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은 지난 7월, ‘망원’이라는 키워드로 EOS R5와 EOS R6와 함께 6개의 신상 RF 망원렌즈를 선보였다. 기존 RF마운트에서 망원렌즈는 최대 200mm 영역 대만 존재했지만, 이번 신제품의 출시로 캐논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통해 초망원을 보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게 되었다. 초망원 렌즈들이 대체적으로 갖고 있는 ‘지나치게 비싸고 무겁고 크다’ 라는 편견을 가볍게 부숴버리는 합리적인 가격과 가벼운 무게, 콤팩트한 크기를 지닌 이 새로운 렌즈들을 직접 사용해 보았다. 캐논 RF600mm F11 IS STM, RF800mm F11 IS STM렌즈들과 이 렌즈들의 사용자를 보다 먼 세계로 인도해주는 Extender RF 1.4x, Extender RF 2x를 EOS R5와 함께했다.
글·사진 김찬희 기자


 

휴대성을 겸비한 초망원 렌즈

RF600mm F11 IS STM을 수납한 크기
RF600mm F11 IS STM을 수납한 크기

캐논 RF600mm F11 IS STM과 RF800mm F11 IS STM은 모두 풀프레임 미러리스 EOS R 시스템을 위한 매우 콤팩트한 초망원렌즈다. 작은 크기를 자랑하는 두 렌즈 모두 경통을 닫았다 여는 가변형 구조를 채택해 크기를 줄였다. 덕분에 일상에서 사용하거나 여행을 위한 수납에 매우 실용적이다. RF600mm F11 IS STM을 경통을 수납했을 때 길이는 199.5mm, 촬영 위치 시에는 269.5mm이다. 마찬가지로 RF800mm F11 IS STM은 수납시 281.1mm, 촬영 위치 시 351.8mm이다. 가벼운 무게도 인상적이다. RF600mm F11 IS STM의 경우 약 930g, RF800mm F11 IS STM는 약 1,260g으로 두 렌즈 모두 1kg 안팍의 무게를 가졌다.

RF800mm F11 IS STM을 수납한 크기
RF800mm F11 IS STM을 수납한 크기


 

초점거리의 확장, 익스텐더

초점거리를 늘려주는 익스텐더와 함께 사용하면 RF마운트로는 1.4x, 2x배율이 있으며, 2x를 RF600mm F11 IS STM와 함께 사용할 경우 1,200mm의 초점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RF600mm F11 IS STM과 RF800mm F11 IS STM과 마찬가지로 작고 가벼운 것이 특징인데, Extender EF1.4x lll의 경우 27.2mm인 것과 비교해 Extender RF1.4x는 약 20.3mm이다. RF마운트의 특징인 대구경 마운트와 짧은 백 포커스를 활용하고 3매의 접합렌즈(Cenmented lens)로 공기 접촉면이 줄어들어 고스트 현상을 최소화하고 화질을 개선했다.


 

F11 고정 조리개

해가 지고 있는 시각에 EOS R5와 RF600mm F11 IS STM으로 ISO 2500로 촬영했다.
해가 지고 있는 시각에 EOS R5와 RF600mm F11 IS STM으로 ISO 2500로 촬영했다.

F11이라는 조리개 값을 들었을 때 걱정이 된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로써 얻는 장점은 렌즈 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렌즈의 무게를 줄이고 헨드헬드 촬영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가격 또한 낮아져 합리적이라는 장점으로 다가온다. 또한 캐논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EOS R 시스템은 ISO 100-51200의 상용 감도를 지원하고 최대로 102400까지 확장이 가능하며, 높은 감도에서도 효과적인 노이즈 억제력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현장에서 사용했을 때 해가 떠있는 시간에는 ISO400-800대를 주로 설정했으며, 밤에는 ISO 1000-2000 대를 사용했다.


 

핸드헬드 운용

RF600mm F11 IS STM를 촬영위치로 두었다.
RF600mm F11 IS STM를 촬영위치로 두었다.

EOS R 시리즈 미러리스 카메라와 함께 이용 시 RF600mm F11 IS STM은 CIPA 규격 최대 5스톱, RF800mm F11 IS STM은 최대 4스톱의 손떨림 보정 효과가 있어 주간에는 핸드헬드 촬영이 가능하다. 비교적 컴팩트한 크기와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지만 일반 표준 줌렌즈와 비교해 렌즈가 길기 때문에 무게중심을 파악하며 바른 자세로 촬영하는 것을 추천한다. 대부분의 초망원 렌즈들이 그러하듯 빛 확보가 거의 되지 않는 상황이나 야간에는 삼각대 사용이 필수적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천체 사진을 찍을 때는 아주 단단하게 무게 고정이 가능한 삼각대를 사용해야 한다.


 

600mm에 대하여

펜타포트 콘서트 무대를 50mm로 촬영한 사진
펜타포트 콘서트 무대를 50mm로 촬영한 사진

앞서, 초망원 렌즈를 자주 사용하는 스포츠 사진가나 아이돌 사진을 찍는 사진가들에게 화각 운용을 물어보았다. 대부분은 150mm에서 600mm의 화각을 선호하며 그 이상은 잘 운용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들었다. 실제로 검색했을 때,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 직캠을 올리는 유튜브 영상이나 아이돌 홈페이지 마스터들의 사진들 중 150mm~600mm 화각으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다수 찾을 수 있었다. 이유로는 아이돌 렌즈로 유명한 렌즈들의 화각이 대체적으로 150mm-600mm이고, 그 이상은 무겁고 비싸며, 핸드헬드로 촬영할 경우 체력적으로 힘이 든다는 점을 꼽았다. 그런 이유로 가볍고 콤팩트한 RF600mm F11 IS STM가 대체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자리에서 600mm로 촬영한 사진
같은 자리에서 600mm로 촬영한 사진


 

초망원으로 인물촬영하기

인물과 필자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50mm로 먼저 촬영했다.
인물과 필자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50mm로 먼저 촬영했다.

스포츠나 아이돌 사진 모두 인물을 촬영하는 사진이다. 다음 사진들은 필자와 인물을 같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렌즈만 바꿔 화각을 달리 해 촬영한 사진들이다.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과 가장 비슷한 화각은 50mm다. 먼저, 필자의 시야에서 보는 필자와 인물의 거리감을 보여주기 위해 50mm로 촬영하고, 렌즈를 교환해 RF600mm F11 IS STM로 핸드헬드 촬영했다. 이후에는 Extender RF 1.4x, Extender RF 2x도 장착, 즉 840mm와 1200mm 화각으로 촬영해보았다.

같은 자리에서 RF600mm F11 IS STM로 촬영.
같은 자리에서 RF600mm F11 IS STM로 촬영.

EOS R5에서 주목받았던 바디 내 5축 IS와 렌즈 자체의 손떨림 방지 기능이 시너지 효과를 내어 핸드헬드 운용시에도 흔들림 없이 촬영이 가능했다. 또한 신속한 인물 눈 검출 AF기능으로 모든 사진에서 초점이 정확하게 맞았다. 초망원 화각이 주는 부드러운 배경흐림으로 보케 효과도 초망원 인물 사진에서 매력적이게 다가왔다.

RF600mm F11 IS STM에 Extender RF 1.4x를 장착해 촬영, 840mm화각.
RF600mm F11 IS STM에 Extender RF 1.4x를 장착해 촬영, 840mm화각.
RF600mm F11 IS STM에 Extender RF 2x를 장착해 촬영, 1200mm 화각.
RF600mm F11 IS STM에 Extender RF 2x를 장착해 촬영, 1200mm 화각.

 


성능

50mm 화각으로 촬영
50mm 화각으로 촬영

다층 회절 광학 소자 렌즈, 즉 유리렌즈 표면에 정확한 회절 그레이팅을 접합한 DO렌즈를 채용해 광학계 구성을 위한 렌즈 수를 줄이고 뛰어난 화질도 챙겼다. 사진과 영상 모두의 니즈에 대응하는 빠르고 조용한 오토포커스 성능을 제공하는 STM 스테핑 모터가 있어 소음없이 피사체를 신속하게 촬영할 수 있다. 스포츠나 아이돌 사진같은 인물 촬영에서 첨단 듀얼 픽셀 CMOS AF II 와 딥러닝 기술이 접목된 강력한 AF 추적 알고리즘으로 RF600mm F11 IS STM, RF800mm F11 IS STM은 물론 Extender RF 1.4x, Extender RF 2x 모두 장착해도 사람과 동물의 눈과 얼굴 검출이 가능하다.

600mm 화각으로 촬영
600mm 화각으로 촬영

 


초망원으로 보는 세계
이제부터는 600mm를 넘어서 800mm, 1120mm, 1600mm의 세계다. 맑은 날 썰물 시간 때 인천대교가 한눈에 보이는 스팟에서 촬영을 했다.


다음 사진은 같은 스팟에서 인천대교 중심, 초소와 공장단지, 갯벌을 각각 50mm, 800mm, 1120mm, 1600mm로 촬영한 것이다. 모두 핸드헬드로 촬영했다.

 


우주로 한걸음

보름달이 뜨고 이틀이 지난 후의 맑고 구름한점 없는 밤에 가로등이 많지 않는 탁 트인 김포의 한 공원에서 달을 촬영했다. 달은 김포를 기준으로 서울 방향에서 뜨는데, 서울의 대기질이 나쁘기 때문에 달이 서울쪽의 지평선에 걸렸을 때 빛이 많이 산란되어 붉은색으로 뜨는 것을 잠시 볼 수 있었다. 아름다운 현상이지만, 서울의 도시 불빛 때문에 달이 지평선쪽에 가까울수록 촬영이 쉽지 않다.

본격적인 달은 삼각대를 이용해 ISO는 800, 셔터스피드는 1/10으로 촬영했다. 1600mm 화각을 운용하면 달이 화면에 꽉찰만큼 크게 촬영할 수 있다. 비교를 위해 같은 위치에서 50mm로 찍은 달과 하늘 사진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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