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니콘의 초고화소 모델들에 활용되고 있는 4575만 화소의 이미지 센서는 2017년 D850과 함께 등장했다. D850은 이면조사형 구조, 광학 로우 패스 필터의 제거 등 정밀한 묘사를 위한 기술을 담은 센서의 힘을 바탕으로 수많은 포토그래퍼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미러리스 카메라로의 도약에서도 이 검증된 센서가 활용됐다. Z 7은 55mm 대구경 Z 마운트와 최신 화상 처리 엔진 EXPEED 6의 결합으로 하이퀄리티 이미지를 선보이며 새로운 미러리스 카메라 시대에서도 니콘의 기술력이 빛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번에 그 후속작으로 등장하는 Z 7II는 센서의 우수한 표현력을 바탕으로 시스템적인 완성도를 개선해 초고화소 카메라의 결정체에 도전한다. VDCM이 Z 7II를 만난 시점은 11월, 다양한 풍경들이 펼쳐지는 가을의 절정에서 차세대 초고화소 카메라의 실력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글·사진 박지인 기자

 

Z 7II의 변화 포인트

 

2018년 후반기 출시된 니콘의 Z 시리즈, Z 6와 Z 7 두 모델은 디지털카메라의 대세가 DSLR에서 미러리스 카메라로 교체되는 흐름의 중심에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개발한 역작이었다. 꾸준한 개발과 연구를 통해 완성한 니콘 DSLR의 조작성과 디자인을 바탕으로 바디 내장 5축 손떨림 보정, 촬상면 위상차 검출 AF를 활용하는 초고속 하이브리드 AF 등 DSLR의 구조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최신 기술들을 적용했다. 또한 기존 F 마운트 대신 새로운 대구경 Z 마운트를 채용, 렌즈의 표현력에서도 차별화를 꾀했으며, 특히 초고화소 모델 Z 7은 D850의 센서를 미러리스 카메라에 최적화해 탑재하고 업그레이드된 EXPEED 6 화상 처리 엔진을 더했다. D850은 길고 긴 니콘 카메라의 역사 속에서도 최고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기기로 인정받은 모델이다. 화질 면에서는 흠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Z 7에 대한 세간의 정평이었다.

니콘은 이번 Z 7II에서 더 이상 갈고닦기 쉽지 않은 화질에 집중하는 대신, 1세대 모델에서 아쉽다는 평이 많았던 기계적 퍼포먼스와 안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변화의 중심은 화상 처리 엔진. 기존의 EXPEED 6 화상 처리 엔진을 두 개를 탑재했다. 니콘이 ‘듀얼 EXPEED 6’라 명명한 새로운 기술로, 이를 통해 데이터의 처리 능력에서 큰 발전을 이뤘다. 고속 연사와 촬영 가능 매수 모두 이전보다 향상되었으며, AF의 속도 및 추적 성능 역시 보다 다듬어졌다. 또 다른 특징은 메모리 카드 더블 슬롯의 채용이다. 바로 이전에 선보였던 모델 Z 5에도 적용돼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던 부분으로, CFexpress B 타입 및 XQD 슬롯에 UHS-II 규격의 SD카드를 추가적으로 장착할 수 있게 됐다. 촬영한 이미지의 백업, 보조 등 데이터 안정성의 확보는 물론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져 상업 목적의 촬영을 진행하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구매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장점이다.

 

연사 성능의 발전

Z 7II의 고속 촬영 속도는 무손실 압축 12bit RAW 설정 기준 최대 약 10fps, 최대 촬영 가능 매수는 77프레임이다. 전작 대비 1매 더 빨라진 고속 연사 속도 와 약 2~3배 수준 향상된 촬영 가능 매수를 보여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촬영 가능 매수의 증가인데, 약 7초에서 8초가량 연사를 이어갈 수 있음을 뜻한다. 카메라를 들고 실제 촬영에 임하면, 1초와 1초 사이 찰나에 수많은 이야기와 역동적인 장면들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 중 어떤 순간을 담고 이야기를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가 달라지고, 때문에 모든 브랜드들이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극한까지 연사 성능을 다듬은 기기를 프로페셔널 유저들을 위한 최상위 기종이라 하는 것이다. 연사 속도와 촬영 가능 매수의 증가는 전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결과물을 유저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요소다.

 

고화질 이미지 퀄리티의 계승

 

니콘이 자랑하는 고품질의 유효화소  4575만 풀프레임 CMOS 이미지 센서가  탑재됐다. 4500여만의 화소 는 300dpi 기준 A2 크기의 출력에 대응할 수 있는 크기의 결과물을 만들며, 도형 툴이나 크롭 등 이미지에 변형을 더하는 후반 작업 과정에서도 화질의 열화에 대한 부담이 적어 포토그래퍼에게 많은 가능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러한 화소 수는 활용도를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일 뿐, 이 센서의 특별함은 이면조사형 구조의 센서라는 데 있다. 이면조사형 구조는 기존 CMOS 센서의 마이크로 렌즈-컬러 필터-배선 층-포토 다이오드 순으로 이어지는 빛의 진입 과정에서 포토 다이오드와 배선층의 위치를 변경한 형태를 말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수광부를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이동시켜 빛을 더 효율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센서 가득 픽셀들이 배치되는 초고화소임에도 고감도에서의 노이즈 억제에 유리한 특성을 가지며, 섬세한 디테일이 살아있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많은 이들의 검증을 받은 니콘 고화소 센서와 화상 처리 엔진 EXPEED 6의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ISO 64-25600의 상용 감도를 지원하며, 폭넓은 다이나믹 레인지로 역광 상황에서도 명부와 암부를 명확하게 표현한다. 계조와 색에 대한 표현 또한 ‘풍경 사진가를 위한 카메라’로 이름 높은 니콘 카메라다운 풍요로운 감각을 준다. Z 7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최고 수준의 화질을 신작 Z 7II에서도 그대로 이어 만날 수 있다.

 

총평

며칠간의 짧은 실사용기를 마치고 Z 7II에 대한 경험을 정리해봤다. 이전의 고화소 카메라들은 대형 인화와 같은 출력 목적의 작업에서 대안이 없는 선택지였지만, 저조도 환경에서의 노이즈 표현에서 항상 취약하다는 평이 따랐고 또 흔들림에 민감해 삼각대 없이 재빠르게 운용하기에 쉽지 않은 장비였다. 이에 대해 니콘은 D850의 이면 조사형 센서, Z 7에서는 휴대성과 바디 내장 5축 손떨림 보정 기능 등 기술의 개선으로 고화소 모델의 화질 및 활용성에 관련된 선입견들을 불식시키는 행보를 보여왔다. 새롭게 출시된 Z 7II는 전작들을 바탕으로 연사 퍼포먼스와 데이터의 안전성까지 더해 기능적으로 단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시장에 파문을 일으킬 만한 와우 팩터는 없었지만, 연속 촬영 매수를 향상시켜 셔터를 누르는 시도 하나하나를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장했다. 고화소 카메라의 주 무대가 되는 풍경과 스튜디오 촬영은 물론 순간의 포착을 요하는 역동적인 인물 촬영이나 거리에서의 스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 사진작가들의 니즈를 충족해 줄 수 있는 매력적인 장비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SPEC

 

이미지 센서 35mm 풀프레임 포맷
유효화소 수 4575만 화소
기록 매체 CFexpress B 타입&XQD/SD 카드 더블 슬롯
연속 촬영 속도 최대 초당 10매(12bit 무손실 압축 RAW)
연속 촬영 가능 매수 약 77프레임(12bit 무손실 압축 RAW)
ISO 감도 64-25600(확장 시 32-102400)
AF 493개 하이브리드 AF
인물 및 동물 인식 가능(눈 인식 포함),
손떨림 보정 센서 시프트식 5축 손떨림 보정 탑재
동영상 4K UHD 60p(화각의 93% 활용)/30p
FHD 120p
크기 134x100.5x69.5mm
무게 배터리, 메모리 포함 약 705g
저작권자 © VDC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