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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진 분야에서 나만의 스타일을 확립하고 싶다, 포토그래퍼 신동훈

강렬한 빛을 절묘하게 이용해 시선을 사로잡는 사진이 있다. 바로 여러 매거진과 제품, 라이프 스타일 등의 수많은 사진 작업을 이어온 신동훈 작가의 사진이다. 그는 디테일을 중시하는 사진작가로 본인이 만족하는 이미지가 나올 때까지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며 촬영을 진행하는 노력파다. 피사체에 느껴지는 분위기나 질감을 뽑아내어 하나의 작품으로 재구성하는 능력을 갖춘 신동훈 사진작가를 VDCM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사진 장민태 기자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포토그래퍼 신동훈입니다. 대부분의 매체에서 본명이 아닌 영문명 Hoon Shi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2. 평소에 어떤 사진 작업을 주로 하시나요?
저는 학교를 졸업하고 3년간 해외에서 제품 사진을 주로 찍었고 한국에 돌아오고부터는 주로 라이프 스타일 사진을 메인으로 촬영하고 있습니다.

Q3. 어떻게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 계기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사진을 시작하기 전에 제가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행복해지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양한 경험을 하며 찾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의 사진을 보면서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자연스레 사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사진을 많이 찍어보고 관련 정보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당시 아버지가 주신 롤라이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에 처음으로 큰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그 순간 “아 내가 가야할 길이 이거다”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졸업을 앞두고 있던 학교를 과감하게 자퇴하고 사진 공부를 하고자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뒤늦은 공부였기 때문에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처음부터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패션과 인물 사진이 하고 싶었지만, 제품 사진과 건축 사진 수업을 들으면서 흥미를 많이 느꼈고 이쪽이 저하고 적성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포트폴리오를 준비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졸업 후 처음으로 일하게 된 쪽도 제품 사진이 된 것 같아요.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가 사진을 직업으로 하는 것에 큰 영향을 주기는 했지만 제가 하고자 하는 사진의 방향성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유학을 떠나게 되셨는데, 뒤늦게 진로를 바꾸시고 사진을 공부하면서 힘든점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초반에 언어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것도 아니기에 대학 수업을 따라가지 못했어요. 수업 내용을 들어도 맞게 이해한 건지 알 수 없어서 수업이 끝나면 교수님한테 찾아가 궁금한 내용을 물어보는 게 일상이었죠. 과제도 혼자 엉뚱하게 해서 다시 한 적도 많았고 외로움도 많이 느끼다 보니 그때 생활이 진짜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좋은 환경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배웠던 것 같아요. 캘리포니아에 있는 학교다 보니 일 년 내내 자연광이 충분하다는 게 참 좋았어요. 특히 근처에 할리우드가 위치하고 있어 광고와 인물 사진에 대해 배울 수 있었고 학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촬영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Q4. 졸업하고 많은 상업 사진을 촬영하셨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촬영이 궁금합니다.
매거진B의 촬영으로 LA로 출장을 가게 된 적이 있었어요. 한국에 돌아온 이후에도 미국 내 다른 지역 출장은 많았지만, LA로 갈 일이 없었거든요. 오랜만에 가본다는 생각에 많이 설레고 기대도 되고 그랬었습니다. 저한테는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라 보고 싶은 친구들도 많고 다시 가보고 싶은 곳들이 참 많았거든요. 그런데 출장 중 인터뷰 촬영을 진행하는 장소가 제가 졸업하고 처음 스튜디오를 오픈하게 되었던 곳에 살고 계신 분이었어요. 우연히 제 추억이 많이 남아있던 곳을 가게 되어서 너무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어요. 옛 생각이 많이 나기도 했고 ‘촬영으로 이렇게 살아봤던 곳도 오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같이 출장 온 동료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많은 감동이 있었던 출장이었습니다. 사실 다시는 경험 해 볼 수 없는 것들도 있고 가 볼 수 없는 곳도 있기에 촬영 하나 하나가 제게는 모두 특별한 경험들이지만 그래도 이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뭔가 제가 새로운 환경에서 꿈을 위해 고생했던 기억들이 공존하던 곳이라 그런가 봐요.


Q5. 사진에서 가장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는 attention to detail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사진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지만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쓸수록 작업의 퀄리티가 많이 올라가는 것 같아요. 그게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라고도 생각이 들고요. 단순히 촬영한 사진의 퀄리티 뿐만 아니라 촬영에 관련된 모든 상황에 대한 디테일 즉, 촬영 준비 전과 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 같아요. 리서치도 많이 하는 편이고 촬영 후에는 그 브랜드 혹은 주제와 어울리는 톤앤매너를 어떤 식으로 만들지 생각을 많이 합니다. 특히 제품 사진을 찍을 때 촬영 전에 꼼꼼하게 물건을 닦아서 먼지 하나 없이 만들고 지문이 있나 없나 확인합니다. 조명도 다양하게 써보면서 마음에 드는 부분이 나올 때까지 조정하고 촬영 전에 소품 같은 걸 더 준비해놓는다거나 이런 작은 부분을 중요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작업에 대해 스스로 평가를 많이 합니다. 만들어 놓은 작업을 질릴 때까지 끊임없이 반복해서 보기도 해요. 어느 날 그 작업이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이 보이면 전부 다시 찍기도 하고 포트폴리오로 쓰지 않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Q6. 상업사진에서 차별화되는 본인만의장점은 어떤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저의 성격이기도 한데 불필요한 것들이 제 눈에 들어오면 너무 거슬리고 마음이 불편해져서 집에 가구를 배치하거나 책상을 정리하면 정말 필요한 것만 배치합니다. 그래서 작업할 때도 마찬가지로 요점만 명확히 남기려고 해요. 피사체가 가진 특징을 부각해 다른 불필요한 요소들을 묻어 버리려고 해요. 그래서 프레임 안에서 피사체가 만들어내는 선을 많이 보기도 하고 명암이나 색의 대비를 중요하게 보기도 합니다. 거기에 제가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을 통해 재해석하고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감사하게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이러한 부분이 저만의 색을 갖게 하는 요소이고 장점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만, 아직 제가 생각하기에는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세월이 더 흐르면 더 완숙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7. 촬영하신 작품 중에 두 개의 이미지를 배치한 사진들이 보이는데 어떤 작업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는 평소에 자연에서 영감을 많이 얻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철학이기도 한데 사진도 디자인의 한 부류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작업을 하다 보면 평소에 촬영해둔 풍경이나 식물 같은 것들의 분위기라던가 그래픽적인 요소가 같이 맞물려갈 때가 있습니다. 어느 날 모 브랜드의 가방을 봤는데 건물이 가지고 있는 유리창의 올록볼록한 텍스쳐하고 비슷하게 느껴져 표현해보게 되었습니다. 패션디자이너나 제품디자이너들이 돌의 문양이라던가 자연적인 패턴들에서 영향을 받아서 물건을 만들어냈듯이, 저는 역으로 제품을 봤을 때 느껴지는 분위기나 텍스처들을 이미지로 제 나름대로 다시 표현하는 거죠. 그런 게 일로서 이어지기도 하는데 예상보다 클라이언트들이 좋아하시더라고요. 현재도 그러한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Q8. 새로 도전하고자 하는 촬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사진을 찍다 보니 제가 보고 느끼고 표현하는 것들이 인물사진을 찍든 제품을 찍든 다 비슷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어느 특정 사진 분야에서만 이런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고 알려지기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런 스타일로 찍는 포토그래퍼’로 알려지고 싶습니다. 그래서 패션, 건축, 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저의 스타일이 나타나는 사진들을 찍어 보고 싶어요. 한 해 동안 해야 할 것들, 해보고 싶은 것들을 노트에 쓸 때 일로서 못 해봤던 분야의 일을 꼭 쓰거든요. 올해는 일로서 건축과 패션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고 써놨는데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저의 스타일과 철학을 존중해주는 분들과 다양한 작업을 해 보고 싶습니다. 그렇게 제가 찍은 건축, 제품, 패션, 풍경 사진 등 여러 분야에서 정말 제 마음에 드는 이미지들이 모이면 잘 조화시켜서 어빙 펜처럼 한 권의 사진집을 만들고 싶습니다.


Q9. 촬영에 사용하는 장비 중 작가님이 애용하는 제품이 궁금합니다.
일단 저는 조명 쓰는 것을 되게 좋아해요. 조명은 계속 브론컬러 제품을 고집했어요. 제품 사진을 촬영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좋은 조명이라는 것에 동의하실 겁니다. 현재는 프로포토가 시장에서 많이 커졌지만, 옛날부터 ‘제품 사진하면 무조건 브론컬러’라는 인식이 박혀있어서 그런지 스튜디오 촬영에 지금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밖으로 야외촬영을 다닐 때는 가볍게 프로포토의 D2 조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메라는 스튜디오에서는 핫셀블라드 H1에 페이즈원 디지털 백을 물려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핫셀블라드의 경우 필드에서 순간적인 장면을 담기에 무리가 있고 기동성에 제약이 있기에 니콘 D850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말 모든 촬영을 소화할 수 있는 좋은 카메라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러리스 카메라의 구매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못 가지만 해외 출장 많이 다닐 때는 남들보다 가방 한두 개를 더 들고 다니게 되니까 장비에 대한 부피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출장 촬영 같은 상황에서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딱인 것 같습니다. 장비는 계속 늘어나더라고요. 앞으로 카메라를 용도에 따라 다르게 구성하려고 합니다.

Q10. 마지막으로 VDCM 독자들에게 전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아직 숨은 보석 같은 예술가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만의 색을 갖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다양한 작가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데요.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일 가득한 새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장민태 기자  theis1121_vd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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