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9월이다. 사실 제목을 ‘초가을’이라고 지을까 참 많이 고민했다. 고심 끝에 늦여름이라는 제목을 붙인다. 기나긴 장마 끝에 청명한 하늘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이 지겹던 비는 사실 인간의 끝없는 욕심에서 비롯된 자연이 내린 재앙이었다. 그렇게 후덥지근한 여름은 예정보다 훨씬 늦게 찾아왔다. 9월이 더이상 가을의 초입이 아니게 된 것이다. 이 사진들은 앞으로 맑게 개인 날씨 뿐만 아니라 절기에 맞는 기후가 찾아오기를, 우리가 좀 더 노력해 자연이 내린 숨 막히는 징벌을 부디 곧 거두기를 기원하는 기청제(祈晴祭)이다. 자연의 여신으로 분장한 모델을 인물 촬영 렌즈의 대명사로 불리는 Canon RF85mm F1.2 L USM, 그리고 EOS R5로 담아냈다. 
글·사진 | 김찬희 기자 / 모델 | 장유리 @__6262__s2

 

한국의 비정상적인 긴 장마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가 포착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올해 북극은 38도, 시베리아는 30도가 넘는 이상 기온을 보였다고 한다. 개인의 노력에서 더 나아가 정부와 국가적 차원에서 핀 세계적인 해결 방법 모색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하지만 작은 실천이 모여 큰 해결책이 된다고, 요새 필자는 하루에 한끼라도 채식을 하거나 불필요한 메일이나 잊고있던 웹하드의 파일들을 삭 제하는 등(놀랍게도 데이터 저장에도 막대한 환경, 에너지 손실이 크다) 전보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실천해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지금은 물을 마시는 종이컵 소비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텀블러를 알아보고 있다.

 

촬영은 지겨웠던 장마가 끝나고 거짓말처럼 맑아진 날 인천대교가 보이는 송도의 한 갈대밭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눈부신 햇살 밑에서 인물 사진을 찍을 것이라는 다짐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줄 만한 사진은 아주 극단적이거나 우울한 분위기가 어울릴 법도 하다. 하지만 지나친 공포심 유발은 권태와 피로감을 주고 결국 포기로 이어질 뿐이다. 밝은 분위기를 가지며 오히려 환경에 대한 주제가 크게 와 닿지 않았으면 했다. 지금 이 사진과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캐논의 아름다운 배경흐림 효과를 주는 RF85mm F1.2 L USM 렌즈로 촬영한 이 사진들을 편안한 자세로 감상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은 행동을 했으면 좋겠다. 한 번쯤 필자의 사진이 떠오를 때마다 ‘오늘 저녁은 채식을 하는게 어떨까?’같은 생각이 들었으면 정말로, 정말로 좋겠다.

 

 

Canon RF 85mm F1.2 L USM

인물을 담아내기 적합한 렌즈는 흔히 밝은 조리개에 50mm에서 크게는 100mm까지의 화각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 수많은 ‘인물 렌즈’라고 명명된 렌즈들 중 단연코 캐논 85mm 렌즈 라인업은 인물 촬영 렌즈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1976년에 SLR 카메라용으로 나온 FD 85mm f1.2 S.S.C. 부터 40여 년 동안 전문가들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발전을 거듭해왔다. 그 뒤 2019년에 출시된 RF85mm F1.2 L USM는 전문가용 인물 렌즈들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최고의 광학 성능을 자랑한다. 인물 사진에 최적인 85mm라는 화각과 F1.2라는 밝은 조리개가 아름다운 배경 흐림과 보케효과를 만들어낸다. 실제로 사용해 봤을 때 85mm 화각이 인물과 의사소통하기 적당한 거리에 인물이 가장 아름다운 입체감과 원근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리개 또한 밝아 갈대가 무성한 곳에서 촬영했음에도 배경 흐림 덕분에 큰 방해 가 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풀잎이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흐려져 필터를 씌운 듯한 효과까지 연출할 수 있었다. 
RF85mm F1.2 L USM 에는 역광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인물 사진 촬영 시에 발생할 수 있는 플레어 및 고스트 현상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캐논의 독자적인 렌즈 코팅 기술 ‘ASC(Air Sphere Coating: 공기 구면 코팅)’이 적용되었다. 이번 촬영은 태양빛이 가장 뜨거운 시간대의 자연광을 이용했기 때문에 역광에서 촬영이 불가피 했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레어 및 고스트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는 깨끗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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