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 시간, 혹은 해질녘 전후의 짧은 시간은 골든 아워, 혹은 매직 아워라고 묘사된다. 말 그대로 마법같은 시간을 뜻한다는 것이다. 이 시간에는 태양이 하늘에서 가장 낮게 머무르며 인물이나 물체에 지는 그림자가 부드러워지고, 전체적인 색온도가 따뜻해진다. 이러한 효과는 촬영물에서 더 풍부한 색조를 주기도 하며, 보는 사람들에게 하여금 미학적인 감동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마법같은 느낌을 효과적으로 내는 것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그 마법을 오롯이 영상에 담기 위해서는 골든 아워 이전과 이후에 긴 시간동안 할 일이 제법 많다. 

마법의 시간을 아름답게 영상에 담는 방법을 소개한다.
VDCM 편집부


골든 아워란?

태양이 하늘에서 가장 높이 뜰 때, (낮부터 이른 오후까지) 직사광선이 받는 대기의 간섭이 미미해 빛은 밝고, 그림자는 거칠다. 그러나 일몰 직후나 일출 직전, 태양이 수평선까지 거의 수평을 이룰 때의 직사광선은 지면에 도달하기 전에 두껍고 밀도가 높은 대기를 통과해 강도를 낮춘다. 태양에서 방출되는 푸른 빛은 대기에 휘말려 더 많은 빨강, 노랑, 주황색을 통과하게 되어 아름다운 따뜻한 황금빛을 준다. 간단히 말해 골든아워는 일출 직후나 해가 지기 직전, 부드러운 빨강이나 주황색 빛을 띠는 시간을 뜻한다. 태양의 색은 대략 3500k의 색온도를 가지는데, 이것은 텅스텐 빛에서 얻을 수 있는 색온도와 비슷하다. 그러나 스튜디오 같은 실내에서 텅스텐 인조 조명을 쓰는 것과 달리 야외 촬영에서는 석양과 그 빛에서 나오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빛이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효과를 준다.
골든 아워는 비유적인 말이다. 반드시 ‘오후 8시에서 30분’ 같이 정해진 시간에 골든 아워가 일어난다는 의미는 아니며, 어디에 장소를 잡았느냐에 따라 다르다. 한국에서도 계절에 따라 골든 아워의 시간과 지속 시간이 달라지지만, 해외인 경우 적도 부근은 골든 아워가 몇 분밖에 지속되지 않으며, 극지방의 골든 아워는 한번에 몇 시간 동안 지속될 수 있다.


효율적인 시간 관리
골든 아워, 즉 황금 시간대라고 하지만, 시간의 길이가 황금이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촬영에 적합한 골든 아워는 1시간도 채 되지 않으며, 날씨와 계절 혹은 촬영지의 위치에 따라 30분 정도 밖에 없을 수도 있다. 계획된 촬영이 실패하거나 시간을 놓쳤다면 재촬영을 위해 12시간이나 24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따라서 일몰 시간이 몇 시인지 정확히 파악을 하는 것을 우선시 한다. 보통은 날씨 어플이나 인터넷에 검색하면 날짜별 일몰 시간을 알 수 있는데, 계절에 따라 어두워지는 시간이 다르므로 그 전날이나 촬영 날짜와 가까운 날짜에 파악하는 것이 제일 정확하다.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며, 아직 해가 떠 있는 시간에 촬영지에 도착하는 일정을 세우도록 한다. 짧은 시간 안에 카메라와 조명을 설치하고 설정하고 촬영까지 끝마쳐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여러 대의 카메라 운용
시간이 한정적인 만큼, 두 대 이상의 카메라로  촬영할 수 있다면 최대한 활용한다.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하면 더 많은 구도와 선택권이 확보되고, 궁극적으로 촬영자나 편집자가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영상의 수가 많아져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 
 


사전 답사
골든 아워가 몇 시 쯤인지, 얼마나 지속 되는지 파악이 되었다면 촬영지를 사전 답사해본다. 오스카 상을 수상한 영화인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경우 대부분 골든 아워에 촬영을 끝냈는데, 그 짧은 25분의 촬영 시간을 위해 하루 종일 계획했다고 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촬영에 실패한 경우 12시간 혹은 24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다시 기다려야 하며, 미리 계획했다고 해도 배우가 잘못된 대사를 전달하거나 카메라가 작동을 안하는 것과 같이 예기치 못한 사고는 언제나 존재하니 최대한 실수를 줄이기 위해 장비를 놓아야 할 곳, 촬영지에서 해의 방향, 카메라 세팅값 등을 파악하는 사전 답사는 필수적이다.


반사판 활용
골든 아워 촬영 시 마주칠 수 있는 문제점은 역광, 혹은 그림자다. 햇빛의 각도가 낮기 때문에 배우나 피사체가 역광으로 비치거나 그림자가 지나치게 어두워 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피사체의 위치를 바꿔 태양을 마주보게 할 수도 있지만, 구도 상 불가능하다면 반사판을 사용해 빛이 필요한 곳에 반사시켜 그림자를 조금 더 밝고 부드럽게 바꿀 수 있다.
 


포스트 프로덕션
골든 아워는 인공 조명으로 내기 힘든 부드럽고 따뜻한 빛으로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선호되는 것이다. 보정은 할 때 명심해야 할 점은 ‘자연스러움’이다. 원하는 색감으로 영상을 보정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변형되는 순간 골든 아워의 마법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골든 아워의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보정한다.


변화무쌍한 노출값과 화이트 밸런스
골든 아워가 지속되는 동안 빛의 밝기는 매 순간마다 변한다. 카메라의 노출은 모든 클립에서 일관적으로 보이도록 촬영 내내 조정되어야 하며, 항상 노출계와 히스토그램을 통해 주의 깊게 관찰한다. 화이트 밸런스도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변한다. 빛이 고르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눈으로 인식하는 것 보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카메라는 기본적으로 푸른색 톤을 더욱 받아들이려는 성질을 갖고 있으며, 골든 아워에는 특히 이미지에 붉은 톤이 많은 것을 보고 푸른색 톤을 더 강화시키기 때문에 화이트 밸런스를 자동으로 설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에서 보정이 가능하지만, 찍은 모든 클립을 하나하나 통일감 있게 보정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고 실패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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