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런 배경흐림, 매크로 기능까지 다재다능한 준망원 렌즈

과거부터 85mm 단초점 렌즈는 낮은 조리개 값을 이용한 강력한 배경흐림 효과와 몰입감 있는 표현력으로 ‘여친렌즈‘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물 촬영에 적절한 렌즈로 정평이 나 있다. 인물 촬영뿐만 아니라 준망원 단초점 렌즈 특유의 원근감 압축 효과와 화각의 강력한 몰입감을 이용해 제품, 길거리 사진 등에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매력적인 렌즈다. 지난 10월 캐논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온 EF85mm F1.8 USM의 장점들을 계승함과 동시에 매크로 기능을 더해 폭넓은 촬영을 자랑하는 RF85mm F2 MACRO IS STM을 선보였다. 이에 VDCM에서 직접 사용해보며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글·사진 장민태 기자

 

직관적이며 간편한 렌즈 조작

RF85mm F2 MACRO IS STM은 약 90.5mm의 콤팩트한 길이를 가지고 있다. 한 손에 알맞게 들어차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그립감을 자랑하며, 파지 시 렌즈의 컨트롤링이 엄지와 검지에 자연스럽게 위치하게 되어 촬영 중 설정값을 변경하기에 편리하다. 촬영 거리 범위 변경 스위치와 IS 스위치, 포커스 모드 등 물리적인 스위치가 렌즈에 자리하고 있어 카메라의 설정 옵션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매크로 촬영과 일반적인 촬영 등 촬영자가 원하는 목적에 맞게 렌즈의 설정을 빠르게 변경할 수 있다. 또한 앞서 출시된 RF85mm F1.2 L USM에 비해 거의 절반에 가까운 무게와 소형화된 렌즈 크기를 실현해 야외에서 장시간 촬영을 진행해도 전혀 부담이 없는 휴대성을 자랑한다.

 

85mm 초점거리의 미덕

많은 이들이 인물 촬영에 85mm 단초점 렌즈를 사용하는 이유로 화각의 표현력과 낮은 조리개 값의 강력한 배경흐림 효과를 이야기한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하자면 촬영자와 인물 피사체 간의 적절한 거리를 장점으로 들 수 있다. 피사체에 압박감을 주지 않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거리에서 촬영이 가능해 연출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꾸준히 피드백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물 촬영에서 모델의 표정, 각도, 포즈 등의 조정은 필수적이기에 꾸준히 인물 렌즈의 대명사로 불리는 점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캐논의 RF85mm F2 MACRO IS STM은 여기에 매크로 기능까지 포함하고 있어 기존의 85mm 단초점 렌즈보다 짧은 촬영 거리를 활용해 색다른 인물 촬영을 시도해볼 수 있다.

 

깔끔한 이미지를 위한 렌즈 설계

 

초점거리 변경이 불가능한 단초점 렌즈를 구매하는 이유는 밝은 조리개 값 외에도 높은 화질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모든 초점 영역을 커버해야 하는 줌 렌즈에 비해 렌즈 설계에서 유리한 부분을 가지고 있는 단초점 렌즈는 화질과 수차 보정에 강한 성능을 보여준다. 캐논은 RF85mm F2 MACRO IS STM에 낮은 굴절, 저분산 효과를 자랑하는 UD 렌즈가 포함된 11군 12매의 렌즈 구성으로 화질 저하의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빛의 굴절로 인한 수차 발생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덕분에 해가 강한 빛을 뿜어내는 일몰 시간에 역광 촬영을 진행했음에도 깨끗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조용하고 신속한 스태핑 모터

스테핑 모터가 탑재되어 끊임없이 피사체를 추적하는 서보 AF 촬영 시 원활하게 초점을 잡을 수 있으며 렌즈 구동음이 적어 고품질의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반 셔터를 누르기 무섭게 움직이는 피사체에 신속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동영상 촬영 중 초점을 다른 피사체로 변경했을 때 구동부가 매우 부드럽게 동작하여 심도의 변화가어색함 없이 이뤄지는 자연스러운 영상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매크로 촬영에 대응

촬영 가능한 최단 초점 거리가 매우 짧은 렌즈를 매크로 렌즈라고 한다. 일반적인 렌즈보다 피사체에 더 가까이 접근해 확대된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어 특별하고 독창적인 표현이 가능하다. RF85mm F2 MACRO IS STM은 캐논이 출시한 85mm 렌즈 중 처음으로 0.5배 매크로 기능을 탑재했다. 약 0.35m의 최단 촬영 거리를 가지고 있어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외시키고 구도에 오로지 원하는 피사체로 가득 찰 때까지 접근해 촬영이 가능하다. 매크로 기능은 접사 촬영 외에도 동일한 초점 거리를 가진 렌즈들에 비해 촬영 거리의 제한이 한결 자유로운 만큼, 기존의 85mm 단초점 렌즈로는 불가능한 거리까지 더 다가가 색다른 이미지를 촬영 할 수 있다.

 

강한 바람에도 흔들림 없는 이미지, 손떨림 보정 기능

살을 에는듯한 겨울철 차가운 바람이나 예상치 못한 다양한 요소로 인해 흔들린 결과물을 얻게 되어 망연자실한 경험이 있다. RF85mm F2 MACRO IS STM은 기존 EF 렌즈 제품 중 에서 비슷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EF85mm F1.8 USM에 없던 강력한 손떨림 보정 기능인 IS 기능이 추가되었다. 최대 5 스톱까지 손떨림이 보정되는 IS 기능으로 인해 필자가 야외 촬영 시 부족한 노출의 확보를 위해 더 낮은 셔터속도를 사용하고 촬영을 진행했음에도 흔들린 결과물을 찾기 힘들었다. 또한, 바디 자체에 손떨림 보정 기능이 탑재된 EOS R5와 함께 결합해 사용하면 캐논의 ‘콤비네이션 IS’ 기능이 동작하여 무려 약 8스톱의 손떨림 보정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조리개 값, F2

RF85mm F2 MACRO IS STM은 제품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F2의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을 가지고 있는 렌즈다. 9개의 조리개 날을 이용해 원형에 가까운 아름다운 보케를 표현할 수 있으며, 몽환적인 빛 표현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조리개 값으로 부드럽게 분리되는 배경흐림 효과를 사용할 수 있다. 물론 85mm 초점거리에 F1.2의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을 가지고 있는 RF렌즈군의 최상급 L 렌즈에 비하지는 못하지만, 약 4배에 가까운 가격 차이를 가지고 있음에도 매크로 기능과 손떨림 보정 기능의 탑재를 생각한다면 합리적인 조리개 값으로 보인다. 기존의 RF85mm 렌즈들이 높은 가격대로 인해 높은 장벽을 가지고 있었던 만큼 이번에 선보인 RF85mm F2 MACRO IS STM은 부담을 줄여 입문자부터 전문가까지 모든 이들을 저격한 준망원 단초점 렌즈라고 소개할 수 있다.

 

마치며

카메라를 처음 사용하는 많은 이들이 번들 줌렌즈를 벗어나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단초점 렌즈를 구매하는 이유는 다양한 심도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밝은 조리개 값으로 셔터속도 확보는 물론이고 아웃포커스 효과로 배경을 부드럽게 날려 피사체를 돋보이게 할 수 있으며 매크로 기능의 탑재로 초점 거리의 한계를 넘어섰다. 다양한 기능과 성능으로 인물, 제품 사진, 풍경 등 다양한 촬영이 가능하며, 높은 휴대성을 자랑하는 다재다능한 캐논의 망원 단렌즈 RF85mm F2 MACRO IS STM 함께 촬영의 즐거움을 느껴보기를 권한다.

 

SPEC

렌즈 구성

11군 12매

조리개 날

9매 (원형 조리개)

조리개

2 ~ 29

최단 촬영 거리

0.35m

최단 촬형 배율

0.5배

필터 지름

67mm

최대 지름 X 길이

φ78.0 × 90.5mm

무게

약 50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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