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io만 들고 떠나라!
여행 시 자칫 짐이 될 수 있는 렌즈 때문에 고민이었다면 이제 고민할 필요가 없다. Leica X Vario는 기존 X시리즈 제품과 다르게 APS-C 대형 센서와 35mm대응 28-70 줌렌즈를 탑재하여 지금까지의 고민을 속 시원히 날려준다. 한 손에 들어오는 사이즈로 화각의 자유를 느낄 수 있는 카메라. Leica X Vario다.
글.사진┃이병곤
들어가며
카메라를 처음 손에 잡았던 때를 떠올려 본다. 기억이 미치는 시간이 우리에겐 추억으로 남겨진다. 어느덧 20년이 훌쩍 지나버린 그 날의 기억. 그리고 크고 작은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떠돌기 시작한지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사진을 찍으며 가졌던 고민 중 하나는 무거운 카메라가 여행을 힘들게 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가볍고 화질 좋은 카메라라면…’이라는 아쉬움을 토로한 때가 많았다고나 할까. 그러던 차에 새로운 카메라를 만났다. 라이카에서 출시한 렌즈 일체형의 미러리스 카메라 X Vario. 과연 어떤 카메라일까?

제품 외관 및 사양
라이카 X Vario(이하 바리오)를 처음 손에 쥐었을 때 조금은 가벼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한 손으로 들기에 적당한 크기와 꽤 괜찮은 그립감. 왜 바리오가 mini M이라는 별칭을 얻을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700g이 되지 않는 무게에 줌렌즈가 장착된 바리오는 라이카의 단단하고 섬세한 이미지를 그대로 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손이 조금 큰 필자에게는 사이즈가 다소 작은 듯,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상단에 배치된 두 개의 조그 다이얼은 적응 기간을 거치면 오히려 일반적인 DSLR 조작보다 편하게 다가올 수 있었다. 외장 뷰파인더는 별로 장착해 보지 못했지만 바리오 역시 타사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후면 LCD상단에 EVF를 장착할 수 있는 단자가 준비되어 있다.





왜 여행용 카메라로 최적인가?
1) 쉽고 가볍다.

필자는 오랫동안 SLR과 DSLR에 익숙해져 있던 탓에 라이브 뷰 촬영이 조금 어색했다. 바리오는 전형적인 미러리스 시스템에 후면 LCD를 보며 촬영하도록 되어 있다. EVF가 포함되지 않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한 부분이다.광량이 풍부한 곳에서는 빛반사로 인해 촬영하기 조금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EVF(전자식 뷰파인더)를 옵션으로 구매할 수 있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 하지만 역시 미러리스답게 가볍고 콤팩트한 느낌은 초보자도 무리 없이 카메라와 친숙해지고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2)자유로운 화각 구성과 최고의 화질
a. Leica Vario Elmar 18-46mm / F3.5 6.4 (35mm 환산 28-70mm)
라이카 M6를 사용하며 줌렌즈를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단초점렌즈만의 매력도 있고 라이카 렌즈의 해상력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이카의 X시리즈 X1, X2가 차례로 출시됐을 때 '역시 라이카 스타일로 단초점렌즈 미러리스 카메라만 출시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바리오가 mini M이라는 루머가 나왔을 때만해도 줌렌즈를 장착하고 출시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혹은 렌즈 교환형 APS-C 사이즈의 미러리스 카메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까? 결국 mini M이라는 별칭을 달고 바리오가 세상에 나왔을 때 줌렌즈라는 생각에 조금은 의아하게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크롭바디의 표준줌렌즈답게 18-46mm화각의 Vario-Elmar렌즈. 라이카에 줌렌즈라니 발상의 전환이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라이카에 줌렌즈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라이카는 단초점 미러리스라는 고정관념이 굳어져 있었나 보다.
바리오는 콤팩트한 사이즈에 화질이 썩 괜찮은 줌렌즈를 장착하고 있다. AF는 물론 지원되고 수동 초점에 초점 확대 기능이 있어 AF, MF 모두 나쁘지 않게 촬영할 수 있다. 사실 AF가 놀랄 정도로 빠른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엔 충분한 속도를 보여준다. 또한 줌렌즈라고 해서 화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상황에맞게 촬영에만 집중할 수 있는 성능을 발휘해 주었다. 더욱이 여행 시 35mm 환산 28-70rnm 구간은 다른 렌즈 교환을 크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화각을 제공한다.
b. APS-C사이즈의 1650만화소
35mm 풀프레임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기존 X 시리즈와 같이 APS-C 사이즈의 CMOS 센서를 사용하는 바리오는 총 1650만화소, 유효 화소수 1620 만화소로 고화질의 사진 이미지를 구현해 내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3)다섯 가지의 필름 모드
바리오에는 다섯 가지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가 있다. 기본적인 [표준]에서부터 [생동감], [자연스럽게], [자연흑백], [경조흑백]이 그것이다. 각 모드들은 각기 다른 색으로 개성을 표현하며, 상황에 맞게 사용자가 세팅하고 표현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 [표준]모드는 무리가 없다. 콘트라스트가 조금 진한 [생동감]모드는 자연의 깊은 색을 표현하기에 적합해 보이며, 색이 강하지 않은 [자연스럽게]모드는 일상의 모습을 담아내기에 훌륭하다. [자연흑백] 및 [경조흑백]모드는 진득하고 섬세한 흑백의 깊이를 라이카만의 깊이로 표현해주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표준]과 [자연스럽게] 모드를 가장 선호한다. 라이트룸이나 포토샵으로 보정하기에 가장 편안한 색을 내주는 것 같다. 샘플 사진 또한 대부분은 이 모드들로 촬영했다.

4)충분한 실용 감도
바리오는 총 7단계 감도 (ISO 100, 200, 400, 800, 1600, 3200, 6400)를 설정할 수 있어 어두운 실내나 야간에 셔터 속도를 확보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감도를 지원한다. 최근 출시되는 타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부족한 부분이 존재하기는 해도, 감도 800까지 충분히 깨끗하고 좋은 화질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 1600부터 암부 노이즈나 디테일이 조금씩 뭉개지는 현상을 찾아볼 수 있었지만 웹용으로 사용한다면 ISO 6400까지는 무리 없음을 보여주었다.

5)강력한 손떨림 방지 기능
손떨림 방지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광량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경우 이 손떨림 방지 기능의 유용함은 여실히 드러난다. 필자 역시 바리오와 여행시 흔들림이 현저히 줄어든 사진을 찍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필름모드>
경조흑백

자연흑백

생동감

자연스럽게

표준
마치며
바리오는 M의 묵직함을 콤팩트하게 축소해 놓은 카메라다. Vario-Elmar 줌렌즈로 여행을 다니며 가볍게 셔터 누르는 재미를 더해주기도 했다. 또한 Full HD 동영상 기능은 기존 X시리즈와 다르게 스틸사진 뿐만 아니라 동영상도 기록할 수 있는 재미도 있었다.
하지만 이 카메라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시할 수 없는 가격, 비슷한 미러리스 렌즈들에 비해 꽤 어두운 조리개 수치(최대 망원일 때 F6.3)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심도 표현에서 조금 밀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조리개의 수치 탓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 시 가볍고 콤팩트하다는 점, 그리고 렌즈교환이 필요 없는 35mm 대응의 28-70mm 화각은 칭찬할 만하다. 바리오가 여행을 하며 셔터를 누르는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카메라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언젠가 후속 기종이 출시되면 조리개 밝기를 조금 더 신경 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줌렌즈가 장착된 빨간 딱지의 라이카. 좋은 동반자와 함께일 때 여행은 언제나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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