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눈과 가장 유사한 질감과 깊이, 원근을 묘사하는 렌즈. 50mm 화각의 단초점 렌즈를 일컫는 말이다. 인간의 공통된 시각과 이해를 반영하는 이 렌즈는 과거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던 시절부터 수많은 사진가의 손을 거치며 특별함을 담는 도구로 활약해왔다. 또 시대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발전하며, 입문자부터 전문 작가에 이르기까지 필요와 목적을 충족하는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어왔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NIKKOR Z 50mm f/1.2 S 렌즈는 화질과 표현력에 집중한 초고성능 모델이며 100여 년 역사를 지닌 니콘 광학 기술의 정점이 되는 렌즈다. 그 진가를 경험해보기 위해, NIKKOR Z 50mm f/1.2 S와 함께 서울 식물원을 방문했다.
글·사진 박지인 기자


새로운 라인업의 등장

니콘의 렌즈 라인업은 2018년 기점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풀프레임 미러리스 시장에 진입하며 기존의 F 마운트가 아닌 미러리스 카메라 전용 Z 마운트를 개발, 채용한 것이다. 55mm의 대구경 마운트와 짧은 플랜지 백을 기반으로 설계되는 Z 마운트용 렌즈 ‘NIKKOR Z’ 모델들은 이전보다 한층 더 높은 화질의 이미지를 구현하며,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로 바디와의 이상적인 밸런스를 보여준다. 또한 NIKKOR Z 렌즈들 가운데서도 ‘S-Line’ 렌즈라 명명한 별도의 라인업을 선보였다. 이들은 최신 광학 기술을 집약한 전문가들의 최고급 렌즈들이다. 초고화소 이미지 센서에 대응하는 해상력, 동영상 제작에 필요한 정숙한 모터 시스템 등 사진과 영상 두 분야를 고루 만족시키는 기능들을 갖추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고자 하는 니콘의 혁신을 만날 수 있는 렌즈들이다.


타협 없는 묵직한 디자인

NIKKOR Z 50mm f/1.2 S는 전문 작가를 위해 제작된 렌즈라는 뜻이다. 이 렌즈가 어떠한 타협 없이 성능에 집중했음은 거대한 외관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었다. 150mm의 길이로 동급 렌즈 가운데 손꼽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으며, 무게 또한 약 1090g으로 상당히 묵직한 편이다. 휴대성에 있어 분명 아쉬움은 있다. 그러나 화질과 성능이 보장된다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지 않을까?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의 가벼운 무게와 작은 크기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드러움과 섬세함의 공존

이날 촬영지로 선택한 장소는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서울식물원의 온실. 보통은 희귀한 식물로 접사촬영을 즐기는 이들에게 이름난 출사지지만, 유리를 통해 내부로 들어오는 빛을 관찰하며 이들이 교차하는 지점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한 곳이다. 또한 밝은 구역과 어두운 구역을 오가며, 렌즈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낮은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의 이점을 누리기에 안성맞춤인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촬영하며 느낀 NIKKOR Z 50mm f/1.2 S의 특징은 얕은 심도 안에서 상당히 안정적인 디테일을 보여준다는 것이었다. 최대 개방에서는 몽환적이고 부드러운 느낌이 강하지만, 조리개를 f1.8~2.2까지만 조여도 단초점 렌즈 특유의 날카로운 선예도를 만날 수 있다. 색수차의 억제 또한 차분하게 정리되어 진한 색감을 표현하면서도 깨끗한 이미지 톤을 유지한다.


고속·저소음 AF 시스템

NIKKOR Z 렌즈 라인업 모델의 장점은 소음이 적고 정확도가 높은 스테핑 모터(이하 STM) AF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환경에서도 정숙한 촬영이 가능하고, 영상 제작에서도 잡음에 대한 걱정이 적다. NIKKOR Z 50mm f/1.2S 역시 STM을 탑재해 쾌적한 AF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여러 개의 모터를 통해 정밀함을 높이는 멀티 포커스 방식이 적용돼, 수차가 발생하기 쉬운 근거리 촬영에서도 더욱 정확한 포커싱이 가능하다. 실제 촬영하면서도 그 속도나 정확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AF의 구동음에 있어서는 준수하지만 약간의 소음이 발생함을 밝힌다. 그러나 이 또한 촬영에 영향을 끼칠 수준은 아니었으며, 시중의 동급 렌즈에 비해 크게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소음에 극히 예민한 사람이 아니라면 알아차리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프로페셔널 표준 단초점 렌즈

NIKKOR Z 50mm f/1.2 S의 가장 큰 특징은 f1.2에 달하는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이지만, 이번 리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빛의 표현이었다. 이미지에 조화롭게 스며들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더욱 섬세하게 만든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얕은 심도를 통한 입체감과 빛의 밝은 느낌을 한껏 강조하는, 현대적인 감각의 인물 스냅 촬영 작가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간을 사실적으로 전달하며 대상의 디테일도 잃지 않아야 하는 광고 이미지의 촬영에서도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뛰어난 휴대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50mm 화각의 폭넓은 활용성과 뛰어난 표현력, 다양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조리개 값 등 충분히 투자할 가치를 가진 렌즈라는 것이 필자의 결론이다.


SPEC

렌즈 구성

15군 17매

초점거리

50mm

최대 개방 조리개

F1.2

조리개 날

9매

포맷

풀프레임 FX 포맷

마운트

니콘 Z 마운트

필터 직경

82mm

크기

약 89.5mm(최대 구경) ×150mm

(렌즈 마운트 기준면에서 렌즈 끝부분까지)

무게

109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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