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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여행폐선을 앞둔 중앙선구간을 담다

아련한 추억이 되어갈 기차길이 있다면 한번쯤 여행을 하고 싶다. 차창으로 비추는 산천은 겨울이라 옷을 벗어 삭막하기는 하겠지만 옛추억을 되살리며 원주 제천간 단선구간을 사진에 담으려고 찾았다. 오는 12월 24일이면 중앙선의 일부구간이 고속화로 연결되어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치악산의 똬리굴이나 탁사정을 지나 제천역으로 향하는 안경다리에 더 이상 열차가 운행되지 않는다.

이 구간은 산악과 계곡이 어우러진 철도구간으로 사계절 창밖으로 보는 풍경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여행지 이다.

저녁 무렵 안경다리위로 구름이 걸려 오늘은 멋진 노을을 볼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다. 카메라는 고정되고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리는데 하늘이 야속하다 날이 저물수록 하늘이 벗겨지기 시작한다.

다행히 하늘은 매직아워를 보여주고 어둠이 내렸다.

이제는 이 철도를 지나는 야간열차의 궤적을 담을 시간이다. 새해가 되면 이 사진은 영원한 기록사진으로 남을 것이기에 기차시간을 확인하고 기다려 본다. 기다리는 동안 생각나는 어릴적 추억 여름날에 친구들과 멱을 감으러 이곳 개천에서 놀다 보면 서울로 또는 제천으로 향하는 열차를 가끔 만나게 된다. 저렴하고 대중적인 교통수단이 열차이기에 열차안에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가끔 출입문 난간에 서서 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우리는 누구랄 것도 없이 지나가는 열차를 향해 발가벗은 부끄러움도 잊은채 손을 흔들어 주던 추억이 있다.

그때 놀던 바위와 돌들이 아직도 그곳에 자리잡고 있고 오늘은 나의 삼각대를 올려놓는 반석이 되고 있다.

멀리서 기차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셔터를 열고 기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사실 사진을 현상해 보기전에는 너무 밝은 불빛으로 궤적이 안나올줄 알았는데 기우에 불과했다. 시속 180km의 불빛은 사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궤적을 너무 멋지게 만들며 기차가 지나갔다.

이제 자리를 옮겨 멀지 않은 곳에 송석정이란 정자가 있어 정자위로 쏟아지는 별빛을 담아보고 싶었다. 날씨가 청명한 겨울철은 별궤적을 담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븍극성을 찾아 화각을 열러 보지만 생각보다 좁은 화각만 허용될뿐 넓은 화각은 접어야 했다. 별사진은 광해라는 악조건을 극복해야 하는 사진이라 주변의 광해를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최근에는 이런 악조건을 어느정도 커버해줄 장비들이 많이 출시되어 사용하는 추세이다.

미리 준비하지 못한 까닭에 오늘은 좁은 화각만 두 번을 돌려 보았다. 셔터소리는 경쾌하게 적막을 깨고 시려오는 손발을 녹이려 자동차 안에서 웅크리고 하늘의 별을 세다보니 날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오늘은 여기까지 담고 다음날은 장소를 옮겨 담아 보기로 한다.

두 번째 장소는 캠핑장을 지나는 기차궤적과 부부송의 별이야기를 담아보려고 어제 보다는 좀 늦게 집을 나섰다.

지금은 폐교가 되어 없어진 학전초등학교 앞 개울이다. 누이가 초등교사로 부임받고 첫 출근한 학교인데 이 개울도 맑고 깨끗해 많은 캠퍼들이 찾아노는 곳이다. 지금은 글램핑장과 리조트로 개발이 되어 주말이면 찾는 사람들이 계절에 관계없이 많이 찾는 곳이다.

먼저 캠핑장의 야경과 기차궤적을 시도해 보지만 기차궤적이 생각보다 표현이 안되어 다음 열차를 기다리며 장소를 옮겨 자리를 바아본다. 리조트와 캠핑장을 떠난 불빛이 물속에 투영되어 앙상한 나뭇가지도 물속에 걸리고 생각보다 좋은 화각을 만났다.

다음은 기차가 끊기기전 부부송의 별궤적 그리고 기차궤적을 담으러 장소를 바꾼다. 친구가 경작하는 밭 한가운데 부부송이 자리잡고 있고그 뒤로 기찻길이 지난다. 현장에 도착하니 고사리가 잘자라 숲이 수풀속으로 변해버려 자리잡기가 영 만만치 않다. 뒤편에서 비추는 광해를 피해 가까스로 자리를 잡았다. 포크레인 위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테스트샷을 여러 번 눌러보고서야 광해를 최대로 피할 화각을 잡고 스타트를 한다. 밭 한가운데라 어디 추위를 피할 공간도 없이 두시간을 꼬박 추위와 싸우면서 한 장의 사진이 내 추억으로 들어왔다.

이제 추억을 함께할 사진이 한 장 남았는데 이것도 조만간에 완성해 내 추억의 앨범속에 영원히 간직해야 할 것 같다. 바로 첫날 찍은 안경다리와 기차궤적 그리고 별궤적이다.

신윤균 기자  4235sh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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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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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운 2020-11-30 21:43:10

    산업화와 도시화로 우리의 추억을 머물고 있는 것들이 우리 곁에 사라져 갈때 새삼 옛 추억이 아련 합니다. 친구와 애인과 공유된 추억의 장소인데 새삼 세월의 무상함을 느낍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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