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에 나있는 격자무늬로 카메라 렌즈로 들어오는 빛을 갈라지게 표현하는 크로스필터는 야경 사진에서 포인트를 줄 수 있는 효과적인 액세서리다. 인물 사진의 경우 스파클러나 양초 등 인물이 포인트가 될 만한 광원을 들고 있는 형식의 사진에서 많이 쓰인다. 비슷한 기능을 하는 핸드폰 카메라 어플인 ‘키라키라+(kirakira+)’는 뷰티 유튜버나 패션관련 인플루언서들이 목걸이나 귀걸이 등의 액세서리 촬영 시 반짝이는 효과를 넣을 때 쓰이는데, 이 점을 착안해 크로스 필터로 액세서리와 글리터, 글로스의 반사광을 이용한 반짝거리는 ‘빈티지 글로우(Vintage Glow)’효과를 연출해 봤다. 다음의 사진들은 직접 스타일링과 메이크업을 하고, 호야 크로스필터를 사용한 결과물들이다.
글·사진 김찬희 기자 | 모델 김륜현 (@3p_zzzz)


기획과 스타일링

촬영에 사용된 액세서리와 화장품 일부분
촬영에 사용된 액세서리와 화장품 일부분

크로스필터는 보통 빛을 내뿜는 광원에서부터, 혹은 피사체의 밝은 부분에서 필터로 들어온 빛의 갈라짐을 표현한다. 메이크업의 반사광만으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글리터와 글로스가 큰 면적에서 최대한 많이 사용되어야 했다. 자칫하면 화려한 메이크업에 모델이 가려질 수 있어 이목구비가 뚜렷한 모델을 선정했다. 머리 색에 쿨 계열의 블랙과 실버색 브릿지가 있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쿨-실버톤으로 스타일링을 했다. 만약 모델의 머리 색이 블론드 계열이거나 웜톤의 피부색을 가졌었다면 웜-골드 컨셉 스타일링을 했을 것이다. 펄 입자가 작은 아이섀도부터 굵은 것까지 차례차례 바르고 글리터를 더했으며, 차가운 계열의 밝은 회색-파랑색 컬러렌즈를 착용시켰다. 네일에 사용하는 보석도 눈 주위에 붙여 반짝임을 부각시켰다. 쿨-핑크 계열의 립을 선택하고 립글로스를 위에 덧발랐다. 마지막으로 실버 톤에 큐빅이 여러개가 박힌 귀걸이, 목걸이 등을 착용시켰다.


스트로보를 통한 빛의 연출

모델의 스타일링과 마찬가지로 실버 색의 파티용 은박 수술 커튼을 벽에 붙여 배경으로 사용했다. 광원이 아닌 소품과 메이크업의 반사광만으로도 필터를 통과해 렌즈까지 충분히 빛이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스트로보를 사용했다. 강한 빛을 모아 좁은 배경에서 효과적이었다.

 

Glow Aesthetic
의도한 대로 크로스필터 특유의 별모양 반짝임이 돋보이는 연출이 가능했다. 은박 커튼 배경,  목걸이와 귀걸이는 물론, 글리터가 잔뜩 들어간 아이섀도, 글로즈를 얹은 입술에 빛이 충분히 반사되어 크로스필터 특유의 별모양 빛갈라짐이 충분히 생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보정은 대비를 올리기보다 약하게 하고 조금 더 차가운 톤을 만들기 위해 색온도를 낮췄다. 더불어 모델의 피부톤 또한 푸른색과 붉은색을 가미해 조금 더 쿨톤으로 만들어 주었다. 리퀴파이(픽셀 유동화)가 크게 필요하진 않았지만 얼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때 크로스필터의 빛갈라짐 모양이 휘거나 일그러지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보정했다.

 


사용 후기
강한 반사광이 필요해 전체적으로 과한 메이크업과 볼드한 액세서리를 사용했다. 실제로 메이크업을 끝냈을 때 그 상태로 밖에 나갈 수 없을 정도로 육안으로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반짝이는 효과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필터이기 때문에 과감해질 필요가 있었다. 여기에 더불어 알갱이가 조금 더 큰 네일 보석을 사용하거나 아이돌이나 입을 법한 큐빅이 여러개 박힌 옷을 스타일링해도 괜찮았을 것 같다. 크로스필터는 유리에 에칭된 패턴에 따라 빛갈라짐 광선 수가 달라지는데, 4, 6, 8 순서로 있으며 이번 촬영에는 Star 6가 사용되었다. 조금 더 드라마틱하거나 담백한 느낌의 연출에 따라 4나 8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풍경사진뿐만 아니라 인물사진에서도 창의적인 연출이 가능한 크로스필터의 진면목을 보게 된 의미있는 촬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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