감을 높였다. 회전식에 길들어진 필자에게도 직진식 주밍은 프레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쉽고 편리하게 다가왔다. 망원 화각에 낯선 이들이 클로즈업 촬영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데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줌 전 구간 선명한 화질
Ⓒ 100-400mm F5-6.3 DG OS HSM은 총 15군 21매의 광학계 중 SLD 글래스 4매를 포함해 압도적인 화질의 아트 렌즈 라인의 모델 못지않은 준수한 선예도와 콘트라스트 표현력을 보여줬다. Ⓒ 100-400mm F5-6.3 DG DN OS는 이를 바탕으로 미러리스 카메라에 적합한 광학 구성으로 재설계했다. 특유의 짧은 플랜지 백을 활용해 최후방의 글래스가 촬상면에 최대한 근접할 수 있도록 배치했으며, 광학적 유연성을 확보해 이미지의 품질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FLD 글래스를 추가했다. 예시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100mm의 최소 광각에서 400mm의 최대 망원까지 피사체의 디테일을 오롯이 담아내며 색 표현 역시 우수하다.


마치며
보통 망원 렌즈를 휴대하면 그 무게로 인해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 100-400mm F5-6.3 DG DN OS는 지금껏 경험해온 유사 초점 거리의 줌 렌즈보다 확연하게 경량화된 무게로 피로를 덜어낼 수 있었다. 휴대성에 대한 경험만큼이나 촬영 결과물 또한 만족스러웠다. 흔들림에 취약한 망원 화각이지만 강력한 손떨림 보정 기능 덕분에 흐릿한 이미지를 찾기 어려웠다.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은 F5-6.3으로 다소 어둡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앞서 언급한 손떨림 보정 기능으로 이를 충실하게 보완하고 있으며 활용빈도가 높은 조리개의 최대 개방에서도 피사체의 디테일을 선명하게 묘사한다. 종합하자면 실용성과 이미지 퀄리티를 모두 조화롭게 담아냈다는 것이 필자의 소감이다. 무게가 부담스러워 망원 렌즈의 매력에 눈을 돌렸던 이들에게 Ⓒ 100-400mm F5-6.3 DG DN OS라는 한결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망원 렌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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